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가

주님!
이 가을 하늘
주님의 가슴
한 켠만 가져다가
오직 길 진리 생명이신 주님을
바다를 먹물 삼아
그 바닥이 드러나도록
기록하고 싶습니다.

주님!
이 가을 공기
주님의 숨결
한 번만 밀봉해서
해 없는 골짜기 생기 잃은 이들에게
새 생명 불어넣는
주님의 입김으로
터트려주고 싶습니다.

주님!
이 가을 단풍잎들
주님의 눈길
한 순간만 거두어다가
내일이 낮 달 같은 이들에게
선하신 보혈의 능력으로
다채롭게
입혀주고 싶습니다.

주님!
이 가을 알곡들
주님의 손길
한 움큼만 곳간에 두고
굶주리고 허기진 이들에게
맛보아 아는
양식으로
퍼내주고 싶습니다.

▲ 정현 시인/ 탄자니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