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화 교수(웨스트민스트신학대학원 대학교 강사, 늘사랑교회)

예배는 기독교의 핵심이다. 예배는 하나님 앞에 사는 삶이요 그분에 드리는 최고의 경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예배는 하나님 앞에 드려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거래처럼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적중심, 청중중심 예배가 유행처럼 번지고 그것을 예배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우리의 목적만을 채우려는 예배는 기독교의 예배가 아니다.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예배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예배가 한국교회에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본지는 예배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안창화 교수의 ‘한국교회 예배를 위한 소고’를 4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제 1 장 서론

20세기의 반세기 동안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경탄할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그러나 세기말인 90년대부터 한국교회의 부흥에 대한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장’이라는 주제가 반드시 긍정적인 기능으로만 사용되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일부 잘못된 목회자들은 복음전도를 통한 성장보다는 수평적 이동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잘못된 성장주의는 교회의 본질과 예배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마치 예배의 요소들이 백화점의 상품들처럼 청중들에게 전시된 듯하다.

하나님께 드림이 되어야 할 예배가 성장의 정체 극복이라는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심각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갱신이 교회성장 정체의 극복의 일 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에는 예배의 순수함을 훼손하는 것 같다. 물론 예배의 갱신을 통한 회복은 계속되어져야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그를 기뻐하실 것이다.

그러나 예배갱신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있는 것은 바로 예배를 교회 성장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무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열린 예배’에 대한 논쟁은 그 중의 하나이다. 이에 대해 대한 예수교 장로회 합동 측 경기노회는 1999년 5월에 ‘열린 예배에 대한 연구와 분석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총회에 접수하였다. 이는 교회의 예배가 상품화되어지는 것을 막아 보자는 노력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범교단적으로 예배 갱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예배 갱신이 청중중심의 인본주의적인 요소로 된다면 이는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개악되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예배 드림에 있어서 하나님 앞에서 결실을 맺으려면 현장의 목회자들이 시장의 원리가 아닌 하나님 중심의 예배를 드려야하며 이를 위해 하나님 자신의 계시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도 불교와 유교의 전철을 밟는 아픔을 갖게 될 것이다.
 
제 2 장 개혁주의 예배에 대한 고찰

“예배는 교회의 공적인 집회와 의식으로서 제한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전 삶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예배관을 정리할 수 있다. 히 13:15~16은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과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주는 것이 예배의 본질임을 계시해 준다.

예배의 정의
예배는 예배자의 마음에 합당해서 자신의 뜻에 맞게 드리는 형식이 아니라 예배를 요구하신 하나님의 뜻에 맞게 드려져야 한다. 즉, 황원찬의 주장대로 “타종교에서 말하는 예배가 하나의 의식을 위하고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한 절차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의 예배는 전인적인 감격 속에 자신이 받은 거대한 은총의 주인 앞에 나아와서 감사와 보답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일웅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구체화한다.

첫째는 경배의 대상인 하나님께 그를 신뢰하며, 그를 섬기는 믿음의 표현이요 신앙의 순종을 나타내는 행위로서 오직 하나님께만 드려져야한다(마 4:10; 요4:21~24). 두번째로 예배란 크리스천의 삶 자체라고 하겠다.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롬 12:1~2, 고전 6:19~20). 세 번째로 예배는 하나님과 만남과 교제와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이다. 최병남은 예배라는 용어가 앵글로 색슨어 worthship(값어치를 지불한다)에서 worship이 유래 되었음을 소개한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시편기자의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고 돌릴찌어다”(시 29:2)를 인용하여 “예배는 우리가 하나님을 향하여 행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정의를 요약하면 예배는 모든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자주성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섬겨야 할 존재라는 사실과 경배와 복종의 생활이 삶의 근본 됨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배의 동기가 절대적인 하나님의 경외에 기인되어야 하고 예배의 목적은 기복적 동기가 없이 순수한 응답적 행위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예배의 정의에 의하면 예배는 하나님께 드려짐이요, 그 자체가 인간이 누릴 축복이기도 하다. 김소영의 주장대로 예배의 본질적 정의는 “예수그리스도를 중보로 하여 하나님과 예배자의 교제(communi-cation) 또는 만남(meeting)이다.”

