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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사색(四人四色) 대담
류윤욱 목사, 신재철 교수, 양향모 목사, 김종선 목사
2021년 09월 13일 (월) 14:37:06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사회: 최은수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 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대담:  류윤욱 목사(예장 고신 총회장 역임, 고신대학교 이사장 역임, 현재 94세)
        신재철 교수(부산외대 교수)
        양향모 목사(철학박사, 광성교회 담임, 순교자 양용근 목사 기념사업회 사무국장)
        김종선 목사(선한교회 담임)
 

2021년 6월 10일에 송상석 목사 인물기 『송상석과 그의 시대』, 류윤욱 목사 회고록 『빛 되신 주, 내 길을 비추시다』라는 두 권의 책이 출판되었다. 이는 한국교회사적인 역사 정립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7월 6일(화)에 상기 책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노령의 류윤욱 목사님이 언제 자신이 죽을지 알 수 없으니 이 땅에서의 사명이 다하기 전에 최은수 교수를 비롯한 후배들을 꼭 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여 귀하고 소중한 만남을 갖게 되었다. 지난 9월 6일 월요일에 대구시 칠성동에 거주하는 94세의 류윤욱 목사를 양향모, 김종선, 신재철 목사와 함께 방문하여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은수교수: 평소 글로만 대하던 목사님을 직접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94세의 연세인데 생각보다 건강하심에 감사가 넘칩니다. 아울러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세 분과 함께 하게 되어 의미가 남다릅니다.

   
▲ 왼쪽부터 류윤욱 목사님, 신재철 교수, 양향모 목사, 김종선 목사

류윤욱 목사: 정말 만나고 싶었던 교수님과 세 분을 이렇게 뵈니 내가 더 감사합니다. 지난날을 살아오면서 초지일관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기도한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이를 담아 축사해주시고 사필귀정을 들어 저를 위로해주시니 최 교수님을 더욱 만나고 싶었는데 이리 뵙게 되어 행복합니다. 신재철 박사님, 순교자 양용근 목사님의 후손인 양향모 목사님, 그리고 현장에서 열심히 목회하시는 김종선 목사님 모두 먼 길을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최은수교수: 그리 생각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먼저 신재철 교수님이 질문을 해 주시지요.

   
▲ 94세의 류윤욱 목사님과 사회자

신재철 교수: 류 목사님은 고신교단의 주류인 한상동 목사님의 편보다 비주류인 송상석 목사님의 곁에서 교단 일을 하셨습니다. 2021년 현재 71대 총회장이 교단을 섬기고 있는데 고신교단에서 송상석 목사님의 편에 서신 분은 총회장이 되시기 어려운 것임을 아는데 그래도 송상석 목사님 편에 서신 세 분이 총회장을 역임하셨고 그중에서 류 목사님께서 최초이셨습니다. 당시의 정황상 불가능했을 텐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교단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었는지요?

류윤욱 목사: 소위 한파(한상동 계열)가 아닌 송파(송상석 계열)로서 제가 36대로, 김인규 목사님이 39대, 지난 8월 29일에 주님의 품에 안기신 정판술 목사님이 41대 총회장을 지내셨는데 세 사람이 송파로 분류가 되었습니다. 김 목사님과 정 목사님은 마산지역에서 목회하시다가 두 분 다 부산으로 와서 영주동교회와 사직동교회를 담임하셨지요. 저는 대구 성산교회를 섬기는 중 총회장이 되었는데 당시 소위 한파에 속한 목사들이 저를 경북노회에 받지 않으려 했고 또 총회 총대에도 보내지 않으려 정치를 했습니다. 당시 경북노회의 중요한 지도자가 김주오 목사님이셨는데 직접 찾아가 자녀가 넷이고 연로한 양친을 돌보고 있다고 보고하니 부모를 모시고 있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며 잘못했다고 하시며 저를 경북노회에 받아주셨습니다. 이후 송파인 저에 대한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나중에 미국으로 이주했던 신현국 목사님이 당시 경북노회에 교회를 소속시키고 노회 총대로 와서 저를 총회 총대가 되지 못하게 막후정치를 했습니다. 참으로 저로서는 어려움이 많았지요. 하지만 초지일관했던 저를 총회장에 당선시켜주어 교단에 봉사했습니다. 소위 한파의 지지가 없이는 당선이 어려웠는데 당선된 것을 보면 지금 생각해도 하나님의 은혜였고 이를 통해 한파와 송파의 구별이 희석되기 시작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최은수 교수: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목사님이 총회장이 되심으로 교단 내 파당이 희석되기 시작했다는 말씀이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한국의 일반 역사나 교회 역사나 파벌과 파당을 통해 사분오열되는 비극이 있어 왔기 때문에 목사님의 역할로 파당이 희석되었다는 것은 한줄기 빛과 같이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 교수님이 한 말씀 더 하시지요.

