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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교회(기도원, 선신유, 이예언)의 '신유, 예언'이 난무하는 현장
1999년 12월 01일 (수) 00:00:00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장운철·정윤석 기자

   
 
   ▲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에스겔교회(기도원)입구
 

최근, 소위 ‘신유, 예언 세미나’라는 낯선 문구가 국민일보 광고면을 통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꿈, 환상, 입신, 예언 통역, 병고침, 귀신 쫓겨나감, 문제해결···’ 등의 광고 문구만 보면, 마치 이곳에서 어떤 고민 거리가 있든지 완벽하게 해결될 것같아 보인다. 선신유 목사(본명: 영철, 41세), 이예언 전도사(본명: 인순, 48세)라는 이들이 바로 그러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름까지 개명한 것으로 보아, 이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드러난다. 부부 관계인 이들은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에스겔교회(기도원)라는 곳에서 2주에 한 번 꼴로 ‘세미나’라는 이름의 집회를 계속해서 열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지방에 있는 기도원 등으로 초빙(?)되어 출장을 나가기도 한다.

과연 이들이 행한다는 ‘신유, 예언’이라는 것은 어떠한 모습인가. 이 집회에 참석해 보았다는 제보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런가. 기자는 이들의 집회, 즉 14차 세미나(10월 18~21일), 15차 세미나(11월 8~11일), 대구 부흥집회(상인동 우리기도원 10월 25~28일)와 몇 차례의 금요 철야집회에 참석해보았다.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대체로 50명 안팎.

그러나 신문광고를 보고 목회자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그 동안 수십 명의 목회자들이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 부흥집회, 철야 등의 형식으로 나뉘어 집회가 열리지만, 그 내용들은 대동소이하다. 두 가지다. 먼저 선신유 씨의 ‘신유’라는 것과 이예언 씨의 ‘예언’이라는 것이다.

   
 
   ▲ 국민일보에 실린 광고문
 

선신유의 ‘시늉’

설교, 축사(逐邪), 입신 등의 행위는 주로 선신유 씨의 몫이다. 선씨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들을 가지고 설교라고 한다. “불신자가 죽으면 귀신이 된다. 선악과 이후 인간은 똥을 싸게 되었는데 이것은 인간에게 죄가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의 삼촌 라반은 사실은 귀신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지옥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집회중 그의 설교는 1시간 가량 계속된다.

그후 선씨의 행위는 소위 ‘귀신 쫓아낸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신도들은 선씨의 지시대로 행한다. 모두 일어나서 심호흡을 크게 한다. 신도들은 예수님의 피를 받아 마신다며 입을 크게 열고 머리를 든다. “모든 생각을 끊고 내 말만 들어라. 기도도 하지 마라”는 선씨의 이상한 주문과 함께 신도들은 그의 지시대로 따른다. “더러운 귀신아! 나가! 나가!···휘···휘···.”

   
 
   ▲ 집회 중인 이예언 씨. 남편 선씨까 없을 경우 직접 입신이라는 행위를 진행하기도 한다
 

선씨는 자신의 입을 마이크에 가까이 대고 공포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바람소리를 흉내낸다. 그리고 귀신을 쫓는다며 소리를 지른다. 어린아이들은 겁에 질린 듯 엄마를 꼭 붙잡는다. 한두 번 경험이 있어 보이는 아이들은 신경 안 쓰고 뒤에서 논다.

선씨의 행위가 10여 분 간 계속되자, 이미 훈련된 듯한 앞줄의 한두 명이 쓰러진다. 이윽고 선씨는 단에서 내려온다. 한 신도의 머리에 자신의 양손을 얹고 엄지손가락으로 그 신도의 눈꺼풀을 위로 뒤집는다. 그리고 “귀신아, 나가!”를 외친다. 신도들은 한 사람씩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가며 뒤로 쓰러진다. 선씨는 기자에게도 왔다. 똑같은 행위를 하곤, 기자의 어깨를 약간 민다.

