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할렐루야 기도원 김계화 원장이 안수라는 이름으로 행하고 있는 소위 '성령수술'은 성경의 기준에서 볼 때 과연 건전한 것인가.

김계화 원장의 성령수술 행위는 10여 년간 교계와 사회일반으로부터 끊임없이 의문과 논란의 대상이 되기는 했으나 기도원의 규모와 독특성, 성경적 판단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아직 이에 대한 이렇다 할 공식적 결론 없이 교계의 '뜨거운 감자'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몇몇 교단의 '불건전하고 비성경적이니 접근해서는 안될 곳'이라는 정도의 부정론과 '성령의 역사가 순수하고 정직한 김계화 원장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일부 긍정론이 개인적 차원에서 양존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할렐루야 기도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앙운동은 숱한 화제와 커져 가는 궁금증 속에서 그 성격 규명은 아직 범교계 차원의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인 것이다. 기도원측 주장대로, 전국적으로 23개 지부에 수십만명의 신도를 가진 초대형 신앙운동체라는 점과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는 역사성에 비춰 보아도 이에 대한 성격규정은 반드시 의뤄져야 한다는 게 교계 전반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토록 교계 및 일반 사회의 길고도 집중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할렐루야 기도원 김계화 원장의 소위 '성령수술'은 어떤 것인가.

세상 사람들의 경우 소문과 일부 언론매체를 통해 접한 정보에 의존, '의학적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고침을 받는 그런 것'이라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극도의 집단최면 상태에서 행해지고 있는 눈속임은 아닐까'하는 의문과 '어쩌다 몇 차례 일어난, 믿기 힘든 기적이 과대 포장되어 선전되고 있는 것'이라는 식의 의견도 없지 않다.

성령의 역사? 사탄의 역사?
그러나 교계의 시각은 외와는 성격이 다르다. 김 원장의 성령수술이 '과연 성령의 역사인가 아니면 사탄의 역사인가', '그 방법이 성경적인가 아니면 비성경적인가'하는 문제이다. 즉 김 원장을 통해 나타나는 힘의 주체와, 그가 취하고 있는 방법이 성경적이냐는 것이다.

김 원장이 행하고 있는, 성령수술에 의한 안수의 외형적 모습은 무척이나 단순하다. 환자의 환부를 손톱 등을 이용하여 자극을 준다음 손바닥으로 몇 차례 충격을 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김 원장의 찬송과 기도를 통한 안수가 가미된다. 피범벅이 된 그의 손에 의해 소위 '암 덩어리'라고 하는 어떤 물질이 환자의 환부로부터 나오게 되면 '성령수술'의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치료 행위가 본인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라고 신도들을 이해시킨다. 김 원장을 하나님의 특별한 사신으로 믿고 있는 시도들로서, 더욱이 수술받는 환자의 절규의 소리를 들으며 붉은 피를 지켜보는 신도들의 우레와 같은 '아멘'과 환호소리는 이러한 경우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았다고 하는 환자 수가 기도원측 주장에 따르면 수천명에 달한다. 그것도 병원에서는 도저히 고칠 수 없어 사망선고를 받은 환자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함으로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마다 '성경적이냐 비성경적이냐'하는 문제는 관심도 없이 이곳에서 수술을 받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런 김 원장의 병 고치는 안수를 놓고 교계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먼저 성령의 역사로 보는 기도원측과 일부 목회자들이 내세우는 긍정론이다. 신유의 은사를 받은 김 원장이 말씀의 은사만은 받은 일반 목회자들은 해 내지 못하고 있는 병고침을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힘입어 기적과 같이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가 기적과 신비의 종교라는 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듯이 김 원장과 같이 특별한 사람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고 성경에도 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는 주장이다. 이로써 예수 믿지 않던 사람들이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게 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니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사회에서조차 냉대를 받고 있는 중환자들을 숙식을 제공하면서까지 치료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것이 신학적인 잣대에 의해 저울질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훨씬 중요한 가치를 지닌 신앙운동임을 역설하고 있다.

