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노동자는 서럽다. 불법체류자라는 것을 악용한 악덕 기업주들의 임금체불은 물론 각종 산업재해에서 보호받지 못할 뿐 아니라 특히 여성의 경우 더 많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어려움을 당해도 딱히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다. 그저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게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www.msks.org)는 바로 이러한 외국인노동자들의 형편을 돕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선교기관이라는 좁은 개념을 벗어나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외국인노동자들이 존재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할 생각입니다. 이 센터는 외국인노동자들의 문화공간과 쉼터로서 제공됩니다. 이 곳에 와서 어려움을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센터 책임자로 있는 고기복 선교사는 이주노동자들을 지역사회의 주민으로 대우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센터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상담실 운영과 실생활에 필요한 한국어 교실, 컴퓨터 교실 같은 교육실 운영, 임시 거처로서의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아, 파키스탄 사람들이다. 이들 대부분의 종교는 이슬람교임에도 기독교가 운영하는 센터를 거리낌없이 이용한다. 왜냐하면 이 곳이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유일한 곳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상담센터에 찾아오는 외국인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그리고 부당해고와 폭행 등의 인권유린을 호소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임금체불의 경우 우선 기업주와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그래도 업주가 임금지불을 불이행할 경우 지방노동상담소에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민원을 의뢰한다. 물론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자원봉사하는 기독인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다.

최근 상담 사례 중에 외국인노동자가 불법체류자이라는 이유로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할 뻔한 일이 있었다. 자동차 접촉사고를 낸 외국인노동자가 보험회사로부터 운전면허와 여권 등 관련 서류를 요구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에, 본인이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보험 처리할 경우 불이익이 있을까 하여 고민하다가 센터에 도움을 요청해 왔다. 센터는 조사해 본 결과 사고차량이 사업용으로 등록되어 있어 보험처리에 문제가 없음을 알고 관련서류를 복사하여 보험회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다.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유해 처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 부부가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과속차량에 의해 부인은 사망하고 남편은 찰과상을 당했다. 가해자측에서 장례도 치르지 않은 피해자측에 경찰과 지역유지들을 통해 일방적인 합의를 요구해 와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그러나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여 불법체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본국으로 유해송환을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대부분의 외국인노동자들이 국내의 법을 잘 몰라 피해를 입습니다. 또한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음지에만 머물러 있으려 합니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단체를 이용하면 의외로 문제들이 쉽게 해결됩니다.”
고 선교사는 국내불법체류자만 25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을 대부분이 선교하기 어려운 회교도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그 지역에 가지도 않고도 선교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센터는 둘째 주 일요일마다 정기적인 무료진료를 실시한다. 의료보험 혜택이 없는 이들에게 경기도 광주 일대 병·의원과 연대하여 저렴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년의료공제회와 협력하여 일을 한다. 의료보험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의료지원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서비스이다. 기후나 생활풍습이 다른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이국 땅에서의 생활조건은 그들의 건강을 매우 위태롭게 한다. 하지만 신분상의 이유로 병원을 직접 찾아다니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고, 언어소통상의 문제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센터에서 직접 찾아다니면서 무료진료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이 땅에 이방인으로 와 있는 외국인노동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성정으로 창조된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그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차별하는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

고기복 선교사는 그릇된 선입견으로 외국인노동자들을 대한다면 그들의 영혼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며 단순한 시혜 차원이 아닌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외국인노동자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