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식 목사 / 칼럼리스트(The Way), <교회와신앙> 객원기자

▲ 양봉식 목사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 본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고방식을 점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고 살기 때문이다.

관찰로 시작하는 생각 시작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박사가 쓴 <생각의 탄생>(에코의 서재)이라는 책이 있다. 사람이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를 레오나르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같은 이들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다. 이 유명인들의 창작 경험을 통해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떻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는지는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3가지의 도구를 통해 창조적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13가지 도구를 보면,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다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처음에는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몸으로 느끼는 관찰을 통해 습득된다. 이 관찰을 통해 얻어진 느낌과 감각을 불러내어 어떤 심상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떠올리는 능력이 형상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해서 만든 생각의 체계들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이 옳다고 여긴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를 때 충돌이 생긴다. 지역과 문화 속에서 만들지는 사고체계들이 공감을 얻을 때 사상이나 여론은 힘을 얻게 된다.

생각으로 얻은 결론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원천이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은 생각의 결론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죽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사고의 출발이 어디서 시작되었겠는가? 그것은 자신이 처한 환경과 관련이 되어 있고 이 사고의 중심은 오감에 기인한 것들이다.

문화와 지역으로 생기는 생각의 차이

생각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생각의 탄생>이라면 <생각의 지도>는 또 다른 생각의 구성을 말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인 리처드 니스벳이 쓴 이 책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사고방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그 차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이 사고방식은 지식의 정보화 함께 문화적 배경을 따라 형성된다. 저자는 과거에는 동서양의 사고방식이 아주 뚜렷했지만 지금은 동서양이 사고의 차이가 점점 통합되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지식의 공유와 문화의 공유가 미디어와 교통의 발달로 인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의 출발은 관찰이다. 이 관찰은 오감을 통해서 시작된다. 감각적인 지식이다. 생각의 창인 오감은 인간의 인식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보느냐, 무엇을 듣느냐, 그리고 무엇을 느끼느냐. 무엇을 맛보느냐, 무슨 냄새를 맡느냐에 따라 생각하고 추론하고 형상화하고 그것을 말하고 행동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일생을 이 오감을 기초로 사고하면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화와 함께 생각체계를 만든다. 그런 점에서 사람의 철학적 배경은 그 사람의 삶을 형성하는 실존이 된다. 이 실존이 사라지면 곧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생각이 멈춰지면 죽음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고 체계는 그 기준이 절대적일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어느 집단, 어느 지역, 어느 문화를 접하느냐 따라 다르다. 자신이 사는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교류하면 쉽게 발견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생각하는 것이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바뀌지 않았을 때 충돌이 일어나고 심하면 다툼이 일어나고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같은 시간대에 사는 사람이라도 보수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진보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 인식의 차이는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배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종교문제에서 절대적 신념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양보하면 죽음으로 여기거나 개종하면 자식이라도 죽이는 일이 벌어진다. 종교적 신념이 아닌 일반적인 문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생각의 차이는 서로가 이해했을 때 갈등이 사라진다.

각자의 생각이 옳은가?

그렇다면 개인의 감각과 지역, 문화를 따라 형성되는 생각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는 모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절대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고 살아도 사회적 공감대를 갖지 않으면 분열과 다툼을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절대적 기준이 되는 생각은 없는 것일까? 현대는 이성과 지성으로 모든 세계를 바라보고 판단한다. 감각을 통해 들어오는 진리를 판단하고 그 가치의 최고의 정점의 철학사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진리의 충돌을 막기 위해 모두를 존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 판단은 매우 현명하고 옳아 보인다. 적어도 인간들의 사고의 총집합에 절대적인 답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말하는 절대 진리 혹은 절대 가치를 가져오는 생각은 인간의 오감에서 기초하지 않았다는 데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 ⓒ양봉식

기독교의 절대 진리,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구원의 길이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진리일까?

인류의 생각의 탄생은 오감으로부터 오지 않았다. 인간의 생각은 하나님으로부터 왔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였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하나님과 연합되어 있었다. 인간의 생각은 하나님의 생각과 일치되어 있었다. 육신의 감각으로 오는 인식들을 그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영의 생각을 따라 이해하고 인식했다.

육신의 현실은 영으로부터 창조되었다. 이것은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영으로 보는 것이지 육으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들의 뱀의 생각을 동의하고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하던 실과를 먹은 뒤에 자신들이 벗을 줄 알고 나뭇잎은 엮어 치마처럼 둘렀다. 앞에서 그들은 벗었음에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음에도 후에 벗을 줄 알고 부끄러워 치마를 입은 것은 모순된 기록처럼 보인다.