반면 몇몇 굵직한 교단을 비롯하여 복음 주의적인 신학관을 견지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시각은 비교적 부정적이다. 김계화 원장의 병고치는 안수를 포함하여 할렐루야 기도원에서 일고 있는 신앙운동은 성경적으로 불건전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의 성령수술은 성경 어느 대목에도 나오지 않은 비성경적인 것으로서 시급히 중단되거나 방법적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장·고신측(총회장 박유생 목사)은 지난해 책자로 인쇄되어 전국 교회에 배포된 연구문을 통해 "신비는 인정하나 신비주의는 배격한다"며 할렐루야 기도원의 신앙운동을 신비주의적인 것으로 판단, 자 교단 소속 교인들의 접근을 적극 만류했다. 신비주의란 신비체험을 절대화하는 운동으로, 율법을 지키는 것은 주장하나 율법주의는 배격하는 것과 같이 할렐루야 기도원의 신비주의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 주고 있는 예장·통합측(총회장 한영제 장로)도 그동안 연구된 이 문제를 9월 총회에서 정식 발표할 예정인데 부정적인 결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교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긍·부정적 양대 시각을 가지 부류보다 양적으로 훨씬 많은 수의 교계 여론은 할렐루야 기도원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대단한 역사로 보고 싶어하는 쪽이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나 아직까지는 공히 명쾌하게 설명하거나 판단하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경우에 따라서 정통 교단을 의식하여 내놓고 옹호하지 못하는 사람과, 할렐루야 기도원의 규모와 독특성을 감안하여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못하는 인사도 상당수 있으나 크게 보면 이 부류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김 원장을 포함하여 할렐루야 기도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신앙운동에 대해 단순한 차원의 갑론을박만이 항간에 무성할 따름이다. 이는 분명히 내려져야 함을 웅변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 매체도 지대한 관심거리
지난해 시한부종말론이 기승을 부린 나머지 급기야 기독교를 세계만방에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린 것은 종말 신앙에 대한 정통교계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의 대표적인 부작용이었다.

3월26일 MBC TV가 「PD 수첩」을 통해 '의혹 기도원에서 생긴 일'이라는 제하로 '김 원장의 독특한 안수방법으로 인해 환자들이 매독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고발 프로그램을 방송하여 상당한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얼마전 sbs 역시 「그것이 알고 싶다」는 프로그램에서 안수가 과연 병을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 검증을 시도했었다. 구체적으로 취급되지는 못했지만 sbs 제작팀은 기획 단계에서 할렐루야 기도원을 우선 취재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처럼 일반매체들이 다분히 세상적인 시각으로 할렐루야 기도원에 대해 관심을 갖는 동안 할렐루야 기도원은 지난해 시한부종말론이 기승을 부릴 당시와 마찬가지로 기독교를 세상에 부정적으로 인식시켜 주는 데에 본의 아니게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할렐루야 기도원보다 정통 교계의 책임이 더큰 것이 아닐 수 없다.

시한부종말론이 일반 언론을 통해 기독교를 우스꽝스럽게 만들기전에 명확한 정통 종말론이 정립되었어야 했던 것처럼 할렐루야 기도원을 일반 언론들이 성경적·신학적 지식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취급함으로써 정통 교회조차 부정적 비판을 받기 전에 정통 교계의 이에 대한 분명하고도 성경적인 판단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3년 10월 창간호)

인터뷰/ 김정웅 목사(김원장 오빠)
"단연코 성령 운동이다"

▲교계에서 할레루야 기도원 김계화 원장의 안수가 '성경적인가'를 놓고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도원운동 차원에서 한국교회사에 하나의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자타가 인정한다고 생각된다.
기도원 규모가 확대되고 각 도마다 지부가 형성되어 일주일마다 프로그램이 교체되면서 운영되고 있다. 이것에 대해 '신학적이냐', '성경적이냐', '이단이냐'하는 것은 내 입장에서는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본다. 지금 진행 중이니까."

▲할렐루야 기도원의 신앙운동을 성령운동이라고 판단하는가.
"당연하다. 그러나 이 성령운동에 대한 신학적, 역사적, 교회사적 평가는 본인도 궁금하다."

▲'진정으로 성령의 역사일까'하는 고민은 해 보지 않았나.
"아니라면, 그럼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가능한데, 나는 단연코 성령운동으로 본다. 왜냐하면 운동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성경 해석인데 원장의 성경관이 무엇이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원장의 성경관은 가장 보수적이고 아주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다. 초신자가 처음 믿어 성령받은 그런 순수한 입장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안수 방법과 생수 문제에 말이 많은데 나는 그것을 목회 방법으로 본다. 너무 신학적으로만 따지기보다 목회적인 방법으로 보고 싶다."

▲목회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는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결코 아니라는 전제 하에 구체적으로 방법론을 제시해 달라.
"교회 성장을 위해서 어거지로 교인들을 끌어들인 것인가, 아니면 하나의 성령운동 가운데 자연 발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옆에서 기도원을 지켜볼 때 기도원의 모든 것이 자연적으로 이뤄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받는 사무원이 필요하고, 사람이 늘면 숙식을 위한 식기가 필요한 것처럼 할렐루야 기도원 조직 역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 것이다."

▲목사이자 김 원장의 오빠로서 볼 때 그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이 너무 많이 벌어졌다. 그래서 김 원장은 육신적으로 제대로 쉬지를 못한다. 묵상이나 기도 시간이 필요한데 일에 휘마려 전국을 비롯하여 해외까지 집회를 인도하니…. 사실 기관이 커지다보면 말썽이 많이 나는 것이다. 사람이 많으면 질도 떨어지고 별 문제 가운데 시달리고 있는데 매스컴까지도 문제가 되고, 교단에서도 이런 저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기독교 기관·언론 매체까지 모두 들꿇고 있으니 싫다. 일을 일부러 만든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일을 맡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김 원장이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개척교회 수십 곳에 헌금을 하고 기도원 봉사자들을 위한 주택 마련과 장학금 지급,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숙식 무료 제공 등 수도 없이 많다."

