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한국교회에 사도행전을 선교적으로 읽는 운동이 시작되어 주목되고 있다.

한국로잔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서울 강남 소망교회에서 <사도행전 말씀 네트워크 프로페짜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약 200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한국로잔위원회는 지난 9월 11일 서울 강남 소망교회에서 <사도행전 말씀 네트워크 프로페짜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사도행전을 선교적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와 프로페짜이 운동에 대해서 알아보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을 목적으로 개최했다. 프로페짜이는 ‘예언자’ 혹은 ‘설교자’라는 뜻이다.

말씀 네트워크 프로페짜이는 내년(2024년) 한 해 동안 로잔대회 본문인 사도행전으로 설교하며 선교적 교회를 만들어가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한국교회가 제4차 로잔대회의 본문인 사도행전을 함께 읽고 묵상함으로써 로잔대회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논의들이 각 지역교회 목회 현장과 개개인의 삶의 영역까지 적용되기를 바라는 취지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도행전을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읽어야 하며 교회가 세속적인 승리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말씀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해 관심을 끌었다.

박영호 목사(포항제일교회, 말씀 네트워크 지도목사)는 “성경 전체가 창조-타락-이스라엘-그리스도-교회 다섯 막으로 구성된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성경을 선교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읽는다는 것이며, 참여적으로 읽는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영호 목사(포항제일교회, 말씀 네트워크 지도목사)는 “성경을 선교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읽는다는 것이며, 참여적으로 읽는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사도행전은 죄와 사망의 권세에서 놓여나는 해방을 중심에 두고 있다”면서 “예수의 부활은 무엇보다 죽음을 이긴 부활이고 그 부활은 듣는 이에게 회개를 요청한다. 예수의 복음을 듣고 주제로 돌아오는 회심의 우선성과 중심성은 사도행전에서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도행전은 가슴 뛰는 부흥과 승리의 역사이며 동시에 마음 아픈 핍박과 고난의 역사이기도 하다”면서 “사도들은 자신의 안위나 이익을 탐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리스도로 인해 받는 핍박을 기뻐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박 목사는 “사도행전이 전하는 승리는 어떤 사람들의 승리가 아니라 말씀의 승리였다”라고 지적하며 “승리주의에 빠지지 않는 교회는 말씀이 이끌어가는 교회”라며 이번에 진행하는 사도행전 말씀 네트워크 프로페짜이 운동의 취지를 알렸다.

이와 함께 프로페짜이의 역사와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의 시간도 있었다.

김경진 목사(소망교회)는 “프로페짜이(Prophezei)는 종교개혁자 츠빙글리가 스위스 취리히 그로스뮌스터교회의 목회자로 부임한 후 1520년에 동료 목회자들과 설교를 위한 성경주석을 시작한 것이 효시였다”고 밝혔다.

프로페짜이 모임은 주일과 금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7시에 시작됐는데, 히브리어와 헬라어, 라틴어 성경을 읽고 본문의 의미를 요약하고 간단한 설명을 덧붙이는 형태로 진행됐다.

김 목사는 “프로페짜이는 단순히 목회자들의 말씀연구와 설교준비를 넘어 그 파생적 효과가 컸다”면서 “이 모임을 기반으로 훗날 취리히에서는 <독일어 성경>(1531)이 출판됐고 일련의 성경 주석들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김경진 목사(소망교회)는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페짜이 모임은 전통적으로 성경 본문으로부터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묵상으로부터 시작해서 귀납적으로 말씀에 들어가며 토론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프로페짜이 이름으로 모일 때 성격이나 방법이 다른 점들이 있었다. 조지 맥클래오드는 1938년 스코틀랜드 아이오나 공동체에서 말씀 묵상을 위해서 프로페짜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김경진 목사는 “취리히 방식은 원어를 읽고 텍스트로부터 메시지를 끄집어 내는 전통적 방식이라면 아이오나 방식은 마음에서 일어나고 느껴지는 것을 찾아나아가는 묵상 방식, 즉 렉티오 디비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현재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페짜이 모임은 전통적으로 성경 본문으로부터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묵상으로부터 시작해서 귀납적으로 말씀에 들어가며 토론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이 본문을 읽을 때 교인들은 어떤 설교를 예상할지, 오늘 본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복되는 단어, 지리, 장소, 인물은 무언인지를 물으며 인도하는 것이 사회자가 하는 일”이라고 알렸다. 이와 함께 사회자가 주석을 먼저 읽고 가면 사고가 경직되어 활발한 토론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더 풍성하고 창의적인 설교를 하려면, 자유롭게 난상토론을 1시간 정도 한 후에 교재를 본다면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면서 “설교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프로페짜이 모임이 각 지역과 목회자 사이에서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17개의 그룹으로 흩어저 소그룹 프로페짜이를 실습했다. 각 그룹마다 인도자를 미리 정했고, 7명에서 10명 정도의 인원들이 모여서 사도행전 3장의 본문을 가지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며 설교를 어떻게 구상하고 진행할지 논의했다.

말씀 네트워크는 프로페짜이 인도자 모임을 오는 10월 5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온라인 줌(Zoom)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지역별로 목회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서울경기는 10월 17일 지구촌교회에서, 전주전북는 11월 3일 전주바울교회에서, 광주전남은 11월 2일 광주신안교회에서, 대구경북은 11월 13일 대구범어교회에서 모인다.

말씀 네트워크 사역과 관련된 문의사항은 김경원 목사(010-9246-4401)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