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시대를 맞아 교회 별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 중 한 가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주중 예배’이다. 신학적으로 논란이 있지만 이미 ‘금요 예배’를 실시하고 있는 곳도 있다. ‘금요 예배’ 찬성론자들은 교회의 전통일 뿐 성경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청장년 층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반대론자들은 주일 성수의 개념에 위배되는 일이며, 시류에 편승하는 조치라고 비난한다.
  이에 ‘금요 예배’를 실시하고 있는 교회의 입장과 반대하는 쪽의 입장을 들어보는 지상토론의 장을 마련해 보았다.    -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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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바뀌면 다 잃는다”

찬성 /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

 갈릴리교회가 금요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목회적 현실 때문입니다.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는 그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변화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어렴풋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연휴가 시작되면 30만∼40만대의 차가 서울을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조만간 이런 현실이 연휴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갈릴리교회와 같이 젊은이들이 많은 교회가 주 5일 근무제 시대에서 만나게 되는 고민은 이들 젊은이들이 과거 신앙의 선배처럼 주일 성수에 대한 신앙, 주일 성수의 당위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주일 성수를 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젊은이들은 한두 번 주일예배에 빠지면서 그나마 있던 신앙도 잊어버리게 되고 교회와도 멀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은 사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주일 성수, 십일조, 새벽기도, 수요기도를 잘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잘 지키는 교인들도 많습니다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이것들을 잘 지키지 못하는 연약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목회현장에서 자주 만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주일 성수를 강조해도 듣지 않으며 따라서 교회는 이들을 위한 대책도 달리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들을 잃고 마는 것이 목회 현장의 안타까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약한 믿음을 가진 이들이 예배, 기도, 헌금에 참여하여 믿음의 자리에 남아있게 하는 방법으로 금요예배를 신설하였습니다.

따라올 수 없는 주일 성수의 무거운 짐으로 연약한 이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금요예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연약한 이들이 금요예배를 통해서 믿음이 성장하고 결국 온전한 주일 성수의 신앙에 이르게 하는 것도 금요예배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주일성수에 대한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비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면에서 논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요일이 주일이 된 유래는 기독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태양력의 일요일(Sunday)이 휴일이 되었고 여기에다가 이 날에 하나님을 섬기는 날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주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12세기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일을 교리화하여서 일요일을 다른 어떤 날보다 의미 있는 날로 정하였습니다.

중세교회는 이를 따랐습니다만 종교개혁시기의 루터와 칼빈은 로마 천주교의 주일 교리를 통렬히 비판하였습니다. 칼빈은 일요일을 구약의 안식일처럼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신이라고까지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청교도들은 이런 종교 개혁의 정신을 버리고 일요일-안식일을 성수해야 한다는 교리를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이제 금요일 저녁 이후 2일간 휴일을 맞게 되는 새로운 시기에 우리는 주일을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확장시키는 생각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날이 주일입니다만 과거의 전통을 지금의 시기에 맞게 확장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른바 주일 1부 예배를 금요일 저녁에 드리는 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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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화 편승한 발상”

반대 /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

최근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한국교회의 대처방안으로 기상천외한 방안들이 일부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주창되었는데 그것은 주일예배를 금요일 또는 토요일 예배로 대치하자는 주장과 주말교회를 만들어 주말 휴가를 떠나는 신자들로 하여금 주말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하자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를 벌써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미국 교회나 서구 교회들이 도무지 생각해 내지도 못한 참으로 기상천외한 방안들이다.

물론 세속화의 물결에 휩쓸려 가는 연약한 신자들을 되도록 세속화의 탁류에서 건져보려는 목회자의 안타까운 심정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교회가 너무 성급하게 세속화의 흐름에 편승하고 예배생활을 현대인의 세속적 삶의 리듬과 스타일에 맞추려고 하는 편리 위주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주일 예배를 매일 예배로 대치할 수 있다는 발상은 성경이나 교회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고 받아드릴 수도 없는 ‘괴물 같은’ 발상이다.

아마 구약시대에 토요일 안식일을 금요일이나 목요일로 대치하자고 주장했다면 돌로 쳐서 죽임을 당했을 것이고 초대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계속해서 토요일 예배로 드리자고 주장했다면 십자가도 부활도 은혜도 모르는 무지한 자의 주장이라고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디다케14:1). 정한 날 즉 주일날 예배드리는 것은 사도 바울과 사도 요한이 이미 실천한 것이었고 2세기 초대교회가 엄격히 실시한 것이었다. 주일성수적 예배의 삶은 초대교회이후 2천년 기독교가 소중히 간직해 온 귀한 전통인데 그것을 자기 마음대로 매일 예배로 대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너무 무식하고 너무 건방진 발상이다. 그것은 제도적 기독교는 물론 역사적 기독교를 무시하는 무교회주의적 내지 노스틱주의적 발상이다.

주말교회란 이름이나 개념도 성경이나 교회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괴물 같은 발상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신자들의 예배와 봉사와 교제의 공동체이다. 신자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일 예배를 이따금씩 찾아가는 (그것도 주로 대형교회의 신자들에게 있어서) 주말교회에서 드리고 온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교회를 무슨 별장처럼 생각해도 된다는 말인가? 대형교회마다 멋지고 편안한 별장교회를 만들라고 하라. 개교회주의는 더욱 강화되고 교회간의 위화감은 더욱 더 조성될 것이다.
너무 지나치게 부정적인 말을 한 것 같아 죄송하다. 그러나 필자는 평생 교회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쳐 온 사람으로 그리고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전통을 따라서 부족하나마 주일성수적 삶을 살려고 애써 온 사람으로서 한국교회를 염려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교회와 신자들의 중요한 사명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일과 자기 소명(직업)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거룩하고 선하게 사는 일이다. 안식일 즉 주일을 지키며 예배를 거룩하게 드리는 일과 세상에서 자기 직업을 성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세속화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정신차리고 힘써야 할 것은 주일을 성수 하는 것이다.

명성교회가 주일성수를 교인의 6대 의무 중 첫째 의무로 삼고있는 것은 참으로 본 받을 일이다. 주일성수를 포기하면 기독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기독교의 중심은 예배이고 주일성수이기 때문이다. 초대교회와 청교도들은 생명을 바쳐서 주일을 성수했다. 기독교는 부활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여 주일을 지키는 역사적인 종교이며 앞으로 이 전통은 역사적으로 종말론적으로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