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창세기 22장에서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신 이야기를 영화화한 <하나님의 마음>(감독: 데이빗 헬링)이 6월 28일에 개봉된다.

▲ 영화 <하나님의 마음> 포스터

이 영화는 하나님이 지시하신 곳인 모리아 산을 향해 가는 3일 동안의 일정과 마지막 제단 위에서 아들 이삭을 칼로 죽이려 했던 아브라함이 느꼈을 갈등과 고통을 배우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서 보여준다.

유대인들은 창세기 22장의 이야기를 <아케다>라고 부르는데, 이 말의 뜻은 ‘결박’이다.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나무 위에 놓고”(창 22:9)라는 성경 구절에 근거한 용어이다.

창세기에서는 이삭을 번제로 드리는 장면이 짧게 묘사되어 있지만, 영화는 100여분의 시간으로 늘리면서 아브라함이 겪었을 고뇌와 함께 그가 아들을 번제로 바치지 않기 위해서 드렸을 수많은 기도, 그리고 번제로 바쳐질 아들 이삭을 보면서 흘렸을 눈물을 잘 그리고 있다.

도대체 왜 하나님은 다른 사람, 다른 아들이 아닌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명령하셨을까? 이삭은 아브라함이 100살에 낳은 아들이었고, 하나님이 많은 민족의 아비가 되도록 해 주시겠다는 약속의 성취를 위해서 반드시 살아남아 후손을 남겨야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한 하나님의 뜻은 도대체 무엇인지 사람들은 궁금해 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창세기의 다른 장들의 이야기를 엮어가며 묵상하도록 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아가도록 이끈다.

▲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는 장면

극 중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을 ‘모르겠다’고 고백하는데, 이것이 어찌보면 신앙인의 참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하나님에 관한 문제에서는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겸손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땅과 후손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것을 믿으며 기다렸던 아브라함과 달리 그런 하나님의 약속이 좀처럼 성취되지 않는 상황에 낙망하고 비난하는 사라의 모습도 다룬다. 관객들은 사라의 대사를 통해서 믿음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들을 수 있는 비난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극 중 사라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가나안 땅이 황무지이며, 그런 불모의 땅처럼 자신 역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척박한 몸이 되어 결국 마음까지도 황폐하게 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하갈의 임신과 출산을 지켜보며 멸시당했던 사라의 슬픔과 분노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끈으로 묶어 칼로 죽이려 했던 모리아 산의 모습과 3개의 십자가가 세워진 골고다 언덕이 겹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잠시라도 생각하도록 만든다.

성경 이야기를 영화로 각색했기에 성경에 나오지 않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아브라함의 종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의 아들 켈사르과 블레셋 출신의 종 사이의 논쟁은 외부 사람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이 어떤지를 깨닫게 해 준다.

성경을 각색한 영화는 이전에도 많이 등장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2014)와 앤드류 하이엇 감독의 <바울>(2018)이 대표적이다. 이번 영화는 <바울>처럼 감동을 선사하고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에 미국에서 <His Only Son>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후 박스 오피스 3위를 차지했으며 총수익은 3941만 달러(약 515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