예배의 본질과 그 기능
하나님 중심의 예배갱신을 주장한 최병남은 논문의 결론에서 “교회는 예배를 위해 태어났고 교회의 생명은 사시는 하나님과 함께 교제를 누림으로써 지속되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 교회에 의한 하나님 예배는 교회의 최고 기능이다”라고 강조한다.

윤용진은 예배 용어의 의미를 “하나님을 믿고 그를 경배하며 그를 섬기는 봉사적 행위를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본질적으로 기독교 예배는 계시 의존적 관계에 있으며 그 중심이 삼위일체 하나님께로 향하는 믿음의 행위가 되는 것이다. 결국 기독교 예배는 타종교의 제전의식이 자신들의 어떤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 행해지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기독교 예배는 인간의 목적 성취를 위한 것도 아니며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나름대로 의식을 규정하여 드려지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오직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성령을 통하여 이루신 구원의 계속적인 선포와 작용으로서 인간을 섬겨주시는 하나님의 봉사인 것이다. 한편,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 행위에 대한 응답과 감사로서 인간이 하나님을 섬기는 봉사 행위가 예배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용진은 예배의 인도자나 참여자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야할 필수적 명제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기독교 예배의 대상인 하나님은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영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모든 예배자들이 마음속에 확신해야 한다. 둘째, 모든 기독교 예배는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로 계속되어져야 한다. 셋째, 개신교의 예배 가운데 최대의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예배의 형태와 내용과 메시지가 성경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주장은 예수님이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神靈)과 진정(眞情)으로 예배할지니라(요 4:24)”고 하신 예배의 본질과 동일한 주장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던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일부 실천 혹은 선교 신학자들은 이러한 예배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인간중심의 예배를 성장의 이론으로 제시하곤 한다.

예배의 기능에 대해서도 윤용진은 개혁주의 신학 입장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예배의 교육적 기능이다. 둘째, 예배에 있어서 기도의 기능이다. 이에 대해 기도의 본질은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써 찬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기도는 감사와 찬양, 회개와 간구와 도고의 요소를 포함해야 함을 주장한다. 셋째, 예배에 있어서 축제의 기능이다. 랑게의 글을 인용하여 예배의 의미와 본질을 지금까지 교회의 공적 사건으로만 이해하던 관점을 뛰어 넘어 일상의 그리스도인의 삶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들이 결코 인본주의적인 것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며 하나님 중심의 계시의존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개혁주의 예배의 특징
개혁주의는 성경의 무오성을 확고하게 믿는다. 그러므로 개혁주의 예배의 특징을 논하려 할 때 무엇보다도 먼저 말씀 중심의 예배임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순리이다. 이는 종교개혁 시대의 루터와 칼빈이 강조하고 제시한 예배의 성격이다. 말씀중심의 예배란 예배자체가 하나님의 계시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지 설교나 성경 봉독이 특별히 중요시되어야 한다는 편협된 이론이 아니다. 한때 한국교회가 이를 오해하여 말씀듣기 위해서 예배에 참석하는 것처럼 오해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설교자는 주체이고 나머지는 보조자처럼 생각한 적도 있다. 또한 다른 일을 하다가도 설교 시간만큼은 정숙해야하는 것처럼 오해한 적도 있다. 예배의 모든 요소와 순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지시하는 바대로 되어져야 마땅하다. 둘째, 개혁주의 예배의 특징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권을 높이는 예배이다. 셋째, 예배의 형식의 자유적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용진은 가톨릭과 비교하여 “예배의 내용을 담아 표현하는 형식과 의식에 관련하여 예배가 의식에 의존하되 그 의식에 전적으로 메이지 아니하는 자유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강조한다. 넷째, 예배의 공동성인데, 이는 교회의 본질로서 공동체의 만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섯째, 예배의 조화성이다. 예배의 여러 순서들은 전체가 하나님의 영광스러움을 나타내며 그의 인자와 자비와 사랑과 은혜를 나타내며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으로서 조화성을 가져야한다. 예배 순서 전체는 하나님의 말씀에 직·간접적인 표현으로써 통일성을 이루면서도 개개인의 순서는 독립성을 지니면서 하나의 화음으로 하나님의 영광에 조화되어야 할 것이다.

