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한교총과 한기총, 두 개의 기독교 연합기관의 통합의 합의안이 나왔지만, 진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쪽에서는 통합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 예정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단 문제가 있으니 각 교단 총회 뒤로 미루고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한교총은 지난 8월 1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상임회장회의를 열고 한기총과의 통합 문제를 논의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이 통합을 위한 합의안을 만들었다.

한교총 기관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소강석 목사, 이하 통추위)가 상임회장회의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양 기관의 통합 합의안의 원칙은 “통합된 기관의 명칭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으로 하고, 기관의 운영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방식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한기총은 지난 8월 16일에 임시 임원회를 열고 한기총의 정관이 한교총의 정관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해서 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통합을 위한 임시총회를 9월 7일에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한기총은 이단성이 제기됐던 회원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며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김노아(풍일) 씨를 지난 7월에 ‘제명’했고, 전광훈 씨를 ‘행정보류’ 중이다.

▲ 권오헌 총회장(예장 고신, 사진 가운데 발언자)은  “몇년이 걸리더라도 이단 문제를 명확히 분석하고 충분히 조사해 합의해야 한다”고 전하며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통합이 추진된다면 고신은 빠지겠다”고까지 강하게 발언했다

한교총의 분위기는 이러한 한기총과 사뭇 달랐다. 한교총은 지난 8월 1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상임회장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통추위는 “이단성 관련 사항 처리는 공 교단의 기존 결의대로 하여 회원권을 부여하지 않으며, 통합된 기관 운영에 따른 쟁점 처리는 ‘후속처리위원회’를 두어 한다”라고 보고했다. 통추위는 이러한 내용을 제시하며 한기총과의 기관 통합을 결의 승인해 주기를 바란다고 상임회장회의에 청원했다.

하지만 지난 4년 간 두 연합기관의 통합을 막았던 이단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다시 작용했다.

이순창 총회장(예장 통합)은 “이단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명시한 이후 통합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연합기관의 통합과 관련해서도 총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통합 논의는 교단 총회 이후에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권오헌 총회장(예장 고신) 역시 “연합기관 통합 문제는 총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알리며 “몇년이 걸리더라도 이단 문제를 명확히 분석하고 충분히 조사해 합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통합이 추진된다면 고신은 빠지겠다”고까지 강하게 발언했다. 이와 함께 한기총의 회원으로 있는 선교단체들을 지적하며 “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단과 선교단체 회원권 문제에 대해서 동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김인환 총회장(기침) 목사도 “이단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통합의 속도를 조정하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송홍도 총회장(예장 대신) 역시 “선교 단체의 회원권 문제 등도 합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기총의 부정적 이미지를 염려하는 언급도 나왔다. 김만형 총회장(예장 합신)은 “한기총은 한국교회에 엄청난 폐해를 줬다”고 지적하며 두 기관의 통합으로 기뻐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장종현 총회장(예장 백석)은 “역사와 정통성을 한기총에 두는 분이 많다”고 언급하며 “염려하는 이단들은 (한기총에서) 회원권이 중지가 되었거나 행정보류가 되어 있는 상태로 안다”면서 “통합 보고안 채택을 결정해 달라”고 전했다.

각 교단마다 총회를 앞두고 있으니 통합 시기를 12월로 미루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철 감독회장(기감)은 “몇 년의 시간을 갖자는 것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통합 총회를 먼저 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 세부적인 내용까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각 교단 총회 전까지 임원들이 문제들을 정리해 주면 각 교단들의 결의 후 12월 총회에서 통합을 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영훈 대표회장(한교총)은 상임회장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기존의 결의대로 양 기관의 통합을 진행하기로 제안하고 결의했다.

한기총은 다음 달 7일에 총회를 통해서 한교총과의 통합을 결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교총 소속 각 교단의 총회가 9월 말에야 끝나기에 통합 일정은 빨라야 10월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이 통합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