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선생 김봉두> 중에서

아카데미 6개상을 휩쓸었고, 관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극찬을 받은 헐리우드 영화 <시카고>.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배우들과 화려한 장면, 탄탄한 시나리오 등의 위력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시골 선생 한 명의 위력에 비할 바 못된다.

<선생 김봉두>는 <시카고>와 같은 날 개봉해서 현재 관객동원에서 <시카고>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 관객이 좋아하는 요소를 정확하게 충족시키는 한국 코미디 장르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돈봉투를 밝히다가 오지 분교로 전근을 가게 된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의 순박한 마음에 감동 받아 개과천선한다는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선생 김봉두>는 흥행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백전백승인 코미디 장르를 취했고, 코미디 연기에 물이 오른 배우 차승원을 캐스팅 했다. 그리고 후반부의 눈물을 유도하는 슬픈 장면과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 천진한 아이들이 모습까지, <선생 김봉두>는 관객의 입맛에 맞춘 요소로만 구성돼 있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여전히 코미디 장르라는 오직 한 우물만 파고 있다는 점과 치밀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를 무마하기 위한 억지 감동, 이른바 ‘신파’로 관객의 눈물을 짜낸다는 것이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하지만 <선생 김봉두>에서 코미디 영화 미래의 작은 희망을 발견할 있다. 그간 코미디 장르를 접수(?)하면서 득세하던 조폭과 폭력성, 선정성 등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집으로…>이후 오랜만에 보는 이른바 ‘착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선생 김봉두>는 우리 관객들이 보기 원하는 것은 산골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과 훼손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영화는 폭력과 음란으로 가득한 문화 속에 살고 있어 이 세대가 악의 세력을 추종하는 듯 보이지만, 그들의 진정한 소망은 아이들 마음과 같은 순수한 하나님의 의와 창조섭리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