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은 금붕어가족입니다. 금붕어처럼 재미있게 살아간답니다. 가족들의 합창과 노래를 들어보세요.”
서울 불광동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수양관 가족캠프는 가족들의 소개와 가족의 이름을 나타내는 노래와 CF를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번에 참가한 가정은 모두 15가정에 62명의 가족들. 이들 모두가 한식구가 되어 환영만찬 테이블에 모여 앉았다. 15가정 중에 유일하게 눈에 띄는 한 가정이 있다. 아빠가 참석하지 않은 ‘기쁨이네 집’이다.

“아빠가 믿지 않아 오는 것을 꺼려했어요. 여기까지(수양관) 차로 데려다 줬는데, 여기까지 오면 참석할 줄 알았더니 내려만 주고 그냥 가네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 때문에 3일 동안 참석하겠습니다.”
김인숙 씨의 가족 소개가 있자 모두들 격려와 위로의 큰 박수를 보낸다.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인 가운데 바비큐 파티가 진행되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 일행은 짐 정리를 하고 다시 대강당에 모였다. 아이들과 어울려 포크댄스를 한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와 춤에 어색한 어른들의 몸 동작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난다.

팀선교회 소속인 기독교수양관의 가족 캠프는 올해로 17회를 맞이했다. 수양관에서는 일년 중 30주를 청소년을 대상으로 캠프를 연다. 8월 중순에 열리는  유일하게 성인을 위한 캠프가 바로 가족캠프이다. 가족캠프는 해마다 그 주제와 내용이 바뀐다. 올해 주제는 ‘행복한 우리집’이다.
“캠프에 참여하는 가족 중에는 해마다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주내용이 해마다 달라야겠지요. 작년 같은 경우는 페스티벌이었구요, 재작년에는 앙코르결혼식이었습니다.”

캠프 책임자인 최강 목사는 가족캠프가 가족들 서로간의 이해와 사랑, 화목을 위해 준비된다고 말한다.
가족들의 서먹한 관계들이 포크댄스로 녹아지면서 곧바로 캠프파이어를 준비한 곳으로 이동한다. 몇 가지 게임이 진행되고 불이 붙여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며 손뼉을 친다. 최강 목사가 다시 팀을 나누어 네박자 게임을 진행한다. 산이름 대기 주방에서 쓰이는 도구 이름대기를 하면서 사람들은 마냥 즐겁게 논다.

이 곳에서 진행되는 가족캠프는 자유스럽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지 않으면 자유스럽게 놀면 된다. 강제성이 없이 평안하게 휴식하도록 준비된 것이 가족캠프의 특징이다. 하지만 대부분 가정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아침 기상도 자유스럽다. 단지 아침 8시 식사에만 맞춰 일어나면 된다.
둘째날 아침식사를 마치자 세대별 모임을 가진다. 어른들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모여 논다.

아이들은 젖먹이부터 시작해서 중학생까지 모여 만들기, 영화보기, 자기 가족이 먹을 화채만들기로 분주하다.
어른들은 부부끼리 둘러앉아 차를 마시면서 커뮤케이션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 시간 가량 세미나가 진행되지만 지루하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다. 사람의 다양성과 부부의 서로 다른 점에 대해 진지하게 짚어주는 강의 때문이다. 성격이 다른 부부들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되짚어보고 서로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시간이다.
세대별 모임 후에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운동장에 가족들이 모였다. 아이들은 물놀이 기대로 수영복을 입고 겉옷을 걸치고 나온다.

물놀이 전에 하는 옛날 운동회. 작은 운동장에 흰 선이 그어지고 아이들이 어른들과 어울려 달리기를 한다. 장애물 경주, 줄다리기, 오자미 줍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즐거워한다. 그런 사이에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튿날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가족별로 진행하는 세족식과 애찬식. 마냥 뛰어 놀기만 하던 하루를 접는 저녁 무렵에 가족별로 경건의 시간을 갖는다.

아빠부터 시작된 가족들 발씻어주기와 자녀들을 위한 축복기도 시간에 간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빠들의 진지한 기도소리,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를 위한 세족식은 다시금 그리스도의 섬김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었다.
마지막 가족의 세족식이 끝나자 대강당에서 애찬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이 서로에게 떡과 포도주를 떼어주며 사랑을 나눈다. 이윽고 가족에게 편지 쓰는 시간이 되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빠가 자녀에게, 아이들이 부모에게 편지를 쓰고 다 쓴 다음 둘러앉아 편지를 읽는다.

“당신의 사랑에 늘 감사를 드립니다. 그 동안 잘 섬긴다고 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것에 미안합니다.”
“엄마 고마워요. 제가 늘 말썽만 피워 속상하셨지요. 좋은 딸이 될게요.”
서로간의 편지를 나누면서 격려하는 모습들이 강당을 사랑으로 가득하게 한다.
아이들은 다시 잠자리에 들고 부부들을 위한 카페가 준비된다. 부부들이 손을 잡고 그윽한 밤에 차를 나누며 그 동안의 못 다한 말들을 나눈다.

가족캠프는 이튿날 아침 식사와 함께 전체 모임을 갖고 헤어지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서로들 아쉬워 하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이번 캠프에 남매 가족이 참석하기도 했다. 작년에 참석하고 너무 좋아 올해는 올케네 식구까지 초청한 경우다.
“우선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특별한 부담을 가지지 않고 쉴 수 있어 좋습니다. 또 가족들의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있구요.”

평석원 집사(한빛교회)는 해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캠프가 좋다고 한다.
기독교수양관의 가족캠프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와도 거부감 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기독교세계관을 밑바탕으로 깔고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대개 교회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던 가족들이 이곳 가족캠프를 통해 회복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해마다 준비되는 것이지만 가족과 교회를 위해 가족캠프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황을호 관장은 자연스러운 캠프를 통해 건강한 가족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