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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회기 총대에게 드립니다
박상기 목사 단상
2023년 08월 31일 (목) 00:24:59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108회기 총대에게 드립니다

박상기 목사/ 시인. 수필가. 전 광나루문인회 회장. 전 한국 목양문학 회장. 빛내리교회 담임목사

   
▲ 박상기 목사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만나 거듭난 이후에 인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주님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주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주님이 싫어하시는 것을 우리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사랑과 정의를 좋아하셨고 우리도 그것을 좋아합니다. 나아가서 언제든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때 나타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종말론적인 삶을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삶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예’와 ‘아니오’의 기준이 선명해졌다는 것입니다. 그 결정의 바로미터는 ‘복음과 신앙의 양심’입니다. 즉 예수님의 기준으로 옳고 그름이 분별이 되면 더 이상 이도 저도 아닌 회색지대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주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신앙의 양심에 따라 분명한 말과 행동을 표현하게 됩니다. 이는 교회 안과 밖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작금 우리 교단 내에서 벌어지는 그야말로 웃픈 현실은 안타까움을 넘어 모두를 서글프게 하고 있습니다. 총회 장소가 세습논란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명성교회로 정해지면서 일파만파 불쾌한 먼지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버젓이 성문화된 헌법을 짓밟으며 해괴한 정당성을 부여 받았을 뿐 아니라 세상 법정에서까지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세인들의 조소를 받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확산시켰던 바로 그 교회에서 판결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굳이 총회를 치르려는 비상식적 오만함에 공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읍소전략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돌파하고 있으며 급기야 종래기 같은 언론들까지 진영에 가세하여 징계 운운하는 겁박기사를 쏟아내면서 공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겹지만 다시 묻고 싶습니다. 꼭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치러야만 치유와 회복이 가능한 것입니까? 그렇다면 오히려 그 일로 인해 깨어진 교단의 더 큰 상처와 균열은 무엇으로 치유하시렵니까?

어떤 사안이든 명분이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동기와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명성교회에서의 총회는 동기나 목적, 명분과 실리를 다 잃어버린 최악의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혹자는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니 교단이 결정했으면 그대로 받아들고 그만 떠들어야 한다’고 비아냥대기도 합니다. 그러나 눈총을 받고 겁박을 받으면서라도 아닌 것은 ‘아닙니다’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진정한 신앙인, 목양자의 자세라고 여깁니다. 그 같은 반응이 결코 영웅 심리나 공명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그렇게 쉽게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와 금리 폭등으로 개 교회와 노회는 정상 운영이 힘들 정도로 버티기를 하고 있는 때에 노회 상회비와 총회 헌금까지 엄격하게 챙기는 총회의 상식에 맞지 않는 발상과 밀어붙이기 식 행정에 공분의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같은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과 분열의 책임은 오롯이 총회의 책임 있는 분들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얼마 전 총회장께서 7개 대형교회 지도자들을 만나서 총회장에게 일임된 1만 명 대 각성 치유집회를 열지 않기로 함과 동시에 대신 명성교회에서의 총회는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변경 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총회가 크게 양보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교묘한 물 타기요, 소위 신의한 수 같은 빅딜로 비쳐집니다. 실재로 이 같은 보도를 통해서 여론이 다소 가라앉은 듯 보입니다. 그리고 과격하게 떠드는 사람들의 입막음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인해 본질을 호도하는 술책인 것을 아는 사람들이 더 크게 자극을 받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십니까?

이제 한 가지 일만 남은 듯합니다. 그것은 바로 ‘108회 총대들의 결단’입니다. 언제부턴가 노회 총대로 선출되어 총회에 참석하는 것이 명예로 자리매김 되었고 총대 횟수가 훈장처럼 여겨졌습니다. 총대로 가면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3박 4일 내내 먹고 자고, 그리고 동기들과 지인들을 만나 소통하는 것으로 마치 공적인 휴가를 보내고 오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양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인정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는 마치 인기투표를 하듯 가볍게 표를 행사하고, 당연직처럼 선출되는 대형교회 목사들과 지연, 학연 등 전략적인 이합집산으로 표를 모아 일단 선출되어 총대가 되는 영광(?)을 누리는 관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총대 역할을 하셨는지 모르나 금번 108회 총회 총대의 어깨에는 교단의 진로가 결정 될 수 있는 중요한 책임이 지워져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말을 소위 총회 보이콧을 선동하는 것으로 읽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총대 자신의 개인적 소신을 따라 하면 될 것이고 교단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총회에서의 총대의 역할을 주문하고 싶을 뿐입니다.

오는 108회 총회는 지난 104회 총회를 통해서 교단의 법정신이 크게 훼손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총회의 법치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분수령이 되게 해야 한 점에서 총대의 사명은 무겁습니다. 따라서 총대여러분은 우리 총회가 다시는 금력이나 권력 앞에 무릎 꿇지 않으며 편법이나 불법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총대들께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만약 총회가 정상적으로 개회가 된다면 양심과 소신에 따라 다음 두 가지 사안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해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부자세습을 통해 교계와 사회 앞에 교회와 교단의 명예를 떨어뜨린 명성교회의 공개적 사과를 요구해 주십시오. 헌법 정치 제28조 6항은 2013년 제 98회 총회장소인 바로 이곳 명성교회에서 가결된 법이기 때문에 10년째 되는 올해 똑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108회 총회에서의 공개사과는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는 생각입니다.

둘째 명성교회를 총회 장소로 선정하고 혼란을 야기 시킨 총회 임원들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천명토록 해주십시오. 자칫 교단분열의 위기까지 몰고 갈 만큼 명성교회에서의 총회가 중요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묻고 갈등을 초래한 임원들은 정중하게 사과를 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938년 9월 평양 서문밖 예배당에서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 둘 째 날 신사참배를 결의했습니다. “신사참배는 종교의식이 아니요 국가의식”이라고 설명하고 가부를 물었었을 때 불과 몇 사람이 ‘예’라고 대답했지만 ‘아니오’는 묻지도 않고 그대로 통과 시켰습니다. 그 후 교회는 급격히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교단의 큰 어른이신 고 한경직 목사님은 1992년 6월 18일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하면서 “일제 때 신사참배를 했는데 그 죄를 제대로 참회하지 않았다”면서 “일생의 짐이었는데 우상숭배의 죄를 이제야 참회 한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 후 순천노회가 104회 노회에서 84년 만에 신사참배를 회개하는 등 회개의 물결이 일기도 했습니다.

1,500 총대 여러분!

역사적 과오는 주역이 아니었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는 회개가 따라야 합니다. 그러므로 회개해야할 일을 피하는 것도 지혜이며, 피할 수 없다면 신앙의 양심을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훗날 교회와 역사 앞에, 그리고 후대들에게 떳떳한 유산을 남길 수 있으며 올바른 가르침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떠들고, 비판해도 총대들의 신앙양심에 따른 말과 행동이 아니면 기울어진 우리교단을 바로 세울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훗날 108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27회 총회와 오버렙이 되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성령께서 담대한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하며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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