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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돋보기 / 이혼공화국 만드는 황혼이혼
젊어서부터 상대 배려하는 훈련 필요
2003년 04월 09일 (수) 00:00:00 권영삼 032kwon@naver.com

 

권영삼  /  전 <빛과소금> 편집차장,  분당우리교회 전도사

이라크 전쟁과 맹위를 떨치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연일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이 전세계 2위의 대기록이 달성되었다.

세계 2위의 ‘이혼 공화국.’ 통계청이 지난 달 27일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14만 5천쌍이 이혼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398쌍이 헤어진 셈이다.

 불과 10년 전(5만 4천쌍)보다 2.5배나 증가했다. 인구 1천명을 기준으로 볼 때 이혼 건수는 3건으로 통계청이 공식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혼인 건수는 6.4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이혼공화국
전북 완산군에 사는 올해 59세의 L씨는 오래 전부터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19살에 시집온 L씨는 4남매 가운데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40여년 간 시부모를 모시면서 6남매를 키웠다. 고달픈 시집살이를 해온 그는 신혼 초기에 며칠간 친정으로 도망친 적이 있다. 남편은 이를 오해에 아내가 외박했다며 틈날 때마다 간통으로 몰아붙였다. 그리고 이것을 빌미로 자신은 오랫동안 외도의 길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부 사이를 결정적으로 갈라놓은 이유는 돈 문제다.

영농 자금이다, 사업 자금이다 해서 남편은 은행에 아내 몰래 수천만 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결국 이 사실이 들통났고 둘 사이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져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부부의 사례처럼 한국의 이혼이 급증하는 것은 황혼이혼이 견인차가 되고 있다. 이번 통계청 조사 결과도 이러한 양상이 그대로 반영된다. 이혼부부의 결혼 기간을 살펴보면 결혼한 지 5년도 안돼 헤어진 커플은 전체의 26.9%로 10년 전(36.4%)보다 9.5%포인트나 감소했다. 결혼 5년차 미만 신혼부부의 이혼비중은 지난 85년(41.5%)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전체 이혼쌍 가운데 20년 이상 살을 맞댄 부부의 이혼 비중은 15.7%로 10년 전(6.2%)보다 2.5배(9.5%포인트) 증가했다.

동반자적인 관계로의 승화
전문가들은 이혼 급증의 요인은 개인 행복과 독자적인 삶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아진 데다 여성의 권익이 신장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자녀들을 결혼시킨 다음이나 남편의 퇴직을 기다려 헤어지는 ‘황혼이혼’이 급증한 것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상이라고 한다.

IMF 이후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아내가 먼저 이혼을 제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과거 명령형과 수행형의 전통적인 부부관이 이제는 현실적으로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은 우리나라 중년층에 가장 많은 부부갈등의 유형이며 동시에 황혼이혼의 배경이 되었다.

부모가 정해준 배필을 좋으나 싫으나 운명처럼 알고 해로하는 것을 미덕으로 알아온 사람들에게는 기가 막힌 일일 것이다.

노년 부부관계는 의사소통의 원활함과 의사결정에서 동반자적인 관계로 서로의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가정사역 전문가들은 갈등 관계에 있는 노인 부부에게 가족들이 여성노인만 일방적으로 참는 것이 아니라 남성노인도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황혼기 이혼을 예방하기 위해 젊어서부터 부부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와 훈련이 필요함을 인식시키는 교회 차원의 교육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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