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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에 제소하면 면직 출교, 타당한가?
오총균 목사의 논단/ 예장 통합의 <국가기관 소송금지법> 신설 비판
2021년 10월 14일 (목) 13:12:36 오총균 목사 webmaster@amennews.com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의 제106회 총회에서 총회 헌법위원회는 일명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을 신설 제안했다. 이 법안은 총회재판 없이 혹은 총회 재판 중, 또는 총회재판 결과에 불복하여 국가기관(경찰, 검찰, 법원)에 고소하거나 소제기, 가처분신청을 할 경우 교단 재판을 통해 면직과 출교 처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국가기관 소송금지법」 안에 대하여 통합 제106회 총회는 임원회로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구성된 위원회에 해당 법안을 넘겨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총회의 재판이 불의나 불법이 없이 완벽한 공의와 정의가 전제가 있어야 한다. 더욱이 통합 교단이 그동안 헌법을 무시한 재판 결과들이 그대로 행정에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법이 설립되었을 때, 교단이 불법과 비리에 휩싸이는 경우까지 국가의 치외법권(治外法權)에 머무를 있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기독교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며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권(基本權)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최근 통합교단의 헌법개정안과 관련되어 통합교단 헌법개정위원회가 논의하려고 하는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의 문제점을 지적한 오총균 목사의 글을 전재한다. <편집자 주>


오총균 목사/ 특화목회연구원장. 시흥성광교회 담임
 

   
오총균 목사

 1. 서론

금년 9월 28일 개최된 예장 통합교단 제106회 총회에서 총회 헌법위원회는 일명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을 신설 제안했다. 교단 헌법 권징 제3조 제16항, “총회재판 없이 혹은 총회재판 중 또는 총회재판 결과에 불복하고 국가기관(경찰, 검찰, 법원)에 고소, 소제기, 가처분신청 등을 하는 행위”를 권징의 사유가 되는 죄과에 추가한다는 제안이다. 또한 교단 헌법 권징 제13조의 1 조항, “총회재판 없이 혹은 총회재판 중 또는 총회재판 결과에 불복하고 국가기관(경찰, 검찰, 법원)에 고소, 소제기, 가처분신청 등을 제소한 자의 소속 치리회는 반드시 기소하여야 하고 기소 후 재판에 의해 면직 출교처분을 한다.”는 헌법 조문 신설 개정안을 제안했다.

이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에 대하여 예장 제106회 총회는 임원회로 헌법개정위원회를 구성토록 하고 구성된 위원회에 해당 법안을 넘겨 처리키로 했다. 총회 헌법개정위원회는 해당 법안을 1년간 연구 검토하여 명년(明年) 제107회 총회(본회)에 상정하여 신설 개정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런데 일명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가(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국가 헌법 제27조/재판 청구권)과 충돌할 여지가 상당하다. 그리고 국가기관 판결을 인정하는 교단 헌법의 기존 조항들과 상충(相沖)되는 점이 발견된다. 이에 해당 법안의 충분한 법리 검토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권

   
 

국가 헌법 제27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아울러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아무리 국가 헌법이 국민에게 소중한 권리를 부여한다 할지라도 그 권리가 늘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이나 권력기관에 의해 언제든 침해당할 수 있다. 이에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고 어떻게 정당하게 행사하느냐? 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가가 마련한 제도가 ‘재판’이라는 ‘소송제도’이다. 소송은 크게 셋으로 구분된다.

국민이 다른 사람의 부당한 행위에 대항하여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는 「민사소송」, 국가기관에 대항하여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는 「행정소송」,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관철하기 위함보다는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 행위가 공동체 전체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을 감안한 「형사소송」 등이다. 여기서 ‘형사소송’은 범죄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에 대해 침해된 이익을 회복하도록 하지 않는다. 범죄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그가 유죄 판결을 받도록 하는 일은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이상의 소송제도를 종합할 때 국민에게 주어진 ’소송제기권‘은 개인의 존엄과 가치실현을 위한 권리일 뿐 아니라, 공공의 이익과 질서유지를 위해 국가가 보장하는 불가침의 인권인 것이다(국가 헌법 제10조).
 

