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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총회(108회) 장소 결정 반대한다
이근복 목사 단상
2023년 07월 03일 (월) 16:21:20 이근복 목사 webmaster@amennews.com

이근복 목사/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 원장

   
▲ 이근복 목사

 
  지난 날 명성교회의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한 헌신은 매우 컸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2017년 교단 헌법을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목회지 대물림을 강행한 후, 2년 동안 총회 재판을 통해 교단의 목회자들과 장로들, 성도들, 심지어 교회들까지도 반명성과 친명성으로 갈라치기하며 회복하기 힘든 상처와 고통을 주었다. 2019년 수습안 통과로 우리 교단은 양쪽으로 갈라져 갈등과 반목을 반복하고 있고, 이후 목회지 대물림에 관련한 갈등과 법적 송사들로 인해 교단의 교회와 목회자들이 받은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며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최근 목회지 대물림에 불법을 행한 명성교회만 봐 주자는 수습안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판결이 난 후, 해당 1심을 뒤집는 판결을 했던 항소심 재판장의 비리 연루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로 인해 여전히 그 판결의 정당성에 대해 석연치 않은 의구심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 임원회가 두 번씩이나 명성교회에 총회 장소 허락 요청한 일을 두고서도 말들이 많다. 아직 때가 아니라며 정중히 거절한 명성 측의 재고 요청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총회 임원회가 장소 사용을 재요청하기로 하는 등의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연출로 인해 그 순수성마저 의심받기에 충분한 일이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다른 교회나 장소에서 총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의사표시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왜 굳이 명성교회에서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108회 총회의 새로운 주제인 치유와 화해와는 전혀 다른 더 큰 분쟁과 갈등을 심화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총회임원회에서 명성교회로 총회 장소를 결정한다면 교단 내의 갈등은 더욱 악화되고 총회에 대한 불신과 분열을 심각하게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회 임원회가 처음 명성교회 당회에 제108회 총회 장소를 요청한 직후인 지난 5월, 깊은 우려의 마음을 가지고 교단 내의 몇몇 목회자들이 김의식 부총회장과 면담을 했다. 그 면담 자리에서 총회임원회가 명성교회에 총회 장소를 요청한 이유가 장소의 협소성 문제라면, 총회 유치가 가능한 제3의 교회나 장소를 총회 장소로 적극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총회를 다른 장소로 결정한다면 목회지 대물림을 헌법대로 지키기를 바라는 대부분의 교회들과 목회자들도 제108회 총회의 성공적 개회를 위해 기쁨으로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회는 제108회 총회 중, 수요일에 "화합과 치유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야 한다는 이유로 장소가 명성교회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처사에 대해서 매우 유감을 표한다. 총회는 전통적으로 수요집회를 에큐메니칼 예배를 드렸는데, 이 소중한 전통을 하루 아침에 폐기하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총회 임원회는 여러 교회가 총회 유치를 위해 돕겠다는 선의를 반대로 이야기하면서, 마치 명성교회 외에는 어느 교회도 나서서 총회를 하겠다는 교회가 없다는 식의 여론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진정으로 화합과 치유를 원한다면, 총회 후 큰 장소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도 이를 고집하는 것은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노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교단 내 목사와 장로, 성도도 동의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갈등과 반목의 단초가 되는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여는 것은 교단 내 치유와 회복의 주제와도 상치된다. 치유와 회복은 일방적인 구호나 일회적인 행사로 될 일이 아니다.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갖는 것은 도리어 어간 명성교회 때문에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리어 더 깊은 상처와 고통을 주겠다는 2차 가해를 가하는 결정일 뿐이다.

따라서 제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여는 것을 반대한다. 총회는 헌법을 무시하고 힘으로 쟁취한 명성교회의 목회지 대물림으로 상처받은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당연히 1만 명이 동원되는 총회 기간 중 계획된 "화합과 치유을 위한 기도회”도 철회되어야 한다. 명분 쌓기용이나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한 사람, 한 교회, 한 영혼을 어루만지는 총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총회와 교단 소속 교회들, 그리고 명성교회 모두에게 덕을 세우는 길은 이번 총회 장소를 다른 곳에서 개최하는 것이니, 부디 이를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총회임원회는 이러한 교단 내의 충언을 숙고하여 이번 제108회 총회가 화목한 총회, 살리는 총회. 치유하는 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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