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윤석전 목사 문제와 관련한 기독교한국침례회측의 도무지 사리에 맞지 않고 엉뚱한 처세에 대해 이미 지난해 누차에 걸쳐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 윤석전 목사에 대한 이단성 논쟁은 <교회와신앙> 97년 9월호 최삼경 목사의 문제제기로 시작되었다. 이후로 이 논쟁은 연세중앙교회 양동생 집사가 주도한 윤목사측의 온갖 가당찮은 언동까지 자행되며 전례 없는 극한 논쟁으로 치달았다. 그러던 중 윤목사가 98년 4월 ‘한국교회와 최삼경 목사님께 드리는 사과의 글‘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공적으로 시인하고, 양집사도 최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빛과소금교회에서 그간의 잘못을 사과함으로써 최목사의 개인적인 문제제기는 일단락되었다.

이단성 논쟁은 진리 논쟁이기에 교리적인 것이 본질이다. 당연히 최목사의 문제제기도 윤목사의 교리적인 문제점에 관한 것이요, 그에 대한 회개 촉구였다. 당시 본지의 논쟁 중단 선언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지적을 받은 윤목사가 잘못을 공적으로 시인하며 수정 약속을 했고, 본지는 그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회개의 모범이 될 것을 기대하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논쟁 중단을 선언한 <교회와신앙> 98년 5월호의 인쇄 냄새조차 채 가시기도 전에 본지의 기대는 그야말로 순진한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윤목사의 잘못 시인을 근거로 하여, 원세호 목사가 그 동안 윤목사를 옹호해 왔던 같은 교단  소속 인사들을 향해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윤목사의 참으로 어이없는 변명이 나온 것이다. 내용인즉, 자신의 사과는 교리적인 문제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는 변명이다. 회개의 모양은 있으나 그 진실이 결여된 자에게서나 나올 수 있는 괴이한 변명이다. 입장이 난처하여 ‘내부용‘으로 급히 짜낸 궁여지책이었겠지만, 윤목사의 부정직함만을 여실히 드러낸 잔꾀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윤목사의 이 같은 진실되지 못한 변명이 있었다는 말이 5월 하순부터 들려왔지만 본지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같은 소문 아닌 소문은 침례회신문 보도를 비롯하여 각종 채널을 통해 끊임없이 전해졌다. 동시에 많은 본지 독자들로부터 진실성을 믿을 수 없는 윤목사에 대한 재비판을 요구하는 전화 압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차마 기록하기조차 유치한 갖은 오해까지 들어가면서도 본지는 지금껏 참아왔다. 윤목사가 그 같은 변명을 했다는 보다 더 객관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아름다운 회개의 모범에 대한 기대를 끝내 버리고 싶지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본지가 최근에 확인한 결과, 윤목사가 그렇게 변명했다는 소문은 충격스럽게도 사실로 드러났다. 윤목사 소속 교단의 총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98년) 5월 22일 기침교단 총회 사무실에서 열렸던 이단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인도)의 3차 모임에 출석한 윤목사가 ‘최삼경 목사에게 교리적 잘못에 대한 사과를 한 것이 아니라 연세중앙교회 교인들의 행동(연세중앙교회 교인들이 최삼경 목사 교회에 가서 통성으로 기도한 것등)을 사과한 것‘이라고 변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때의 사과가 자신의 교리적인 잘못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교인들이 저지른 윤리적인 잘못에 대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하는 윤목사의 그 후안무치한 변명이 참으로 놀랍고도 유감스럽다.

어떻게 개인적으로 최목사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준 글을 통해서(본지 98년 3월호 64쪽), 그리고 사과문을 통해서 자신의 교리적인 오류를 미흡한 표현으로나마 분명히 시인해 놓고, 다시금 상황이 곤란해지니까(다분히 세상적인 계산이었겠지만) 느닷없이 180도로 안면을 바꿔버릴 수 있는 일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떻게 생긴 양심이기에 그 같은 아이디어를 다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일까? 더욱이나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인사들이 이 뻔한 거짓말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한 채 ‘얼씨구나 그럴싸하다‘ 하고 액면 그대로 수용했다고 하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 앞에, 후대 앞에 그 부끄러움을 어찌 다 감당하려는지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확언컨데, 문제점에 대한 분명한 시인과 진단을 근거로 하지 않은 어떠한 해결도 결국은 미봉이요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하기야 윤목사측이 수 차례에 걸쳐 집단시위와 대규모 중상모략적 허위사실 유포 행각으로 한국교회를 그렇게도 우롱하고 어지럽힌 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처벌도 하지 못한 사람들이면서 진리수호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한 사명자에게는 오히려 교단 결정 위배 운운하며 중징계를 검토했다는 곳이니  더 말해서 뭘 하겠는가. 성령의 사람들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윤목사측의 그 같은 행각은 교단 방침에 위배되지 않아서 그토록 감싸고도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교회와신앙 98년 11월호).