개혁주의 예배에 대한 고찰을 정의와 본질, 그리고 기능과 특징에 대해 실천신학자인 정일웅 교수와 황원찬 교수, 그리고 성경신학자인 윤용진 교수의 문헌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그 결과 우리는 개혁주의 예배가 말씀중심의 하나님 중심 예배임을 고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속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종교와 기독교는 어떠한가? 타종교간의 화합과 일치를 종교 다원주의에 의해 합리화시키고 있다.

성장 혹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생존을 위해 절대적 진리를 쉽게 상대화 시켜 선교 전략으로 활용한다. 불교와 가톨릭은 이러한 운동의 선봉에 서서 기독교를 독선적이라고 몰아 부침으로 반대급부를 얻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기독교 인사들도 가톨릭과 같은 유사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다원주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신학자들마저 배출되었다. 이에 대해 이정석도 “현대의 다원주의적인 분위기에 적응하여 대중의 호응을 얻고 존속하기 위하여 종교간의 대화의 평화를 도모하는 관용과 타협의 길을 모색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 결과에 대해 이정석은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신학적 독선주의나 교파주의의 극복과 정치적 연합운동의 추구 등으로 표출됨”을 주장한다.

한국교회의 예배 역시 청중중심의 예배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인간화되어 현대의 바벨탑을 쌓고 있다. 무속신앙의 영향을 받은 한국교회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러 가는 것이 아니라 보러간다는 표현을 생각 없이 사용한다. 청중중심의 예배는 참여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한편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 듯 보이나 거기다 왜곡된 축제의 개념을 도입시켜 함께 즐기는 예배를 보러 가는 또 다른 무속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설교도 이미 듣고 평가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깨닫고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여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양하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어떻게 유익하게 적용되는가에 더욱 관심이 많다.

이를 청중중심의 강해 설교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어떠하심이 계시되어 있는 하나님 자신의 말씀이다. 특히 구속사적 입장에서 계시해 주신 말씀이다. 이를 선포하는 설교가 어떠해야하는 가는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흔히 성경 본문 몇 구절 해석하고 그에 따른 세속적 혹은 교회적 간증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는 이를 귀납법적 강해 설교라 일컫는 목회자들도 있다. 그러한 방식으로 설교해야 청중이 모여든다고 하여 이를 배우러 다니는 목회자들은 1년에 600회씩 열리는 성장학 강의의 수강생들임에 틀림없다. 물론 그 수강생들의 대부분은 하나님의 사역을 온전히 담당하기 위한 고민에서 그러한 열심을 내는 건전한 목회자들이다. 그러나 잘못된 기업 마인드로 열심 내는 목회자가 있다면 말씀중심, 하나님 중심의 예배관을 정립하는데 열심을 내는 것이 온당한 자세임을 깨달아야한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신령과 진정으로”드리는 예배를 기뻐 받으신다는 것이다. 이는 삼위일체 하나님 중심의 예배를 지칭하는 것이다. 하나님나라 확장을 교회 성장이라고 한다면 그 문제는 그 나라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하실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그분의 말씀에 순복하면 될 일이다. 또한 그러한 일에 사역할 수 있는 일꾼 혹은 군사로 사역하게 하심에 대해 경외와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 이다. 본 논문은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예배론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예배에서 갱신되어야할 요소들을 전통종교의 영향 제거로부터 답을 얻으려고 한다. 드러나 그에 대한 답은 이미 제시한 바대로 하나님 중심, 말씀중심의 예배관이다. 본 논문에서 사용하는 ‘말씀중심’은 예배의 요소 중 설교를 중심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계시에 의존해서 모든 것을 사색하고 형성해 가는 것을 의미하며 종교개혁자들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