   
▲ 열심히 대담에 임하고 있는 모습

신재철 교수: 목사님이 언급하신 정판술 목사도 송상석 계열인데 41대 총회장(1991-92)이 된 것은 류 목사님이 길을 여셨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됩니다. 타계하신 정판술 목사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류윤욱 목사: 저와 신학교 입학 동기지만 정 목사님이 휴학 등을 하여 제가 졸업은 먼저 했습니다. 1928년생인 저보다 실제로는 한 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지난 주간에 주님의 품으로 가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소위 송파중에 3인이 총회장을 역임했는데 김인규 목사님에 이어 정판술 목사님이 하셨습니다. 두 분이 다 고신교단에서는 인물이셨기에 송상석 목사님이 교권에서 밀려 교단을 떠나시자 총회에서 두 분을 마산에서 부산의 교회에 이동하여 목회하게 하였지요. 그런 중에 완전 송파로 분류된 제가 총회장이 되니 귀한 인재인 그분들도 총회장을 하셨지요. 정 목사님이 총회장이 되실 때는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주님께서 저를 통해 길을 여셨다는 것을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최은수 교수: 목회 현장에서 한창 열정을 불사르고 계신 김종선 목사님이 한말씀 하시지요.

김종선 목사: 제가 이번에 출판된 두 권의 책을 정독해보았습니다. 94세의 어른이 이런 책을 쓰신 것에 대해 의아했는데 오늘 뵈니 기억력이 대단하시네요. 그렇다면 송상석 목사님이 계셨던 경남(법통)노회선 총회장이 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나요?

   
▲ 대담 말미에 먼곳에서 방문한 후배들을 격려하시는 류윤욱 목사님

류윤욱 목사: 말씀드린 대로 총회가 마산에 계시던 지도자감 두 분을 부산으로 이동시켰고 곽삼찬 목사님이 총회장(53대)을 지냈으나 그분은 한파로 분류되는 분이지요. 당시 경남(법통)노회에 속한 목사들은 어렸고 또 총회장으로 나설만한 인물이 사실상 없었습니다. 소송 문제가 내재 된 우리 고신교단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총회장에 대한 것을 질문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김종선 목사: ‘송상석과 그의 시대’와 ‘빛 되신 주 내 길을 비추시다’의 출판 의의와 반응 혹은 영향은 어떠하신 것으로 보시는지요?

   
▲ 대담을 마치고 류윤욱 목사님과 신재철 교수

류윤욱 목사: 두 책에서 다룬 송 목사님과 저는 고신교단에서 소위 하나의 파를 구성한 목사로 인식되었습니다. 이는 한상동 목사님과 송상석 목사님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지 못하신 과정과 결과입니다. 이런 중에 출판된 두 책은 상호 보완적인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 두 책은 지금까지의 한상동 목사님 중심의 고신 역사 이해에서 송상석 중심의 역사 인식을 통해 통시적으로 고신 교회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천국이 가까운 제가 이런 책을 썼다는 자체에 놀라워하는 이들이 많더군요. 이상규 교수님과 같은 역사학자는 제가 생전에 이런 책을 발행함으로 우리 교단의 바른 역사 정립에 큰 유익을 주었다고 격려하더군요.

최은수 교수: 한국교회사적으로 왜곡되고 간과되고 무시된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류윤욱 목사님이 초지일관하시어 교회사의 정도를 걸어오셨고, 그런 역사를 담대하게 증거하여 주시니 정말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것을 거짓이라 할 수 없고 거짓을 바르다고 할 수 없지요. 김종선 목사님이 더 하실 말씀은 없는지요?

김종선 목사: 한국교회의 원로 중 한 분인 박병식(합신) 목사님이 류 목사님을 인정하시니 제가 감사하고 감동이 컸습니다. 류 목사님께서 이런 분들에 대해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시면 합니다.

류윤욱 목사: 최 교수님은 앞에 계시니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신재철 교수님께 최 교수님을 뵙고 천국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을까요? 제가 낸 책에 추천사를 적어주시고 이번에는 저의 마음을 콕 짚어서 축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신 목사님의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시어 더욱 그랬습니다. 직접 대하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런 교수님이 계시니 한국교회에 기대가 됩니다. 박병식 목사님은 박윤선 목사님의 애제자임을 압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입니다. 고려신학교에서 박윤선 목사님이 떠나신 것은 박윤선 목사님의 제자들이 계속하여 길러지고 배출됨으로 교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박윤선 목사님께 배운 대로 목회에 적용했습니다. 때로는 현실과 차이가 있어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래도 그분의 신학과 신앙이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입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박병식 목사님이 박윤선 목사님의 제자여서 우리는 통하는 사이였다고 봅니다. 부족하지만 신 목사님과 최 교수님 그리고 박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김종선 목사님과 양향모 목사님까지 만나게 되니 참으로 감사가 넘칩니다.

