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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아벨의 영성(1)
방동섭 교수의 선교 논단
2021년 04월 07일 (수) 14:34:20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성경을 읽다 보면 이해가 잘 안 되는 말씀이 더러 있다. 사도 베드로도 성경에는 읽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다고 하였다(벧후 3:16). 또 성경의 어떤 내용은 우리가 언뜻 보기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무슨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말씀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기억할 것은 성경 66권 가운데 우리에게 불필요한 말씀은 하나도 없으며 66권 전체가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시는 완전무결한 말씀이라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의미가 없어 보이는 말씀이라도 씹고 또 씹으면 거기에는 세상과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큰 뜻이 숨겨져 있으며 우리 영혼 깊숙이 느껴오는 하나님의 생명의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죽음의 문화

창세기 4:16-24에도 그냥 읽어 가면 무슨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밑줄 칠만한 내용이 별로 없는 그냥 흘러가는 말씀이다. 그러나 깊이 살펴보면 여기에 우리 인생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큰 교훈이 숨겨있다. 이 말씀 속에서 하나님은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와 문화의 단면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룩해야 될 문화의 미래를 보여주신다. 가인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 실패하고 크게 분노하며 동생 아벨을 쳐 죽인 후에, 그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화를 추구하게 된다. 그것은 죽음의 문화이다. 가인과 그의 후손들이 이어 가는 죽음의 문화를 보면서 우리는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그것은 우리 시대에 죽음의 문화가 아니라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라는 주님의 명령이다.

   
 

인간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인간은 한마디로 ‘문화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는 인간은 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동시에 문화를 만들어 가고 전달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성경도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문화적인 존재’로 살 수 있도록 지으셨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시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창1:28)고 하신 것은 인간에게 주신 최초의 사명으로 이것을 우리는 ‘문화적 명령’(cultural mandate)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 땅에서 단순히 생물학적인 종족 번식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다른 피조물과는 달리 독특한 사명이 있다. 그것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사명”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인간과 다른 피조물 사이에 존재하는 섞일 수 없는 독특한 질적 차이라고 본다. 인간이 이 사명을 실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참인간의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문화가 없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다. 문화가 없다면 더이상 공동체는 없다.
 

어떤 문화의 옷을 입을 것인가?

문화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조금 어려운 질문이긴 하지만 문화란 “어느 특정 사회의 구성원들이 일정 기간을 통해 형성하거나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 공유된 사상, 감정, 가치, 행동 양식의 통합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창세기 4장에서 보여주는 가인과 그 후손들이 세워 갔던 공유된 사상, 감정, 가치, 행동 양식의 통합된 체계는 무엇이었는가? 즉, 그들은 어떤 문화의 옷을 입고 있었는가? 우리는 성경을 통해 가인과 그 후손들이 추구하던 문화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린다면 ‘하나님을 떠나는 문화’ 혹은 ‘인간이 스스로 법과 원칙이 되는 자율적 문화였다’고 볼 수 있다. 창세기 4:16절은 이 사실을 단적으로 표현하면서 “가인이 여호와 앞을 떠났다”(Cain went out from the Lord's presence)고 하였다.

따라서 가인이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면 시킬수록 그 결과 가인과 그 후손들은 하나님을 점점 더 멀리 떠나가게 되는 것이다. 본래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문화는 하나님과 함께 사는 문화,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처음 이 세상에 존재할 때는 이 거룩 문화 외에 다른 문화는 없었다. 그러나 가인의 때에 이르러 ‘하나님 없는 문화’ ‘하나님을 떠나는 문화’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21세기의 크리스천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직면한 위기의 원인은 그들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떠나게 하는 문화’의 홍수 속에 포로가 되어 그 영향권 아래 살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대다수의 기독교들은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매일 같이 하나님을 떠나는 ‘죽음의 문화’를 숨 쉬며 그 안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기독교인의 선교의 현장은 바로 하나님을 떠나게 하는 문화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세기의 말씀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처럼 하나님 없는 ‘죽음의 문화’는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이다. 그 문화는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을 받아들이므로 에덴동산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오래되고 낡은 무신론적 문화가 현대인의 옷을 입고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무신론적 거짓 문화를 대항하여 거룩한 문화를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 피 흘리며 싸워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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