『 윤목사는 ‘불가피하여‘ 지난 (98년) 8월 14일 문제가 된 자신의 책자인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의 일부분을 수정하여 출판하면서도 서문에 자신의 중심과 신학은 수정한 것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단지 표현상 오해된 부분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끝까지 윤목사는 당당하지도, 그렇다고 솔직하지도 못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그러니 이러한 문제를 보다 명확하게 짚어보는 공청회가 더더욱 필요한 것이다. 주최, 시간, 장소 등 공청회의 구체적인 방식은 양측이 만나서 협의하면 될 일이나, 본지는 공정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윤목사가 원하는 방식을 따르고자 한다.

본지는 일단 이번 공청회 제의에 대한 윤목사의 응답을 일정 기간 기다려 보겠다. 만일 윤목사의 아무런 응답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의 교리적인 잘못에 관한 보다 분명한 시인과 진실되지 못한 변명으로 한국교회를 우롱한 점에 대한 사과도 없으면 편집 스케줄에 맞춰 불원간에 본지의 비판적 문제제기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교회와신앙 98년 11월호).

『 선교 2세기에 접어든 한국교회가 끝내 심각하게 부패하고 말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오늘날이다. 이러한 인식 아래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성경 말씀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다. 복음 아닌 온갖 잡다한 사상들이 교회 안에 난무하며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몸집만 키울 수 있다면 아무나 용납해주는 일종의 교세·화합 지상주의적 풍토가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기침 교단의 지도자들이 근자에 들어 교단의 외형을 키우려고 갖은 노력을 해온 사실을 알고 있다.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볼 때 이해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식의 맹목적 교세·화합지상주의가 그 골격이라고 한다면 진리를 토대로 한 기침 교단의 미래는 없다. 제아무리 기침교단이 수천 수만 교회가 된다 하더라도 특정 대형교회가 교단과 지방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재정기여도의 절대적 영향권 하에 있는 교세요, 그런 일련의 일처리라는 비판적 시선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화합이란 이런 것이 결코 아니다. 화합이라는 무조건적 목표를 설정해놓고 여기에 부합시키기 위해 문제점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막무가네로 덮어버리는 식의 해결은 온당치 못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침례회신문) 사설의 이런 대목이다. 문제의 사설은 주장하기를, 윤목사에 대한 원목사의 이단시비 내용은 ‘벌써 11년이 지난 옛날의 말 실수였(다)‘는 것이다. 참으로 진리의식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지는 발설이다.

원목사가 지난 (98년) 7월말에 저술하여 펴낸 책자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윤목사의 인간론, 구원론, 창조론, 죄론, 마귀론, 교회론, 목회자론, 기도관 등 교리 전반에 걸친 내용이다. 이를 위해 원목사는 윤목사의 97년 5월 26일자 발행 책자인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를 비롯하여 96～97년도의 설교테이프들을 자료로 하였고, 90년과 87년도 테이프도 인용하였다. 그런데 이(침례회신문) 사설은 왜 ‘11년 전의 것‘이라고만 하는 것일까. 원목사가 케케묵은 옛날 것으로 괜한 시비를 하는 것인 양 진실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풍기고 있다. 책과 테이프를 함께 분석했는데도, 책에 대해서는 모른 채 하고서 ‘설교 테이프를 문제 삼으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 하며 억지를 부리는 반박과 다를 바 없다』(교회와신앙 98년 12월호).

