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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론’이란 무엇인가?(15)
방동섭 교수의 선교 논단
2021년 01월 08일 (금) 13:54:34 방동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제6장 포스트모던 시대와 선교적 교회

기독교의 공동체성 회복
무엇보다도 먼저, 오늘날의 선교신학은 복음주의적 교회 안에 지나치게 팽배해있는 개인주의적 성격의 기독교를 극복하고 공동체적 기독교의 모습을 가지도록 전해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대로 모더니즘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상징 중에 하나는 개인주의(individualism)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을 개인주의화(individualization) 하려는 시도는 모더니즘이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context)라고 볼 수 있다. 세계의 역사를 살펴볼 때 모더니즘이 이루어온 가장 커다란 사회적 공로는 집단 속에 묻혀있던 개체를 새롭게 발견한 것이라는 점이다. 근대 세계는 한마디로 개인주의적 사회이며, 천부적 권리를 부여받은 자율적 인간으로 이루어진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더니즘 사회에 둥지를 트고 그 안에서 발전해온 복음주의적 기독교도 언제나 개인 구원을 강조하는 선교적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영적 교훈의 적용도 개인적 신앙에 강조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성경의 가르침은 각 사람에게 관심을 주시고 그들을 일일이 구원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를 더듬어 볼 때 20세기에 형성되었던 나치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 등 전체주의 사회가 주었던 무서운 공포는 끊임없이 온갖 형태의 집단주의의 위험성을 말해주면서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사회적 형성을 재촉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프로테스탄트 선교 정책도 개인주의적 신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었고, 개인의 구원을 강조하는 선교 전략은 지나간 일세기 동안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그렇게 해서 세워진 아시아, 아프리카 교회는 공동체적 삶을 강조하는 그들의 전통사회의 컨텍스트에서도 개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근대사회 형성과정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모더니즘이 강조하는 개인중심적 사회는 서서히 붕괴되어 가고, 공동체의 의사에 반하는 개인의 권위적 결정, 자의적 해석에 기초하는 인식론은 배척당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교회가 선교해야 될 선교적 컨텍스트는 확연히 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인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적 개념은 더 중요하게 취급되며, 개인도 공동체 안에서의 개인”(the individual within community)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한 개인이 속해있는 공동체라는 것은 지식을 습득해 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필수적 요소가 되며, 각 개인이 참여하는 공동체는 그들이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인식론적 구조 (a cognitive framework)를 형성하며, 매개체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즉 공동체의 참여는 한 개인에게 가치와 의미를 포함한 자기 정체를 확인시켜주는 방편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복음주의적 교회에서 강조하는 신앙의 형태는 지나치게 사유화되어 있어서 그것을 공동체와 연결시켜 보려는 노력은 심각하게 정체되어 있었다. 제임스 화이트(James E. White)는 “한 개인의 신앙 속에서 철저히 분화된 형태의 신앙(compartmentalized faith)은 세상 여러 부분 가운데 하나, 혹은 서로 관련 없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고립된 여러 경험 가운데 하나로 나타나게 된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여 사유화된 기독교 신앙은 사회 공동체적으로 볼 때 고립되어 있고, 단지 개인의 선택 문제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의 사회 속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기독교 공동체인 교회의 선교적 목표는 더이상 개인주의적 구원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끝날 것이 아니라,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구현되는 거룩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성경 신학적 맥락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처음 인간을 지으실 때 단지 하나의 개체로 이 세상에 존재하도록 하기 위해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관계론적 존재로 만드셨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아서 또 다른 사람을 만들어 지상 위에서 공동체적 삶을 살도록 계획하신 사실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영성적 기독교의 모습 회복
그동안 전통적 기독교 변증학과 복음 제시 방법은 “대상자에게 기독교의 실재성(the reality of Christianity)에 관한 것을 입증하고 설득시키는 데 초점을 모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과학적 이성만능의 세찬 바람에 직면하였던 해왔던 모더니즘 시대의 기독교 공동체가 보다 논리적 설득을 통하여 자기 모습을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기독교’(a rationalistic Christianity)의 모습으로 자신을 각인시키려 했던 선교적 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마치 2세기의 변증가들이 기독교의 진리의 타당성을 당시의 지식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헬라 철학의 개념을 빌려 신앙과 철학의 상관 방법(method of correlation)을 시도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평가해 볼 때, 기독교가 합리주의라는 지적인 도구를 사용하여 치밀한 논리 싸움을 전개하고 과학적인 학문 방법을 동원하여 신학의 발전을 도모한 일은 교회가 반지성적으로 달려가고, 미신적, 주술적 기독교로 몰락해 가는 것을 막아내는데 일면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본다. 그러나 복음주의적 기독교 공동체가 거기에서 만족하고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본다. 이제는 합리주의만을 추구하며 논리 싸움에만 매달리는 기독교의 대응 방식과 수사학적 표현에만 만족해온 기독교는 재평가되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서 있는 프로테스탄트 기독교 공동체 교회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참된 영성적 기독교(a spiritual Christianity)의 모습을 재현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껴야 할 것이다. 이성 만능의 깊은 잠으로부터 깨어나 영적인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현대인에게 기독교는 참된 영성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하며, 또한 그것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는가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렌츠는(Stanley J. Grenz)는 여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기독교 신앙을 이해하고 서술하는 데 있어서 우리는 “신비”라는 개념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한 ”신비“는 이성적인 것에 대해 단지 반이성적인 보완(an irrational complement)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근본적 실재에 대한 이해로서의 ”신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합리성을 추구하는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우리의 복음적 호소를 단지 인간의 지적인 측면에만 제한할 것이 아니다. 복음은 인간 존재의 다른 영역도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의 뉴 에이지 무브먼트를 따르는 추종자들은 과학만능과 이성의 한계 속에 지치고 낙심하여 그 반동으로 사탄적 신영성’(a new spirituality) 추구에 무섭게 빠져들어 가고 있다.

