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한 Y씨(29)는 교회 식구들에게 감사하고 있다. 부친이 일찍 세상을 떠나고 형제도 없고 직장생활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하객이 얼마나 될지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 근심을 덜었기 때문이다.

가족끼리 조촐하게 식을 올리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신부측에 비해 너무 초라하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다. 그런데 교회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교역자들은 물론 집사님, 권사님, 장로님들이 많이 참석해 주었고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초등부 학생들이 축가를 불러 주어 분위기를 한층 북돋워 주었다. 경제적으로도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교회만큼 경조사에 서로 참석해 함께 축하하고 슬퍼해 주는 공동체도 흔치않다. 특히 교인 중에 슬픈 일을 당했을 때는 입관예배부터 하관예배까지 교회에서 맡아 해 주고 많은 교인들이 밤늦게까지 음식장만 등 잔일을 거들어 준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마음 아파하는 유족들에게 찬송을 불러주며 천국에 대한 소망을 일깨워 주는 일은 커다란 위로가 된다. 친척이 적어 일손이 달리는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교인이 나서서 장지까지 물색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안 믿던 사람들도 가족 중에 상을 당하고 나면 마음이 바뀌어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보면 교인들 간의 사랑이 얼마나 고마운가를 깨닫게 된다. 틈나는 대로 삼삼오오 찾아와 기도해 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매일매일 불안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환자로서는 이보다 더 위안이 되는 일이 없다.

돌잔치나 회갑, 칠순 잔치 때도 가깝게 지내는 교인들은 하객으로 참석한다. 새집을 사서 이사하는 경우 어김없이 교인들이 찾아와 하나님께서 복주시길 기도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준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가게문을 열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교회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웬만한 일은 교인들끼리 의논해 해결할 수가 있다. 이왕이면 같은 교인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주며 상부상조하기도 한다.
교회는 이처럼 부족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위로해 주며 살아가는 참사랑의 공동체이다.

같은 교회 교인들끼리 상부상조하며 서로 돕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기는 하다. 이웃과 담을 쌓고 ‘자기들끼리만’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삶을 사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일부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보다 열려진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때 교회는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