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호 선교사/ 현 케냐 주재, GMS 원로선교사

▲ 정광호 선교사

 우간다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83주간의 코로나 방학을 끝내고, 약 2년이 지난 2022년 1월 10일에 모든 초중고 학교를 개학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아프리카의 지구력 있는 인내와 기다림과 침착성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아프리카에서는 학교를 휴교하는 데 여러 가지 다른 이유들이 있다. 즉, 가뭄과 기근, 무장한 가축 탈취자들의 공격,  종족싸움, 쿠데타, 독재정권을  대항하는 항의 시위, 전쟁과 테러 살상 등이 그것들이다.

우간다의 대통령 ‘무세베니’는 작년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될 때,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전쟁과 비교하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을 일으켰다. 그의 연설을 듣는 것은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무세베니 대통령 자신은 1986년 대통령이 되기 전에, 게릴라 전쟁의 명수였고 우간다 내전의 사령관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코로나와 일반전쟁을 정확히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연설을 요약하면 이렇다.

“전시상황에서는 집안에 거하면서 여러분들의 자유를 주장할 수 없고 배고품을 참아야 한다 … 전쟁 때는 여러분들의 사업을 개시할 수 없고 상점을 닫고 생명을 지켜야 한다. … 전쟁 중에는 새로운 날에 일어나서 살아남은 것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자녀들의 학교에 가는 것도 염려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세계는 전쟁과 같은 상태이다. 총과 총알이 없는 전쟁이다. 군인들도 없고 경계도 없다. 휴전도 없고 거룩한 성역도 없다. 이 전쟁의 군대는 무자비하다. 남녀노소나 종교적 성소에도 무차별적이다. 이 군대는 전리품에 관심이 없으며 정권쟁취나 자연자원에 무관심하다. 종교, 종족, 이념, 인종차별에도 관심이 없다. 단 한 가지 목적은 생명을 빼앗는 것이다. 그것은 이 세계를 오직 죽음의 전쟁터로 만드는 것이다. 이 군대는 바로 코로나바이러스, 코빗 19이다.”

그의 연설 속에는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을 돌보려는 아프리카의 가부장적인 요소가 담겨있다. 그는 또한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자세로 코로나바이러스를  박멸(?)하려고 하였다.  또는 나라 안의 민주주의 옹호자들과 반대세력들이 민주정부를 염원하는 소리에 주의하면서 그것을 막아내려고 코로나 봉쇄 정책을 세웠을 수도 있다. 부분적으로 우간다는 현재 (2022년 1월 7일)까지 전인구 4700만명 중, 약 15만 명의 확진자, 33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하므로 상당히 성공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인한 긴 휴교는 무슨 교훈을 주었는가?

첫째, ‘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취미와 재능의 발전과 함께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는 과정이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유초등 어린이와 중고등학교 교육은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간성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성경에서 예를 들어보자. 디모데는 어릴 적에 구약 성경교육은 할머니(로이스)와 어머니(유니스)로부터 가정에서 받았고(딤후 3:15), 초등학교 교육은 헬라의 교육기관인 체육관에서 받았고, 유대 교육은 안식일에 유대회당에서 교육을 받았다(행 16:1-3). 그는 기독교로 개종한 후에는 선교사 바울로부터 기독교 교리를 받아 끈임없이 배우면서 (딤후 3:10-14), 그의 제자들에게 똑 같은 교리를 가르쳤다(딤후 2:2).

우리는 학교의 긴 휴교로 인하여 어린이들과 소년들의 한 세대의 교육을 놓치게 되었다. 약 2년의 공백은 그 누구도 보상할 수 없는, 교육을 잃어버린 해가 되고 말았다.

둘째, 긴 학교 휴교는 어린이 조기 결혼, 성폭력, 근친상간, 어린이 착취 노동, 마약사용, 학교 중퇴와 같은 적잖은 부작용을 가져왔다. 학교 휴교로 어린이들이 집안에서 정원 가꾸기, 닭 사육하는 것 등 가사활동에 참여는 하였으나, 그 관심은 줄어들고 점점 싫증을 느끼게 하였다. 부모들 역시 오랜 기간의 집안교육에 싫증을 느끼는 것은 같았다. 인터넷과 라디오 통신 교육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우리는 집안에서 개인적인 공부보다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것을 배웠다. 지적인 활동들 즉, 질문과  응답, 질문하고 답하고 토론하는 것, 경쟁과 모방은 개인적인 공부방에서 이루 워 질 수는 없었다. 이런 활동들은 지적성장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므로 국제 연합 아동기금(UNICEF)은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의 성장을 위하여 학교를 개교하도록 독려하였다. 어린이들은 동등한 자질과 복리를 위하여 동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긴 학교 휴교는 어린이들의 사회적 성장을 저해시켰다. 학교에서 다른 어린이들과 어울리면서 발전하는 인격교육과 사회성을 개발하는 단계를 멈추게 하였다. 선생들과 학생들, 학생들 사이에 인격적인 어울림이 중지되었다. 한 사람, 홀로는 자신의 인격을 성장시킬 수 없다. 인격형성과 성장에는 다른 인격과 사회적 활동들을 통해서 어울려야 한다.

하나님의 본질은 하나이지만 세 인격체로서 존재하신다. 즉, 성부 하나님, 성자 하나님, 성령 하나님이시다. 세 인격체 하나님은 서로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일을 함께 하고 한 하나님의 섭리를 달성하신다. 하나님은 인간을 인격적 존재로 창조하시고 다른 인격체와 사회적 교제를 통해서 인격형성과 성장을 하도록 창조하셨다(창 1:27; 2:18). 그래서 학교 휴교 동안 집안에서 인터넷 교육이 학생들의 인격향상과 사회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넷째, 긴 학교 휴교는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양식과 위생품의 공급을 중단시켰다. 가난한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배급하는 음식으로 학교 출석율과 성적을 향상시키는 큰 혜택을 받았었다. 가난한 여학생들은 음식과 저들의 생리대까지 공급 받았다. 빈민촌의 여성들과 여학생들이 코로나로 인해 물과 생리대 때문에 큰 고생을 하였다. 가난한 여학생들은 월경기간 중에 학교에 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 그들은 재래식 면수건 생리대나 옷이나 헌 담요 자락을 생리대로 사용하고 있다. 케냐의 서쪽 부족인 포콧족의 소녀들은 두 겹의 천속에 마른 소똥을 넣어 스폰지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생리대는 “여성의 위엄과 자유”를 주는 필수적 도구이다.

다섯째, 긴 휴교는 역사와 문화의식을 담고 있는 학교의 달력을 폐지시켰다. 학교의 학기, 공휴일 활동, 음악과 춤 경연대회와 같은 문화행사, 운동경기, 수학여행, 파종과 수확기의 농번기 봉사활동, 나무심기와 길거리 청소와 같은 친 환경적인 모든 과외활동을 담은 학사일정을 휘감아버렸다. 그래서 케냐에서는 개학한 후 학교에서 코로나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문화와 스포츠 프로그램을 중지하자 일부 학생들이 학교의 기숙사에 불을 지르는 끔찍한 방화 사건들까지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속히 코로나가 끝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