3. 기독교인과 기본권

기독교인은 소속 종교의 구성원으로 존재하지만 또한 자신이 속한 국가 안에 존재한다. 기독교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며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권(基本權)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일반 사회에서 뿐 아니라 소속 종교단체에서 ‘기본권’에 침해를 입는 경우, 국법에 의한 판단과 심판을 국가와 해당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 소속 종교단체가 내린 처분과 판결이 정당하여 국가기관에 가서 뒤집힐 일이 없다면 굳이 국가기관에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기독교인도 교단의 소속인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권에 근거하여 재판받을 권리를 지닌다. 종교단체가 불법과 비리에 휩싸이는 경우까지 국가의 치외법권(治外法權)에 머무를 수는 없다.

교단 헌법과 규정을 위반하여 제기된 행정쟁송(교단 헌법 권징 제153-154조, 제157조-158조)의 경우, 그 소송의 결과가 비리로 얼룩진 경우조차 국가기관에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금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의 본질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 권리를 제한할 권한은 그 누구에게든 그 어디에도 없다. 이 권한을 제한하는 것 자체가 기본권의 본질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이다. 기독교인에게 주어진 이 기본권은 개인 혹은 국가기관이나 교단 내 그 어느 치리회에 의하여도 부당하게 침해당할 수 없는 천부적 인권(人權)인 것이다.
 

4. 헌법위원회의 존재 이유

국왕의 통치시대에서 국왕의 통치행위에 대하여 사법심사를 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최고 권력자인 국왕은 법에서 벗어나 법 위에 굴림하며 통치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국왕의 통치를 법의 테두리에 가두어 판단하거나 심사대상으로 삼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왕권이 퇴색하고 민주주의가 정착되면서 민주적 헌법이 제정되고 의회가 입법기능을 수행하여 일반화된 법을 만들면서부터 의회가 제정하는 법률이 정의로운지, 혹은 헌법 질서에 부합하는지 등을 심사하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같은 원리에서 국가 헌법재판소가 제도화됐고, 같은 원리에서 총회 헌법위원회 제도가 도입됐다. 총회 헌법위원회는 민주주의 제도 발전 과정에서 생성된 결과물이다. 헌법에 반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制裁)기능을 수행하여 헌법을 수호하고, 구성원의 침해받은 기본권을 회복시켜 이를 보호해주기 위해 헌법위원회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헌법위원회가 오히려 구성원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권력기관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다. 교권 행사에 의해 침해받은 구성원의 기본권 회복을 위해 존재하는 헌법위원회가 도리어 기본권을 제한하고 침해하는 권력기관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헌법위원회의 존재이유에서 벗어난 아마추어적인 자기인식이 헌법 왜곡에 의한 엄청난 화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5. 헌법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교단 총회 헌법위원회는 국가 헌법재판소와 유사기관이다. 국가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며 다음 5가지 사항을 관장한다. ①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 ②탄핵의 심판, ③정당의 해산 심판, ④국가기관 상호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간의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 ⑤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 등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포함해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그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국가 최고 헌법기관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과 기능은 타인이나 국가기관에 의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 입은 경우, 헌법에 근거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같은 맥락에서 총회 헌법위원회도 9명(목사5, 장로4)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헌법과 헌법시행규정을 연구, 해석, 판단하고 개정안을 제안한다(헌법시행규정 제36조 제1항).

유권해석 질의에 대하여 헌법에 근거하여 해석하고 합헌 및 위헌의 심판을 내리며 유효와 무효의 법리판단을 내린다(헌법시행규정 제36조 제3항). 무엇보다도 기본권을 침해당한 자를 헌법에 근거하여 구제하고 더 이상 기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국가나 종교단체가 존재하는 성격과 특성은 다르나 헌법을 수호하고 구성원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이념과 그 기능 및 역할은 동일하다.
 

6. 국가법과 교회법의 상존원리

국가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 분리의 원칙」에 따라 국가 안에는 두 개의 법체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국가통치와 관련된 ‘국가법’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단체와 연관된 ‘교회법’이다. 국가법(國家法)은 국가의 보위와 안위,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 국가 질서유지를 통한 국민생활의 안녕을 위한 목적에서 필요로 한다. 필요한 경우, 개인의 의지력을 제한하거나 신체적 자유를 구속할 수 있고, 재산상 불이익을 주는 행정제재를 가할 수 있다. 강력한 공권력으로 불의 행위를 통제하고 악의적 행위를 억제하며 사회 질서유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반면, 교회법(敎會法)은 기독교 단체의 원활한 운영과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필요로 한다.

