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렬 박사(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부시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줄곧 진행된 북한 압박에 대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단판전략을 너무 과잉 대응하여 북한에 지원하던 경협이나 개성 공단 철수 등을 해서는 안 되고 지금처럼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협을 유지해야 한다.”

조성렬 박사(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는 북한의 핵보유 선언과 관련해서 “북한에 대해 지나친 강경책은 오히려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규 또는 대규모 사업은 중단하더라도 기존 사업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월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북한 핵무기보유발언 이후 전망과 한국사회의 과제’라는 토론회에서 조 박사는 이같이 주장하고 “그 동안 남북대화에 축적된 채널을 활용해 핵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경협과 관련해 정부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핵 보유 발언으로 일단 물 건너간 듯하다. 현재 경협중단이나 금강산 관광 금지 등의 조치는 과거의 예로 볼 때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잃어버리고 실수를 되풀이하게 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조 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과 국제적 고립책으로 얻어낼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유무에 대해 가볍게 취급하지 말아야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조 박사는 북한 핵발언과 관련해서 6월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소한 7월까지 미국 내 강경파의 명분 축적과 북한의 시간 끌기가 있고 그 이후 해결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북한은 작년 2월 재가동된 핵발전소에서 8천 개의 핵연료봉을 빼낼 가능성이 있고 이를 압박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이날 ‘북핵문제와 한국교회와 사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섰던 노정선 박사(연세대교수)는 1988년 통일선언에서 밝힌 한반도비핵화 주장에 대한 전명수정을 제안했다.
노 교수는 “이미 한반도 내에 핵발전소 가동을 위해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고 핵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너무 비핵화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며 “최소한 핵연료 재처리 시설 등을 갖추는 등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주변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일본의 재무장과 중국의 성장 등으로 인한 한국의 국제적 입지가 약해질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