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득 목사 ‘기저귀 발언’ 파문
“우리교단은 아직 여 목사는 어림도 없어. …여자들이 기저귀 차고 강단에 올라가? 안 돼!”
예장 합동측 임태득 총회장이 11월 12일 총신대학교 채플시간에 설교하던 중 소위 ‘기저귀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임 총회장의 발언은 언론을 통해 낱낱이 공개됐고 한국여신학자협회 등 여성단체들은 임 목사의 총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성단체들은 임 총회장이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자 성평등권 침해 및 성차별 혐의로 12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기저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태득 목사

▣ 못 말리는 일부 교계 지도자들
올 한해도 불륜, 횡령, 세습 등 일부 교계 지도자들과 관련한 문제들이 논란이 되었다. 한국교회의 대표적 목회자로 알려진 김홍도 목사(금란교회)가 11월 18일 교회재정 횡령 및 배임 죄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750만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바 있는 지덕 목사(강남제일교회)는 은퇴를 앞두고 후임으로 내세운 아들 지병윤 목사와 함께 교인들로부터 해임을 당했다. 현재 강남제일교회는 교회가 양쪽으로 나뉘어 예배를 드리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연말에는 평화교회 장효희 목사가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도의 오피스텔에서 심야에 추락사해 충격을 던졌다. 그밖에 정릉제일교회 문성남 목사, 중앙성결교회 이복렬 목사,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 CCM 가수 최덕신 집사 등 많은 이들이 불륜의혹을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 교회재정 횡령 배임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김홍도 목사

▣ 열기 오른 ‘청부론’ 논쟁
올 상반기에는 ‘청부론’ 논쟁이 뜨겁게 일어났다. 청부론은 김동호 목사(높은뜻숭의교회)가 <깨끗한 부자>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제기했다. 김 목사는 “돈은 악이 아니다”며 “돈은 정직하게 벌고 하나님의 뜻대로 바로 쓰면 선이 되고 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봉 목사(전 협성대 신약신학 교수)는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에서 청부론자들은 돈에 대한 중립적인 시각을 강조하나 실제로는 돈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 사랑의교회 發 굿뉴스
‘열정의 제자훈련’으로 한국교회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옥한흠 목사(65)가 조기 은퇴를 선언하고 ‘열정의 비전메이커’로 이민목회에 희망을 줬던 오정현 목사(48)에게 목회 리더십을 이양했다. 이는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목회 세습으로 충격을 줬던 한국교회에 귀감이 되는 사건이었다. 옥 목사는 12월 21일 이임예배를 끝으로 은퇴했다.

일명 ‘특새’(특별새벽기도)의 바람도 신선한 뉴스였다. ‘부모의 새벽기도, 자녀의 평생축복’이란 주제로 10월 18일부터 40일 동안 진행한 사랑의교회 새벽기도에는 많게는 7천명의 성도들이 참석해 기도의 불을 지폈다. KBS 2TV, EBS 등 일반언론에서도 ‘새벽기도현상’을 소개했다.

▣ 예장 합동측 ‘은급재단 20억원 사건’
목회자들의 노후를 위해 비축한 예장 합동측 교단의 100억여 원의 은급기금 중 20억 원이라는 거액이 교단에서 보류하기로 한 납골당 사업에 유입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처음 이 사건은 은급재단(당시 이사장 임태득 목사)측이 최춘경 씨라는 개인에게 연리 12%를 적용해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져 ‘20억 대출 사건’으로 불렸다. 그러나 총회 임원들의 경위 조사 결과 단순 대출이 아니라 은급측이 한국불교태고종 극락사를 67억 원에 매입할 것을 예약하면서 예약의 증거금조로 지불한 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 통합 재판국 전원 교체
예장 통합측 총회 사상 처음으로 재판국원 전원이 교체되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9월, 주안장로교회(나겸일 목사)에서 열린 제88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박흥식 장로에 이어 국장에 선임된 황말수 장로 등 재판국원 전체를 허락할 수 없다며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 통합 재판국원 전원이 교체되었던 제88회 총회

 결국 이순 목사가 국장으로 다시 선임되는 등 기존의 국원들 모두가 교체되었다. 이렇듯 총대들의 불신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재판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그 어느 해 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88회 총회에 특별재판국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는 무려 9건에 달했다. 현재 김홍주 목사를 국장으로 한 특별재판국이 설치돼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 고신 총회 소속 학교법인 고려학원 부도
예장 고신측 학교법인 고려학원이 5월 9일 만기가 도래된 어음 5억6천만 원을 결재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로 인해 고신측은 교단역사상 최초의 비상총회 소집,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대대적인 모금운동, 복음병원 3자 인수설 파문, 고신대 전임 총장 중도 하차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며 고신 교단 역사 이래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고신 교단은 최종 부도처리된 고려학원의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서울의 총회회관을 담보로 농협으로부터 100억 원을 대출받아 고려학원에 긴급 지원했다.