『 누구든 넘어졌다가도 회개하는 자가 성령의 사람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한 분명한 시인과, 그에 합당한 자숙과, 적정한 시간 속에 보여지는 회개의 실천이 있을 때 비로소 ‘회개했다‘, ‘고쳤다‘ 하는 인정이 가능한 것이다. 진리 앞에 진실한 교정 조치를 한 연후에야 바깥에 내놓을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 애매한 해명 한 마디를 근거로 당장에 화합이 어쩌고 교단 결의가 어쩌고 하는 것은 부끄러운 언사이다』(교회와신앙 98년 12월호).

『 애당초 엉뚱한 길로 들어섰다면 속히 발길을 원점으로 돌려 새출발을 하는 것이 지혜롭고도 진실된 처세이다. 그리고 일처리가 부적절했던 점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명을 할 줄 아는 자가 진정한 의미의 지도자요 공인이다. 일부 하급한 자들의 생각처럼 잘못을 솔직히 시인했다고 해서 죽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모습이 있을 때 아무리 큰 오류를 범하였을지라도 용서해 주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 잘못을 잔꾀에 잔꾀를 더하며 은폐하려 할 때 ‘죽는‘ 일도 생기는 법이다. 잘못 시작된 출발을 되지도 않는 말로 합리화하며 그 걸음을 고집하고 시간을 끈다면, 그만큼 돌아가야 할 길만 더 멀어지게 되고 불행한 종국만 더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다.

기침교단이 윤목사를 극구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고, 인간적으로는 이해되는 면도 있다. 그렇지만 결단코 양보해서는 안될 진리의 기준마저, 스스로 적용한 88년도의 그 명료한 선마저 훼손해가면서까지 상황논리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힘과 숫자 논리로 십자가 구속사역을 이루신 것이 아니다. 자파 사람의 보호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리수호이다. 한국교회의 성장제일주의 병폐 이면에 무감각해진 진리의식으로 밀어부치는 화합지상주의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진리는 저만치에 두고 사람의 얼굴과 교단의 형편만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는가 자성해볼 것을 감히 권면 드리는 바이다』(교회와신앙 98년 12월호).

그런데 지난 9월 27～29일 열린 기독교한국침례회 제89차 정기총회에서 끝내 원세호 목사에 대해 중징계 처분이 내려지고 말았다. 문제 있는 사람은 부득부득 감싸안고 오히려 그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에 대해서는 채찍을 가하는 참으로 가당찮은 일이 기침 교단에서 총회의 결의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자행된 것이다. 윤석전 목사에게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놓고 이에 순응하지 않은 원세호·원문호 목사의 ‘윤목사 이단성‘ 연구활동을 해교단 행위로 간주한다는 기침 교단의 다분히 정치적인 처세가 물론 시작부터 부당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의 중징계 결의는 그 절차와 의미상으로 보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애초에 원목사에 대해 상정된 징계안의 내용은 ‘제명‘이었다. 그런데 이 징계안이 상정되었으나 가결되지 못하고 몇 시간이나 논란만을 거듭하자 사회자(안종대 목사)가 양측의 입장을 고려하여 ‘2년간 근신 및 대의원권 박탈‘로 징계안을 변경하자는 의견을 내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표결 대신 박수로 받고 통과됐음을 ‘의사봉을 치며‘ 선언하고 끝냈다. 그러자 ‘원목사 제명‘을 원했던 윤목사 지지 세력들이 표결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법이라며 극렬히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결국 이 결의는 다음날 전체 대의원 1,400여 명 중 주로 윤목사 지지자들인 190여 명만이 참여한 가운데 철회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이들중 140여 명의 찬성으로 원목사에 대해 ‘2년간 근신 및 대의원권 박탈 + 올해안에 사과문 발표와 이후 윤목사에 대해 재비판시 자동 제명‘이라는 처분이 내려졌다. 원목사의 강경한 입장으로 볼 때 ‘결국 제명될 수밖에 없는‘ 처분인 것이다.

한 마디로 결의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상의 비정상성과, 일반적 의결정족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재적 대의원의 15%도 안 되는‘ 사람들이 출석하여 전체 대의원의 10% 정도 사람들의 찬성으로 결의되었다는 점에서 원목사 징계 처분은 인정될 수 없다는 게 본지의 시각이다. 최소한 전체 대의원의 ‘총의‘라고 볼 수 없는 수치로 내려진 결의인 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