일부에서는 죄로 인해 수치스러웠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통일교에서는 성적타락으로 해석해서 피가름의 교리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창세기 2장 25절과 3장 7절의 벌거벗음의 차이는 “눈이 밝아져”로 해석의 열쇠이다. 뱀은 앞서 하와에게 “너희 눈이 밝아져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아담과 하와는 눈이 밝아졌다. “밝아져” 혹은 “열려”라는 히브리어는 “파카흐”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이 단어의 의미는 “감각의 눈이 열리다”라는 뜻이다.

영적 지식을 잃고 육적 지식을 얻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들은 정말로 죽었다. 죽었다는 의미는 영적으로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났으며 영적 죽음에 처한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한 것을 불순종했을 때 그들은 영적 생명을 잃어버리고 양적 죽음을 얻었다. 이것은 영적 눈을 잃어버리고 감각의 눈을 얻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타락은 인간을 육체적 존재로 머물게 했다. 더 이상 사람은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생명 안에 있지 않고 사단의 영적 죽음 안으로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의 지식은 감각을 통해 스스로 지식을 얻는 존재가 되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어떤 계시도 받을 수 없게 된 인간은 스스로 선악을 분별하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타락한 뒤의 인간의 생각이 감각을 따라 시작된 것을 신약에서 바울은 이것은 육의 생각이라고 규정한다. 인간은 영이신 성령님을 좇아 생각할 수 없는 존재였다. 보이고 들리는 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으로 생각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관찰로 시작된 인간의 생각은 통합적 사고를 통해 행동하며 산다. 이것은 동물과 비슷한 삶의 모습이다. 육체가 요구하고 원하는 것을 따라 산다. 동물과 다르다면 언어를 사용하고 사고력이 출중하다는 점이지만 본능적이고 육체적 중심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타락한 존재의 모습니다.

사람은 모든 지식을 감각을 통해 얻게 되었기 때문에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음을 명백히 밝히신다. 그분이 세상과 사람을 보는 방식이 원래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방식이었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신 가운데 신이시며 주 가운데 주시요 크고 능하시며 두려우신 하나님이시라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시며 뇌물을 받지 아니하시고”(신 10:17).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사무엘상 16:7).

“사람은 외모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영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성령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외모로 보는 것은 진실을 볼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적인 지식으로는 진리를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의 본질은 육이 아니라 영이라는 점에서 생각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생각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여기는 것으로 인해 그릇된 길을 갈 수 있다. 성경은 육의 생각을 떠나 영의 생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영의 생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성령님의 생각이며, 성령님의 생각은 곧 하나님의 생각이다. 예수님도 사람을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판단하지 않으셨다. 그분도 성령님의 능력으로 이 땅에서 사역을 하셨고, 하나님의 사고방식과 동일한 생각으로 사셨다.

“자기 제자들을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말하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아노니 당신은 참되시고 진리로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며 아무도 꺼리는 일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심이니이다”(마 22:16).

영의 생각으로 살라

예수님이니까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영의 생각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성령님께 의존되신 삶을 사셨다. 그분은 사람으로 오셨기 때문에 자신의 신성을 통해 일하시지 않으셨다. 시간 속에 들어오셔서 그냥 인성으로 사셨다. 신성을 포기하신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 순복하신 것이다. 예수님 안에는 하나님의 생명이 있었다. 그러나 그분은 세례 요한을 통해 성령님의 능력을 덧입었으며 성령의 능력과 기름부음으로 아버지 일을 하셨다(행 10:38).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되나니 이는 하나님의 법에 굴복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할 수도 없음이라”(롬 8:7).

바울은 거듭난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이 말씀을 하고 있다. 이 말씀은 로마교회 성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거듭난 모든 그리스도인들인 육의 생각이 아닌 영의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예수님 안에 계셨던 성령님을 거듭난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주셨다. 그러므로 이제 새로운 피조물인 하나님의 자녀는 성령님을 따라 영의 생각으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영의 생각으로 살 수 있는가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의 생각에 대한 것을 아주 짧게 언급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그것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동의하고 고백하는데서 시작된다. 신약의 바울의 서신서는 영의 생각으로 살도록 고백하는데 적합하다. 거듭난 뒤에 우리의 위치에 대해 잘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의 생각이란 하나님이 그렇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동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분이 거듭난 이들을 두고 자녀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우리는 “그렇습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라는 고백을 통해 그분의 말씀이 내 생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는 속량하시고 거룩하고 흠이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 그 약속의 말씀을 따라 “그렇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피로 말미암아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의 거룩함으로 거룩하게 되었으며 흠이 없습니다.”라고 시인한다. 그리고 그분의 말씀은 내 생각이 되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분의 말씀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이 그분의 말씀으로 가득할 때, 더 이상 내가 경험한 문화적, 그리고 이성적이거나 지역적 경험을 따라 생각했던 생각을 바르게 분별할 수 있다.

영의 생각으로 사는 것에 대해 나중에 더 나누고자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생각을 멈추고 이제 하나님의 말씀이 내 생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말씀을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