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음악이 적다." 하나님의 이런 바람이 클래식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천재 소녀 작곡가를 내기에 이르렀다. 그 주인공 크리스천 작곡가 양찬미(25)의 네 번째 작곡 피아노 연주회가 5월 중순 비비투(VIVI 2) 갤러리에서 열렸다.

프리랜서이자 현재 Art Space No의 멤버인 양찬미는 갤러리를 가득 메운 열 띤 청중 앞에서 'Finding His Lost Sheep(잃은 양 찾기)', '시 23편' 등 모두 8개의 피아노 시편과 1개의 합주곡('Wind') 등을 열정을 다해 연주했다. 지난 5년간 작곡해온 80여 작품들 중 가장 최근의 곡들이다.

▲ 크리스천 작곡가 양찬미(25)의 네 번째 작곡 피아노 연주회가 열렸다. ⓒ제공 : 양찬미

주희현 목사(아트교회)가 진지하고도 흥미롭게 해설 겸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진행한 연주회에서 8개의 피아노곡은 신약성경의 누가복음 15:4~6, 요한복음 10:1~18, 시편 제 23 편 등, 음악 전체를 성경에 나타난 목자와 양과의 관계를 신선하고도 강렬한 음악적 이미저리로 처리했다. 단순 표제음악이기보다 가히 '표상(表象)음악'이라고 할 만한, 일종의 모음곡(suite, 組曲)이었다. 이날 레퍼토리는 근래 작곡한 순서대로였다.

동생인 양찬양 군의 피아노 찬조독주, 'He(주님)'로 시작된 연주회에서 양찬미는 비록 악풍으로는 고전기에서 낭만기에 달하는 제한된 소재와 미디엄을 사용했지만, 어느 시대에도 묶였다고 할 수 없는 창의적 발상으로 때로는 물 흐르듯 여유롭고 잔잔하게, 때로는 폭발적인 굉음으로, 또 전반적으로는 기획성보다는 즉흥성이 두드러지는 최대한의 악상을 표출해 냈다. 8개의 피아노곡은 모두 작곡가가 직접 암보 연주했다.

성경과의 이런 깊은 연계는 작곡가 자신이 깊은 신앙인인 데다 목회자의 딸이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녀의 아버지는 <교회와신앙>에서 20여년간 기자 활동을 해오면서 국회 골방 기도회 및 개척교회를 돕고 있는 양봉식 목사(53).

양 목사는 야생화가 가득한 꽃밭이 찬미 양 출생시 아내 유선화 사모의 태몽이었다고 소개하는데, 실로 어떤 제약에도 구애받지 않는 듯 맘껏 펼치는 그녀의 악풍은 순수하고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한 포기 야생화라는 인상이 딱 걸맞다. 다만 배워온 음악 미디엄의 제한으로 어떤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뿐. 작곡을 더 배우고 음악 미디엄의 영역을 더 넓히기만 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보일 것임이 분명하다.

최근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골든키 작곡 콩쿠르에서 자신의 작품 God, My God으로 3위를 차지한 뒤 갈라쇼를 마치고 귀국하기도 했다. 또 고 3 때는 미국 인디애나 웨즐리언 대학으로부터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는 입학 제안을 받기도 했다. 또한 영국 왕실 음악원에서도 장학금을 주겠다는 오퍼를 해 왔지만 생활비 부족으로 포기했다는 아픔을 간직한 지가 이제 9년째.

▲ 양찬미의 네 번째 작곡 피아노 연주회에서 찬미앙상블이 연주하고 있다. ⓒ제공 : 양찬미

변주곡의 한 부분 같기도 하면서 총화적인 느낌이 드는 합주곡 'Wind'의 연주에 조인한 클라리네티스트 양송희 ASN 음악감독은 “발랄하고 에너지를 많이 요하는 곡”이라며 “특히 첼로의 미학적인 선율이 두드러진 곡”이라고 말했다. 청중 가운데서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정승용 에스피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음악감독은 “연가곡(連歌曲)처럼 느껴진다.”며 작곡가의 악상이 “맑다.”고 평했다. 함께 합주한 이사라 양은 작곡가의 조카이다.

Wind는 바람으로 흔히 묘사되기도 하는 성령을 암시한다고. 성령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루앟'과 그리스어 '프뉴마'는 모두 영(靈)이라는 뜻과 함께 '바람'의 어의도 지닌다.

양찬미는 거의 1시간 만에 한 작품씩 써내는 다작형(prolific).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냥 음이 떠오르는 대로 받아쓰듯 급하게 적고 완성하는’ 스타일이다. 구축형인 베토벤보다는 모차르트 형인 셈. 암보 역시 ‘손끝으로’ 한단다. 아직 제한된 자료만으로도 무한대로 활용하는 재능을 보이고 있어 더욱 천재성이 돋보인다.

양찬미는 2014년부터 3회의 발표를 했고, 지난해 6월엔 피아노 앨범 '블레싱'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