갤럽 조사에 의하면 1978년에서 1984년까지 미국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점성술에 대한 신뢰도가 40퍼센트에서 59퍼센트까지 급속히 성장했던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1987년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조사한 통계는 67퍼센트의 미국인들이 점성술 혹은 운세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약 42퍼센트의 미국 성인들이 죽은 사람의 영혼과 접촉한 적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67퍼센트의 미국 성인들은 초능력과 같은 심령현상을 믿는다고 한다. 환생설을 믿는 미국인도 30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주변은 지금 환생 전성시대라 할 만큼 환생설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거두고 있고, 최면을 통한 전생요법이 정신과적 치료법으로 사용될 정도로 의학에도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 정신과 의사와 함께 전생에 황진이였다는 여인을 TV에 출연시켜 증언을 시키는가 하면, 전생에 부부였다는 아버지와 딸을 출연시켜 볼거리를 만드는 반인륜적 시도가 공공 매스컴을 타고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이렇듯 뉴 에이지 무브먼트의 영향을 받은 서적, 영상 매체들이 매스컴을 타고 급속히 번지면서 문화를 잠식하고 있는 이러한 때가 어떤 면에서 기독교의 새로운 선교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오늘날의 기독교가 참된 영성의 모습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현대인은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참된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복음주의 기독교 공동체는 선교신학과 영성신학의 관련성을 깊게 연구해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한복판에 서 있는 교회는 선교적인 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영적 기아 현장에서 샤머니즘, 점성술, 강신술, 환생설,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부대끼며 영적 만족을 구해 몸부림치고 있는 현대인들에 참된 영성을 가르쳐 주는 공동체로서 존재해야 할 것이다.
 

전인적 구원을 강조하는 선교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기독교 공동체의 선교의 방향은 이원론적(dualistic) 접근이 아니라 전인적인(hollistic) 접근, 즉 육체와 영적인 것을 동시에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모더니즘은 물질과 정신을, 육체와 영적인 것을 이원론적으로 보는 세계관을 견지해왔다. 병을 고칠 때에도 모더니즘의 의학은 육체 자체에만 관심을 둔 치료를 시도함으로 치료의 한계를 직면하게 되었다. 카프라(Fritjof Capra)는 모더니즘의 의학을 평가하면서, “현대 의학은 몸의 작은 부위에 집중함으로써 환자를 한 인간으로 보는 것을 잊어버리고 건강을 기계적인 기능 정도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모더니즘의 의학은 인간을 치료할 때 질병 그 자체에만 관심을 두었고 육체와 동시에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 보는 일에 실패하여 완전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인간을 이원론적으로 보기보다는 통일된 전체로서의 개념으로 보려고 한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향하여 메시지를 선포해야 되는 선교하는 교회로서의 기독교 공동체는 그 선교 목표를 세울 때 이러한 상황적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 영적인 것에만 관심을 두어 인간의 영혼 구원이나 죄 문제 해결에만 힘을 쓰거나, 또는 육체적 질병 해결에만 강조를 두어 신유적인 접근 방식으로 어떻게 해서든지 육체의 질병만을 고치려하는 태도, 그리고 사회구조 및 제도 개선을 통한 사회 경제적 구원에 강조를 두어 인간의 빵만을 해결하려는 한편만의 선교는 지양되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향하여 선교하려는 이 시대의 선교적 교회는 어떤 특정한 요소에만 초점을 모으는 이원론적 경향에서 벗어나 전인적 구원을 향하는 선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인적 구원은 사람의 전체, 즉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 모두를 포함한 치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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