   
▲ 류윤욱 목사님의 장남인 류종근 장로님이 식사대접을 하셨고, 순교자 후손인 양향모 목사의 식사 기도 모습

최은수교수: 류윤욱 목사님이 94세신데 기억력이 탁월하시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순교자 양용근 목사님의 후손인 양향모 목사님이 함께 하셨는데 평소에 가지고 계셨던 의문점이 있었다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향모 목사: 고신교단은 신사참배를 반대한 출옥 성도들에 의해 설립된 교단입니다. 이 문제로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을 기억합니다. 또 다른 순교자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류윤욱 목사: 신사참배가 아닌 공산주의에 순교를 당하신 손양원 목사님은 우리와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다른 경우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보고요. 다만 한상동 목사님과 같이 이 문제로 옥고를 치르고 나오신 분들을 산 순교자라고 칭함을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신 목사님의 글을 통해 자주 읽었는데 참으로 반갑습니다. 순교자의 후손은 참으로 귀합니다. 오늘 함께 와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양향모 목사: 고신교단이 신사참배 반대와 순교자들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면서도 순교하신 양용근 목사님을 고신교단이 언급을 회피한 것은 양용근 목사님이 신사참배는 물론 동방요배까지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 대하여 목사님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류윤욱 목사: 저는 우태숙 선생을 통해 동방요배도 죄라고 배워 그때부터 철저하게 금했습니다. 사실 신사참배나 동방요배는 같은 것입니다. 양용근 목사님께서 동방요배도 반대하여 순교 당하셨다는 설명을 들으니 신사참배를 반대한 선배들에 대해 새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대로 박윤선 목사님의 1949년 초판 주석에는 동방요배(황거요배)가 죄라고 했으나 재판 주석을 내면서 교권주의자들의 압력에 의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부분이 빠졌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양향모 목사: 일단의 교권주의자들이 자신들 중심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신사참배 반대만 부각시키고 신사참배와 동일시 되는 동방요배를 언급하지 않은 점, 동방요배까지 반대하여 옥중에서 순교하신 양용근 목사님에 대한 기념 사업에 소홀 한 점, 그리고 순교자 후손들이 겪는 생활고 등을 돌보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히려 신사참배와 동배요배를 했다가 공개적으로 회개했던 예장통합 측의 교회로부터 순교자의 후손들이 지원을 받은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에 준비되고 있는 교단 역사 서술을 통해 올바른 역사가 제대로 기술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최은수 교수: 연로하신 류윤욱 목사님도 신사참배와 동방요배를 동일 선상에서 보시고 철저하게 자신을 돌아보셨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인위적으로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 역사를 은근슬쩍 간과하거나 왜곡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신재철 박사님과 양향모 목사님이 교단의 역사 서술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계시니 기대를 걸어 볼만 하다고 여겨지네요.

저는 각기 독특한 색채를 가지고 계시는 세 분과 대화하시는 류윤욱 목사님을 뵈니 목사님께서 살아계실 때 주님이 다시 오심으로 죽음을 보지 않고 영광의 주님을 영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신 교수님의 논문을 지도하는 중에 류 목사님에 대한 말씀을 많이 듣고 귀한 분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진즉에 찾아뵈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류윤욱 목사: 신 교수님의 소송에 대한 논문은 고신대학원에서는 박사학위 취득이 어려운 주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소위 한파들이 교권을 행사하거나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를 알고 이상규 교수께서 최 교수님께 보내 지도를 청한 것은 참으로 잘하신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고신교단과 한국교회 역사를 바로 정립하는 일에 우리 최 교수님의 역할이 중했습니다.

최은수교수: 교단을 탈퇴하여 예장 고려 교단을 출범시켰던 석원태 목사가 소송 문제를 이슈화하여 파당을 만들어 분파주의의 길을 갔습니다. 그러나 류윤욱 목사님은 이 문제로 교단을 분열시키지 않으시고 내부에서 계속하여 성경적 소송관을 견지하시려고 노력하셨음을 잘 압니다. 저는 교회사와 교회 정치를 연구하면서 류 목사님과 같은 분에게는 상상 이상의 고난이 있었음을 너무나 압니다.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목사님의 삶이 초지일관이었음을 직감하였지요. 그리고 목사님께서 역사의 질곡 속에서 바른길을 가셨으므로 사필귀정이 생각났던 것입니다. 오늘 독특한 색깔을 가지신 목사님들과 대화하시는 모습을 뵈면서 류윤욱 목사님이 한국교회의 사도 요한이심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류윤욱 목사: 최 교수님을 통해 우리 교단의 역사가 균형이 잡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산적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봅니다. 이상규 교수님은 대단한 학자입니다. 그러나 고신 역사에 있어 민감한 부분을 터치하기 힘이 들었습니다. 단어 하나 구사에 호되게 욕을 본 일도 있습니다. 앞으로 최 교수님께서 신 목사님과 여기 함께 오신 목사님들을 통해 역사가 바로 기술되고 사실과 진실에 근거하여 교훈을 남기는 데 기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최은수 교수: 목사님께서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마쳤으면 합니다. 오늘 힘이 드신 데도 2시간여의 대담을 잘 감당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곁에서 도움을 주신 장남이신 류종근 장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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