   
 
   ▲ 이예언 씨
 

뒤에 있던 도우미가 기자를 받았다. 쓰러질 것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었다. 선씨는 집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귀신들렸음을 전제로 한 듯, 도우미들을 제외한 모든 신도에게 다가가 위와 같은 행위를 했다. 쓰러진 신도들 중 일부는 헛구역질을 해댔다. 죄가 입밖으로 나온다며 헛구역질과 함께 가래, 침을 뱉어냈다.

이렇듯 귀신을 쫓아낸다는 선씨의 행위는 이미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는 이초석 씨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신도들에게 헛구역질을 유도하는 행위 역시 몇 해 전 한때 유행했던 토론토블레싱 집회와 유사했다. 선씨가 그곳에서 배워왔거나, 스스로 흉내 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집회에 참석했었음을 시인했다.

   
 
   ▲ 집회 중인 에스겔교회 내부
 

선씨는 최근, 소위 ‘금이빨 행위’에 나서기도 했다. 안수만 하면, 보통 이가 금으로 변한다는 황당한 행위를 배운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금년 초에 이미 한 차례 출장을 다녀온 바 있는 선씨는 기자 앞에서 “나는 안 되더라”는 결론을 내리며, 그도 이상한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정석환 교수(연대신대원 상담학)는 선씨의 행위에 대해 “무분별한 축귀 사역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자아 개념이 심각하게 파괴된다”고 우려했다. 목회자라는 권위로 “귀신들렸다”고 함으로 신자에게 자아 위축, 왜소 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예언의 ‘허언’

‘신유, 예언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는 이예언 씨의 행위에서 나온다. 신도들의 앞일을 미리 알려준다는 식의 이씨의 예언이라는 행위는 마치 무속신앙의 한 면을 보는 듯했다.

남편 선씨의 행위가 끝난 후, 이씨는 단에 서서 신도들이 낸 돈봉투를 집어든다. 봉투에 기록된 신도들의 기도제목이라는 것을 읽는다. ‘땅이 언제쯤 팔리게 될지. 아들의 입시가 어떻게 될지. 상가 경매 문제 어떻게 될지. 교회 계약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신도들이 낸 매우 현실적인 기도제목들에 대해서 이씨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세요”라는 말을 덧붙이며 ‘처방전’을 내려준다.

“사랑하는 아들아···봄쯤에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씨의 처방전은 애매모호했다. 후에 얼마든지 번복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그러나 신도들은 그 답이라도 황송한 듯 ‘아멘’으로 응답하며 받아들였다.

   
 
   ▲ 인터뷰 중인 선신유 씨(왼쪽)와 이예언 씨(오른쪽)
 

기자도 기도제목을 내보기로 했다. 이씨의 예언이라는 것의 실체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그의 행위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그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적어냈다.

“노총각이다. 언제 결혼할 수 있을지···” 이씨는 기자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운 후, 기자의 돈봉투를 집어들고는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잘 들어보세요”라며 말을 시작으로 처방을 내렸다.
“···2년 후에 결혼하라고 하십니다. 그 전에 만나는 자매는 짝이 아니랍니다···.”

이씨의 처방전은 즉석에서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었다. 기도제목을 낸 기자는 자녀까지 있는 기혼자였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씨의 행위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기로 했다. 다른 집회시, 기자는 ‘여동생의 결혼 문제’를 기도제목으로 냈다. 역시 이씨는 돈봉투를 들고 “예수님께서 그 남자와 결혼에 X자 표시를 해주셨습니다”며, 즉 결혼불가라는 희한한 답을 내렸다. 기도제목을 낸 기자에게는 여동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의 행위를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 보기로 했다. 한 명의 기자가 한 가지 내용의 기도제목을 두 번에 걸쳐 상반된 상황의 내용이 적힌 돈봉투를 내기로 한 것이다. 즉, 한 번은 “사역지를 구하려고 한다. 언제쯤 결정될 것인갚라는 내용으로, 그 다음 약 2주 후에는 “지금 사역중인 교회를 정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갚의 내용으로 이씨에게 접근한 것이다. 이씨는 기자의 접근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다. 두 가지 상반된 상황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씨의 대답은 모두 “금년 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한 가지였다. 결국, ‘예언’이라는 이씨의 행위는 즉흥적 ‘허언’에 불과한 것이었다.