▲ 고신측 재단의 부도로 인해 교단 관련 기관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 끝없는 불일치 보수 VS 개혁
사회 각 분야 이슈에 걸쳐 교계의 보혁 갈등 양상이 올해도 되풀이 됐다. 반미감정이 극에 달했던 올해 초, 보수 진영은 ‘반핵반김, 미군철수 반대’ 등을 외치며 시청 앞과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도 찬·반으로 나누어졌다. 한국교회 원로 50여 명은 국익을 위해 이라크에 병력을 파병하라고 촉구했으나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진보진영은 계속해서 파병을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 및 시위를 전개했다. 그밖에 새만금, 부안원전센터 건립 등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교계의 시각도 양분화 되어 나타났다.

▣ CBS 정상화와 첫 사원출신 사장 선임
기독교방송(이사장 예종탁, CBS)은 2003년 6월, 개국 이후 최초로 직원출신 사장을 선임했다. CBS 재단이사회는 6월 5일 이사회를 통해 이정식 전 CBS대구방송본부장을 8대 사장으로 선출했다. 권호경 전 사장과의 갈등으로 파업사태까지 겪었던 CBS는 역대 두 번째 비목회자 출신 사장이자 첫 사원출신 사장인 이정식 사장을 선출함으로써 장기간 파행운영을 마감했다.

▣ ‘독약인가 양약인갗 교회개혁운동 논란
<뉴스앤조이>,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의 단체를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는 교회개혁운동의 방식에 대한 찬반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을 주축으로 벌어지고 있는 교회갱신운동이 개혁인지 교회파괴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터넷상을 비롯해서, 공중파 방송에까지 번져나갔다.

****** 기독교 시각으로 본 사회 분야  이슈

                                                                                                                                                          서대경 기자(seodk94@hanmail.net)

◈ 로또복권 광풍
2003년은 ‘로또’ 광풍에 휩싸인 한 해였다. 특히 100억 원 이상 당첨금을 받은 사람이 8명이나 나오는 등 대박을 좇는 이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반면 로또가 청소년 및 어른들에게 불건전한 경제관, 사행심을 부추길 수 있다는 각계의 우려도 잇따랐다. 특히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로또복권에 대해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망국병으로 치닫는 로또를 반대하는 교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 젊은이들의 性코드 ‘동거’
올 하반기 ‘동거’라는 문화코드가 젊은이들을 강타했다. 동거를 코믹하게 다룬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과거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동거’가 수면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하지만 대중매체에 소개된 동거가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어 왜곡된 성 윤리와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 성적 소수자들의 약진?
동성연애자, 트렌스젠더 등 사회적 약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동성애 소설이 유행처럼 번졌으며, 동성애를 묘사한 국내외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했다. 또 트랜스젠더 연예인 이경은(당시 하리수)씨가 법원으로부터 ‘호적 정정 및 개명허갗를 받아내 사회 안팎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을 지나치게 인권의 측면으로만 바라보려고 하는 사회적 관용은 빗나간 인권지상주의라는 지적을 받았다.

◈ 폐지 일보직전 호주제
호주제 폐지 요구가 그 어느 해보다 거셌다. 무엇보다 참여정부 수립 이후 새롭게 포진한 여성 장관들이 호주제 폐지를 적극 지지해 힘을 더했다.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이 지난 11월 국회에 제출됐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스포츠신문의 여전한 선정주의
올 한 해에도 5대 스포츠신문사들은 앞다투어 자극적이고 퇴폐적인 내용들로 신문을 도배했다. 특히 연예인 누드 열풍을 타고 스포츠신문 1면은 선정적인 사진들의 전시장이 됐다. 또 불법광고, 폭력적 만화 연재 등 스포츠신문이 보여줄 수 있는 온갖 해악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 누룩처럼 번진 폰팅 공해
‘폰팅’ 광고가 홍수를 이뤘다. 서울 시내 주요 도로 및 수도권 주거지역, 상습 정체구역에는 어김없이 폰팅을 알리는 현수막이 등장했다. 주택가에도 폰팅 전단지가 뿌려졌으며 인터넷에도 폰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난립하는 등 온·오프라인에 걸쳐 폰팅이 사회적 공해로 지적됐다.

◈ 신의 영역에 도전한 생명복제
클로네이드사는 올해 초, 5명의 복제아기가 탄생할 것이라고 밝혀 생명복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국내에도 생명복제와 관련한 논란이 가중되었으며, 결국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목적 외에는 인간 체세포 복제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의결됐다.

◈ 사실로 드러난 불법 대선자금
대통령 선거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기업들로부터 불법으로 조성해 사용한 사실이 탄로나 정치권이 소용돌이 쳤다. 이 과정에서 반성보다는 정치공방에 더 골몰하는 정치지도자들의 실상이 유감없이 드러나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