지난 3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청농 김재길’의 서각개인전이 열렸다. 서각은 글씨를 나무나 흙, 돌 등에 새긴 조형작품을 말하는데, 이번에 전시된 김재길 장로의 대부분 작품들은 성경말씀들로 새겨져 있다. ‘청농서각연구실’은 바로 김재길 장로가 서각을 연구하고, 제작하는 곳이다.

미술을 전공하여 일반 조각을 주로 하던 김재길 장로는 어느 날 TV를 통해 본 서각이라는 장르에 순간적으로 매료됐다. ‘말씀으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이후로 계속 말씀을 새기는 일에 매달렸다.

이후 김 장로는 전통서각을 시작으로 현대서각, 현대서예, 문자조형, 조형물 등의 작품 활동을 통해 보다 나은 서각작품을 위해 평생을 바치고 있다. 한때는 돌조각을 배우기 위해 익산에까지 다니며 배워오기도 했고, 흙으로 작품을 만든 후에는 가마에 10시간 이상 굽는 것도 일상이 됐다. 김 장로의 이러한 노력으로 1991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인 전시회를 열게 됐고, 이번 3월에 있었던 전시는 5번째 개인전이다.

‘청농서각연구실’은 김 장로의 개인적인 작품 활동 외에 또 다른 사업을 감당하고 있는데, 바로 예배당을 서각을 이용해 꾸미는 일이다. 많은 수의 목회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이 교회벽면의 모양에 대해 고민이 많음을 알게 된 후, 예배당 외부와 내부에 성경말씀을 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청농서각연구실’에서 만든 작품들은 나무를 이용해 마치 벽돌 같은 질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서각으로는 최초로 특허등록이 된 상품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100여 군데 교회를 말씀 서각으로 장식했는데, 십자가와 말씀이 조화를 이뤄 성도들의 반응이 좋다. 대부분의 성도들은 “강대상 뒤편을 성경말씀으로 채우니 목사님의 말씀이 더 은혜가 되며, 말씀 밑에서 기도하니 더욱 은혜가 넘친다”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주로 조각한 성경말씀은 시편 84편과 요한복음 4장 23~24절, 그리고 주기도문이다.

강대상 뒷편뿐만 아니라, 교회 구석구석을 말씀으로 채울 수도 있다. 말씀서각으로 된 조형물을 예배당 여유 공간에 세울 수도 있고, 외벽을 말씀으로 꾸밀 수도 있다. 특히 ‘청농서각연구실’이 제안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전 교인의 작품을 벽에 새기는 것이다.

교인들 각자에게 할당된 공간만큼 그림이나 글을 채우고, 각각의 작품을 제작과정을 거쳐 벽면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성도 자신들이 직접 교회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적극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다.

현재 ‘청농서각연구실’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하고 있다. 이천에 위치한 까닭은 보다 다양한 작품 활동을 위한 것과 ‘청농서각연구실’이 가진 비전 때문이다. 비전은 바로 말씀으로 채워진 조각공원을 건립하는 것. 아직 장소도 동역자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위치한 작업실을 전초기지로 삼아 차츰 꿈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김 장로는 뜻을 같이하는 성도들이나, 교계 기관과 총회, 교회 또는 학교와 손잡고 비전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농서각연구실’은 말씀 한구절 한구절을 아로새기며 기독교 최초의 말씀 조각공원을 꿈꾸고 있다. (청농서각연구실 031 632-6052)

“말씀 한 구절이   삶을 변화시켜요”   김재길 대표 ‘청농서각연구실’을 운영하는 김재길 장로(성남 둔전제이교회)는 지금까지 새긴 수많은 말씀 중에 “너 하나님의 사람아”, “네가 어디 있느냐”, “너는 내 것이라” 등의 말씀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말씀들은 하나님이 나를 자녀로 삼아주신 감격이 느껴지는 말씀들입니다. 성경 한구절만 품고 있어도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되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죠. 말씀 한 구절 만으로도 삶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김 장로는 현재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서각협회 고문, 경기노회 부노회장 등을 맡아 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다. 김 장로는 이렇게 왕성한 사회활동과 작품 활동을 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밝고 젊은 사고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