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성범죄 목사들을 노회, 연회, 지방회 등 교단에서 반드시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는 지난 4월 4일 서울 서대문 공간이제에서 ‘성범죄 목사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외, 이하 개혁연대)는 지난 4월 4일 서울 서대문 공간이제에서 ‘성범죄 목사 징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범죄 목사를 재판하지 않는 교단을 성토하며 교단 내 성범죄 관련 기관이 제대로 활동하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이은재 연구원(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은 “감리교는 성폭력이 범과에 들어갔어도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 범과로 기소되고 재판이 진행된 일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은재 연구원(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회성폭력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본부 특별위원회로 성폭력대책위원회와 성폭력상담센터가 존재하며 교단 법안에 성폭력예방교육을 명시하고 있고 또한 ‘성폭력’이 범과로 들어가 있는 유일한 교단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폭력이 범과에 들어갔어도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 성폭력을 범과로 기소되고 재판이 진행된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 얘기한 모든 것들은 교회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고소와 공론화, 언론을 통해 드러난 교회성폭력 사건들에 대한 뼈아픈 결과물이자, 감리회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마련해온 반성폭력 운동의 결실이다”고 발언했다. 그는 교단 내 성폭력대책위원회와 성폭력상담센터가 제대로 활동하도록 “성폭력대책위원회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고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교회성폭력 사건의 경우 기탁금을 면제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감리교의 경우 재판을 할 때 기탁금을 내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교회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재판을 꺼리는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단이 성범죄 목사를 징계하지 않아 범죄를 방조하거나 2차 피해를 발생시켰다며 책임을 추궁하는 발언도 있었다.

한주은 팀장(개혁연대)은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가 상회로부터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고 버젓이 목사로 활동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개교회 목사 일신을 관리 감독해야 할 상회가 목사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목사 성범죄를 단순히 개인의 성적 비행, 비도덕적·윤리적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다. 징계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 방조 및 2차 피해를 발생시키는 상회의 책임도 한몫한다”면서 교단의 책임을 제기했다.

또한 “목사를 관리·감독하는 상회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교회는 오히려 법의 사각지대가 되는 것”이라면서 “교회가 시민사회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고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서 성범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교단이 행해야 할 사안들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남오성 공동대표(개혁연대)는 “넷플릭스의 <나는 신이다>를 통해 교주들이 저지른 추악한 성범죄의 실상이 영상을 통해 낱낱이 폭로됐다”고 언급하며 “교회는 성범죄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교단의 성범죄 대책으로 일곱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교단은 목회자 성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교단은 소속 목회자의 성범죄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셋째, 교단은 성범죄 목사를 징계해야 한다. 넷째, 교단은 피해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교단은 성범죄 목회자가 성급하게 목회를 재개하도록 방치하거나 허락하면 안 된다. 여섯째, 교단은 성폭력 예방과 처리를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단은 목사를 우상화하는 악한 교회문화를 일소해야 한다.

교단 내에서 성범죄 목회자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혁연대는 ‘성범죄 인지감수성 부족’, ‘교회를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피해자 입막음, 집단이기주의), ‘목사 우상화’, ‘교단 내 만연된 학연, 지연, 혈연’ 등을 언급했다.

이날 성범죄 목회자가 교단을 탈퇴하면 교단의 징계절차가 유명무실해진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서 남오성 대표(개혁연대)는 “법적 효력이 없더라도 상징적인 행동, 성범죄 딱지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언론 기사화, 시민단체 성명서 등을 통해서 성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혁연대가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를 제대로 징계하지 못한 교단의 모습을 지적하며 징계를 촉구한 가운데 각 교단이 유명무실한 치리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