학습 현장

선씨와 이씨의 행위들이 신도들에게 학습되는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은사라는 것이 학습으로 이루어진다는 현장이다. 선씨와 이씨는 신문광고를 통해 ‘은사 접목’이라고 소개한 부분이다.

먼저 선씨의 귀신을 쫓아낸다는 행위. 선씨는 집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 ‘해보라’며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앞을 보고 “나가!”라고 큰소리로 외칠 것으로 요구했다. 몇 차례 계속 시킨 뒤, 선씨는 신도들에게 둘씩 짝을 지어 다시 연습할 것을 지시했다. 장내는 소음으로 가득 찼다. 신도들은 10분 가량 수십 번 외치는 연습을 했다. 양손을 앞으로 ‘쭉’ 뻗는 폼도 신도들은 훈련했다.

   
 
   ▲ 대구 지역에서 집회를 알리는 광고문
 

환상이라는 것과 또한 그것을 해석한다는 것도 학습되었다. 선씨는 신도들에게 눈을 감고 아무거나 보라고 시킨다. “눈을 감고 예수님을 생각하세요. 눈을 감았는데 앞에 캄캄한 것이 보였어요. 이것이 보이는것입니까, 안 보이는 겁니까? 캄캄한 것도 보이는 거예요. 생각부터 바꿔야 해요.” 무엇이든 보인다는 식이다. 신도들 한두 명씩 보았다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자, 선씨는 그 보았다는 것의 의미를 해석이라며 말해주었다. 기자가 임의로 “성냥을 보았다”고 말하자, 선씨는 “성령이다”며 곧바로 해석이라는 것을 했다.

‘성냥=성령’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해석이 된 셈이다. 선씨는 신도들을 역시 둘씩 짝을 짓게 하고 연습을 시켰다. 상대방을 생각하며 눈을 감고 무엇이든지 보라는 식이다. 그리고 그 본 것의 의미를 어떻게든 해석해 주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고집’을 부리라고 한다.

철야 집회시 흥미 있는 일이 발생했다. 학습으로 길들여진 몇몇 신도들에 의해서 일어난 일이다. 중보기도를 한다며 신도들은 기도 대상자를 향해 자신들이 보았다는 것을 쪽지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소위 ‘영서’라며 알 수 없는 낙서를 한 신도도 있었다. 한 신도는 기자에게 두 여자 사이에 끼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며, 결혼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 않느냐며 얼토당토 않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이곳이 ‘기독교회’인가.

‘그래도 이 길을 가련다’

지난 11월 15일 정오. 기자는 선신유, 이예언 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선씨는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서 어처구니없는 변명만을 늘어놓았다. 기혼자인 기자에게 2년 뒤 결혼할 것이라고 엉뚱하게 예언(?)한 것에 대해, “2년 뒤에 정말 재혼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그렇다면 존재하지도 않은 여동생의 결혼문제에 결혼불가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지금 늦둥이가 생겨 20년 후에나 발생한 일을 말한 것인갚라고 기자가 반문하자 이들은 잠시 말문을 닫은 채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이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듯했다. 선씨는 기자가 거짓말로 기도제목을 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거짓말로 대답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이 나오기 전 선씨는 기자가 거짓 기도제목을 냈다며 ‘거짓은 마귀’라는 논리를 전개한 적이 있다.

이 두 공식을 연결시키면, 차마 생각조차 가능하지 않은 희한한 결과가 생긴다. 그 결과를 다시금 반문하니 두 사람이 자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인터뷰 시작한 지 30분도 채 안돼 선씨가 인터뷰에 거부 반응을 보였다. 무엇인가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던진 한 마디는 앞으로 그의 행보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래도 이 길로 갈 것이다.”

이와 같은 선신유, 이예언 씨의 행위에 대해 김기철 목사(대망인교회)는 “기독교를 무속화시키는 모습”임을 지적, “소위 능력 행한다며 비인격적인 모습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자체가 ‘미혹’인 것”이라며 성도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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