그러나 국가법처럼 신체를 구속하거나 시간적 자유를 제한할 수 없고 금전적 손실을 가하는 강제적 처분을 내릴 수 없다. 오로지 신앙과 양심에 의한 자율적 판단과 선택에 더 의존한다. 그런데 교회 구성원들이 교회 내에서 발생한 사건을 국가기관에 의뢰하는 경우, 이 행위 자체가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여기서 분명한 점은 교회 내에서 발생한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성경적이다(고전6:2). 그러나 교회 자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직면한 사건의 경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과 함께 그 해답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
 

7. 교회법이 지닌 한계점

국가법에서는 교회법에 의해 집행되는 교회의 권징 재판을 종교와 관련된 「준사법조치(準司法措置)」로 보고 있다. 종교집단은 국가 사법당국과 같이 법적 ‘강제집행력’을 행사할 수 없기에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교회 자체에서 처리할 수 없는 분쟁 사건의 경우, 국가의 개입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비록 신성한 교회일지라도 그 안에는 신앙과 양심을 저버리고 불의한 행위를 지속하며 공동체를 혼란에 빠트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릇된 선민의식에 빠진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법의 ‘치외법권’에 머무는 특별한 존재인 양 초법적 행동을 감행한다. 이들의 그릇된 행위가 도를 넘어 통제 불능의 한계상황에 직면하여도 교회법은 국가법처럼 강력한 통제조치를 취하여 그들의 행위를 제압할 수단이 없다. 신앙과 도덕에 관한 치리권 행사만 가능한 교회법 체계로는 예배 또는 설교의 방해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이것이 교회법이 지닌 한계성(限界性)이다.

이 경우에 교회로서는 부득불 차선책으로 국가법에 호소하여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롬13:1-4). 성경은 국가 조직과 국법을 부정하지 않는다(벧전2:13-14). 국가법에서도 종교단체 내의 불법행위를 방관하지 않는다(형법 제158조). 교회가 지닌 도덕적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교회자체 역량이 역부족인 경우, 국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교회의 현주소이다.
 

8.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의 문제점

이 같은 원리에 근거하여 현행 교단 헌법에서는 국가기관의 판결이나 결정을 인정하고 있다. ①헌법 권징 제3조(권징의 사유가 되는 죄과) 제7항, “파렴치한 행위로(성범죄 포함) 국가재판에 의해 금고(성범죄의 경우는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범죄행위(양심범의 경우는 제외됨)”, ②헌법 권징 제123조(재심사유) 제8항, “재판국의 확정판결이 국가법원의 확정 판결에 의하여 무효가 된 경우”, ③헌법시행규정 제73조(재심청구) 제2항, “헌법 권징 제123조 재심사유 중 제1항-제5항에서 증명된 때라 함은 그 증명이 공공기관의 증명이나 국가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한 것을 말한다.”등이다.

헌법시행규정 제74조 제3항에서는 치리회장의 행정행위에 대하여 본 교단 내 재판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국가기관(경찰, 검찰, 법원)에 고소, 소제기, 가처분신청 등을 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다. 그러나 교단 내 재판절차를 모두 거친 후 국가기관으로 가는 것까지 금하지는 않고 있다. 그런데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을 만들어 이를 어긴 자를 교단에서 내치겠다고 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판결을 인정하는 기존 교단 헌법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신설 개정안 원안대로 법이 만들어지면 기존의 법과 서로 충돌하여 법적 안정성이 흔들리게 되고 신앙 공동체의 혼란과 분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해당 법안을 신중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9. 결론

국가와 종교단체의 헌법은 구성원의 인권을 보장하는 기본 이념을 담고 있다. 이 같은 헌법의 이념을 감안할 때, 일명 「국가기관 소송금지법」안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을 중대하게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교회 내 소송과 국가기관 소송을 헌법이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한, 이 헌법 정신과 이념을 훼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중범죄(重犯罪)로 규정하여 교단에서 방출하려는 것 자체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 화해에 의한 교회 내부문제 해결에 치중한 나머지 ‘국법’과 차단벽을 쌓는 법을 무리하게 만든다면 해당 법이 자칫 스스로를 묶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국가기관에 제소하는 정당한 소송까지 축출 카드를 내세우며 규제하려는 것은 입법권자의 과도한 권한 남용이다.

국가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건까지 묶어버려 자칫 힘 있는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이 같은 독소 조항 신설은 자칫 교단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왕상12:15,렘5:31).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재판부의 법리적 판결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해당 법의 신설 개정은 보류함이 낫다. 법이 잘 만들어지면 공동체를 안정시킨다. 그러나 안정성을 해치는 법을 굳이 만들어 분란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 이에 해당 법안의 재고(再考)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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