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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을 포기하신 주님
2018년 12월 20일 (목) 14:07:31 김세권 mungmok@gmail.com

김세권 목사 / Joyful Korean Community Church(Texas, Dallas) 담임

   

▲ 김세권 목사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마태복음 1장 23절)

토익(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시험이 뭔지 대부분 사람은 다 안다. 약소국에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언어를 배우자니 이런 시험도 치고 살았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건, 미국 아이들이 딱히 외국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단 점이었다. 하긴 아람어를 배울 땐, 문법이니 뭐니 하는 걸 나 같은 약소국민이 이해하는 게 더 낫긴 했다. 그거도 뭐 남의 언어를 배워야하는 경험 때문이었으니, ‘자뻑’까지 할 건 없다.

문화일보에서 꼭 뒤져보는 게 있다. 탁월한 유머다. 설교에 활용할 만한 게 많아서다. 속이 쪼매 시원해지는 유머가 있더라.

- 우스 개소리 – (띄어쓰기는 일부러 이케 한거다)

마침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시험이 생겼으니, 이를 일러, TOKIC(Test of Korean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이라 한다. 미국 아해들, 너희들도 이젠 죽었다.

1.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고르시오.

A : 따르릉~~ 거기 통닭집이죠?
B : 네.
A : __________________

(가) 통닭 좀 바꿔 주세요.
(나) 저 통닭 친구인데요.
(다) 거기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라) 통닭 배달되나요?

2. 다음 문장에 펜으로 음절의 높낮이를 표시하시오.

“우리 친구 아이가?”

3. 다음 대화를 잘 듣고 문제에 답하세요.

A : 아저씨, 담배 하나 하고, 콩나물 세 근 주세요.
B : 여기 있수. 담배는 1300원, 콩나물은 한 근에 500원인데.
A : 그냥 달아 놓으세요.
B : 알았수다.

[질문] A는 얼마를 지불했을까?

(가) 2800원
(나) 2300원
(다) 1800원
(라) 0원

4. A와 B는 무슨 관계로 각각 추정되는가?

(가) 건달 / 상인
(나) 경찰 / 용의자
(다) 세무서 직원 / 상인
(라) 단골손님 / 구멍가게 주인

5. 다음 대화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영수 : 라면 몇 개 끓일까?
광수 : 너 ‘내키는 대로’ 해.

[질문] 위에서 ‘내키는 대로’와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은?

(가) 끓는 대로
(나) 꼴사납지 않게
(다) 꼴값 떨지 말고
(라) 하고 싶은 대로

이상이다. 좀 길지만, 너무 시원해서 전문을 다 올렸다. 토플이니 토익이니 준비하면서 이 갈던 시절이 생각나서다. 한국 사람으로 자랑스레 태어난 건 좋은데, 그놈의 영어 때문에 지금까지도 고생한다. 미국이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자녀들 영어공부 열심히 시키는 걸 보면, 다 알만하지 않은가?

언어도 사람도 힘 있는 존재가 따로 있다. 힘 있는 사람은 약한 사람의 상황이나 사정을 잘 모른다. 내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국물도 없단 게 주로 '갑'이 하는 짓거리다. 하긴 오늘날 자칭 ‘을’은 실제로 ‘갑’인 경우가 많으니, 그걸 정확히 나누긴 힘들지도 모르겠다. 말인즉슨 능력이 넘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배려해야 마땅하단 거다.

   
 

나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운전면허증을 땄다. 학원에 가면서도 면허를 쉽게 따지 못하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했더니 이런 말이 돌아왔다. “당신은 학원 안다녀서, 학원 다니면서 안타까워하는 심정으로 면허 시험장에 가는 마음을 이해 못해요.” 아내에게 이런 소리를 했으니 나는 마땅히 회개해야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내가 참 못돼 먹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거기다.

주님은 낮은 곳으로 오시면서, 자신을 낮추셨다. 아니라면 사람의 악한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을 거다. 그분이 나보다 더 고생했으니, 받아들인다는 못된 심리가 복음을 받는 데 사용되다니, ‘헉’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렇긴 해도, 그분이 나를 이해할 만큼, 배려할 만큼 고생하셨다는 건 솔직히 듣기 좋다.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이름은 임마누엘이다. 문제는 그분은 이렇게 오셨는데, 나는 그걸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분이 나와 함께 계셨다, 아니 계셨다 하며 변덕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게 모두 그분 탓이라고 말할 때가 많다. 사실은 전부 나 때문이라는 걸 눈꼽만큼도 인정하지 않는다. 주님은 나와 함께 계시기 위해서, 모든 영화를 포기하셨다. 심지어 나와 같은 몸이 되시기까지 했다. 그분의 오심을 좀 더 치열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분은 ‘갑질’을 포기하셨는데, 나는 어떤지 모르겠다. 주변의 혹시나 있을 수도 있는 ‘을’에게 어떻게 하며 살았는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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