(월간 <교회와신앙> 93년 10월 창간호)

인터뷰/ 박석규 목사(정릉교회)
"신학적 문제 주 내용 아니다"

▲김 원장의 '안수'가 성령의 역사라고 보는가.
"병 고치는 역사는 성령이시기에 그 치료는 성령의 역사라고 본다. 성령의 역사가 아니라면 마귀의 역사인데 마귀가 어떻게 그 병을 고친다는 말인가? 김 원장은 기도하는 사람이잖느냐. 그러나 생수로 병을 고친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속된 예장 통합측에서 할렐루야 기도원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알고 있다. 본인은 총회나 교단이 철두철미하게 성경적으로 연구해서 성경적으로 일단 지도를 하고, 그 지도에 응하지 않을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진정 무조건 '비성경적이다'고 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표준이 성경이기에 연구위원이 성경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동감이며 배척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목회자들은 말씀의 은사를 받았지 신유의 은사를 받은 것이 아니라고 본다." 

▲교단 소속이 아니라 지도하는 데 쉽지만은 않을텐데.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지도는 해 봐야 한다. 교회사에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거대 신학자 둥 조직신학자 '칼 발트'와 성서학자 '불트만'의 논쟁이 그것이다. 칼 발트가 불트만이 '당신은 성서학자도 아니면서 성서를 연구하는 나를 비판하느냐, 내가 당신의 도그마(교리)를 읽어 봤는데 80여 곳이 잘못되었더라'고 한 지적은 우리를 많이 생각게 한다. 이런 대석학자들도 시비가 생기면 논란이 벌어진다. 신교의 칼빈, 칼 발트와 구교의 토마스 아퀴나스, 이들도 보는 견해가 다른 것이 교회사이다. 하물며 일반 목회자들이 김 원장의 치료 모습을 보고 '저런 것은 합당치 않다'고 지적이 없을 리 있겠느냐.
더욱 김 원장에 대해서는 병을 고치는 것이 주 내용이지 신학적인 문제가 주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 병 고치는 것을 지적하려면 은사 받은 목사가 가서 '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보는데 왜 당신은 그렇게 하시오'해야 되는데 , 우린 그런 능력이 없지 않으냐."

(월간 <교회와신앙> 93년 10월 창간호)

인터뷰/ 정여성 목사(예장통합측 강남노회 서기)
"치료방법, 따지지 말자"

▲할렐루야 기도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
"김 원장은 신학을 한 사람이 아니기에 신학을 한 우리가 지도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막무가내로 나쁘다고만 하면 곤란하다. 병 고쳐야 예수 많이 믿을 것 아닌가.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
더욱 말씀의 기조 아래 잘 뻗어 나갔으면 한다. 김 원장에게도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밤낮 없이 신학만 한 사람들은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단순하고 순수하며 정직한 김 원장 같은 사람에게 그 같은 능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것은 고치되 좋은 것은 개발시켜 이 땅에 기독교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성령께서 역사하시면 그 병 그것 못고치겠는가. 성경에도 병 고치고 귀신 쫓는 것은 나와 있지 않은가."

▲치료 방법을 놓고 성경적이다. 혹은 아니다는 식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치료 방법이야, 예수님께서 능력이 없어서 실로암 연못에서 흙을 침으로 발라 병든 자를 치료해서 보내겠는가. 능력이 없으셔서 그런 것이 아닌데, 치료 방법 가지고 따지지 말아야 한다. 밀가루라도 기도하고 바르게 되면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신비적인 요소를 제거해 버리면 기독교는 딱딱한 뼈다귀만 남게 된다. 손톱으로 긁어 치료하는 것은 병을 낫게 하기 위한 수단의 일부로 보아야 할 것이지 전부는 아닌
것이다."

▲지금도 할렐루야 기도원에 출입하고 있는가. 
"가끔간다. 삼각산에서 기도할 때 김 원장과 인연이 닿게 되었다."

▲이단 연구에 가장 활발한 모범을 보이고 있는 예장 통합측에서 할렐루야 기도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김 원장을 불러다 놓고 권면을 해야 한다. 할렐루야 기도원이 비대하게 커져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김 원장은 조심스럽게 얘기하면 들을 인물이라고 본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다. 예수님 제자를 보면 신학공부 제대로 해서 기적을 행한 사람은 없다. 대학교수들 치고 병 고치는 것 못 봤다. 단순하고 정열적인 사람들이 그같이 귀한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니 긍정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월간 <교회와신앙> 93년 10월 창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