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월 필리핀. 현지인이 많이 모인 가운데 태권도복을 입은 한국인들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미 올림픽 종목이 된 태권도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은 실로 대단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모여드는 인파는 늘어간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이들의 도복에는 붉은 색의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단기선교를 하고 돌아 온 세계태권도선교협회의 선교사역현장 모습이다.

▲ 십자가 시범을 할 때 은혜의 도가니가 된다.

세계태권도선교협회는 고 김희공 목사의 의지로 설립됐다. 1976년 전남 영암에서 마을 중학생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쳐주며 전도를 한 것이 태권도 선교의 시작이었다. 1977년에는 군포에 체육관을 설립하여 동네 불량 청소년을 설득, 같이 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가르치며 전도를 했다.

김희공 목사는 ‘할렐루야 태권도단’으로 해외에 나가 태권도 선교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확인한 후, 1990년에 세계태권도선교회를 설립했다. 고 김희공 목사 뒤를 이어 함께 선교회를 설립하고 운영해온 동생 김희도 집사(순복음노원교회)와 김희관 목사(태릉순복음교회)가 선교회를 섬겨 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사단법인 세계태권도선교협회로 인정받아 김희도 집사가 협회를 맡기로 했고, 김희관 목사는 세계태권도선교회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현재 두 단체는 각각의 사역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태권도 선교의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세계태권도선교협회의 선교사역은 해외선교와 국내선교로 나눠진다. 현재 해외에는 20여 개의 해외지회가 있고, 미국, 필리핀, 타직스탄 등의 나라에 22명의 태권도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는 해외 단기선교를 다녀오고 있는데, 올해는 8월에 중국에 가서 전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교사들의 해외선교는 2단계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길거리에서 태권도 시범을 통해 사람을 모은다. 일단 도복만 입고 거리에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인원 동원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 태권도는 예수 복음 전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모인 사람들에게 시범을 보이고 태권도를 배우고 싶은 사람을 체육관으로 불러모은다. 본격적인 선교는 체육관에서 이뤄진다. 협회가 자체 개발한 예수님의 고난을 드라마로 만든 ‘십자가 드라마’ 시범을 보여주며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국내선교는 회원들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성경암송, 성경인물을 인용한 정신교육 등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협회는 주일에 행해지는 심사를 토요심사제로의 변경을 추진중이며, 장기적으로는 태권도선교센터의 역할을 감당할 태권도선교신학대학 설립을 계획중이다.

협회 사무총장 김희도 집사는 “해외에서의 태권도 선교사는 일반선교사 10배 이상의 인원동원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태권도는 선교에 훌륭한 도구임을 강조한다. 기존선교사와 태권도 선교사의 협력은 선교사역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복음 전파에 태권도가 효율적인 또 다른 이유는, 태권도는 위계질서가 강하기 때문에 사범의 위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범이 전하는 복음은 태권도를 배우는 제자들이 곧바로 예수의 제자가 되게 만들만큼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