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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시안 증오 범죄의 영적 원인들(2)
2021년 04월 08일 (목) 13:33:19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최은수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 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 최은수 교수

첫째로, 반기독교적인 전가심리 때문이다(지난 원고 참고).

둘째로, 반기독교적인 보복심리 때문이다. 필자가 첫 번째로 제기한 ‘전가’ 심리는 성경에 언급된 ‘아사셀 염소’ 즉 스케이프 염소(Scapegoat)와 같이 다른 그룹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말한다. 이제 두 번째 원인인 ‘보복’ 심리에 대하여 언급코자 한다. 미국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이다. 어떤 인종이나 민족이 먼저 들어와서 기득권을 갖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미국은 신대륙의 발견 이후부터 다양한 민족들이 조직적으로 또는 가족 단위로 이주를 했다. 이런 견지에서 미국은 태생부터 유럽의 분위기와 궤를 같이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말은 유럽에서 자행되었던 ‘보복’의 악순환이 신대륙인 미국에서도 거의 그대로 반복되었다는 말이다.

유럽 대륙 전체로 볼 때는 로마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즉 개신교와의 갈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초기 이민자들이자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잉글랜드 출신들은 본토에서 일어났던 로마 가톨릭, 영국 국교회, 그리고 영국 비국교도 즉 주로 청교도들 사이에서 반복되었던 ‘보복’의 경향들이 신대륙에서도 나타났다. 아울러 잉글랜드 청교도의 10% 미만을 차지하던 비주류 청교도들이 신대륙에 먼저 도착하여 기득권을 갖게 되면서 또 다른 보복의 불씨를 잠재하고 있었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오랜 원한 관계도 신대륙에서 ‘보복’의 역사를 이루는 태생적 한계 중 한 요인이 되었다. 결국 이러한 ‘보복’의 역사는 아메리칸 인디언들과의 전쟁, 독립전쟁, 프랑스와의 갈등, 스페인과의 분쟁, 멕시코와의 전쟁, 그리고 미국 남북전쟁에 이르기까지 서로를 죽고 죽이는 ‘보복’의 역사에 길들여지고 익숙하게 되었다.

   
 

미국이 ‘보복을 정당화하고 미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캐릭터’(Character)가 된 데는 구약을 실천의 모델로 삼았던 과격한 청교도주의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찰스 1세를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던 올리버 크롬웰은 자신의 군대인 ‘철기군’을 교회라고 지칭하면서 당시 현존하던 모든 교회들을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유서 깊은 교회당을 마굿간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파괴적이고 과격하였다. 전체 청교도의 10% 미만을 차지했던 비주류이자 소수의 청교도 세력이 정권을 잡고 극단적인 이념을 실현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반발이 크게 제기되었다.

신대륙에서도 이런 갈등은 유사하게 내지는 변형되어 나타났다. 미국의 이런 성격을 보면 흡사 유대교의 영향이 큰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과격한 청교도주의자들과 유대교의 근본주의자들은 이런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의 근본주의적인 복음주의자들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신앙적으로 중요시 여겨서 그 수도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데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였던 것이다. 이런 흐름 때문에 미국이 유대주의의 ‘눈에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사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유대교의 영향도 20세기 이후 확대되어 가던 가운데 착시현상을 일으켰던 것이지, 보다 근본적인 사상적 기초는 호전적인’ ‘비주류청교도주의에서 파생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공연하게 국내외적으로 ‘보복’의 상징처럼 된 미국의 이미지는 기독교 정신이 퇴색하거나 변질된, 타락한 자본주의를 통해 ‘보복’의 지경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 지구촌 사람들에게 익숙한 ‘무역 보복’ ‘보복 관세’ ‘자본 동결’ ‘경제 봉쇄’ 등과 같이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권에 도전하거나 위협이 되는 대상들에게 무차별적 ‘보복’의 총칼을 들이 댄다. 1982623일에 발생한 빈센트 친(Vincent Chin)의 죽음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를 넘어 지금까지도 보복범죄의 전형으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 연료의 효율성을 극대화 한 신차를 출시하면서 대단히 큰 인기를 끌었고, 이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매출 감소 등 경제적으로 굉장한 타격이 되었다. 이런 위기감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의 직원이었던 두 백인이 아시아계인 빈센트 친을 야구 방망이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필자가 앞서 제기했던 첫 번째 원인인 ‘전가’ 심리와 함께 크고 작은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경제적 ‘보복’ 심리가 더해져 귀중한 생명을 사지로 몰았다. 더 큰 문제는 살인을 저지른 두 명의 백인에게 법원이 집행유예와 가벼운 벌금형이 내려졌다는 데 있었다. 이런 사실만 놓고 볼 때, 백인 중심의 미국은 불과 40년 전만해도 아시아인과 같은 소수 인종은 생명의 가치도 보잘 것 없는, 무가치한 존재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번에 드러나고 있는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와 혐오 범죄들은 이런 미국의 상징적인 보복이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일정 기간 동안 그래도 미국에 남아 있던 기독교적인 양심도 세속화의 광란 속에서 방향을 잃어 버린지 오래 되어, 제어장치도 없이 마구 날뛰는 ‘보복’의 망아지들을 길들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기독교 정신의 쇠락으로 일말의 양심도 찾기 힘든 가운데 ‘보복’에 혈안이 된 인간들은 참으로 비겁하게도 ‘노약자’ 와 ‘여성’ 등 약자들을 목표물로 삼아 ‘보복’을 저지르고 있다. 이 모양새는 마치 미국이 약소국들을 대상으로 군사와 경제라는 무기로 위협하는 행위와 너무나도 유사하다. 참으로 덩치값도 못하는 우스운 거인과 같다는 것이다.

아시아인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범죄 행위들을 보면서 세속화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미국이 기독교 정신의 회복을 통한 제어장치를 되찾으면 최선이지만, 만일 세속화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문제들을 양산할 가능이 커 보인다. 물론 법과 정의를 제도화 하고 혐오 범죄를 엄벌하는 것도 시급하고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 정신과 영성이 올바른 흐름 가운데 있지 않고서는 아무리 완벽한 제도를 갖춘다고 할찌라도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반기독교적인 보복심리가 구조화 되고 제도화 된 미국이 심히 불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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