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식 목사 / 칼럼리스트(The Way), 전 <교회와신앙> 기자

▲ 양봉식 목사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을 지식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말씀을 알아도 그 말씀이 살아나지 못한다. 이유는 말씀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 말씀을 따라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믿음으로 기도하지만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실제로 믿음으로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단은 우리의 경험을 아주 적절하게 이용한다. 믿음으로 기도할 때 사단은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되지 않은 것을 떠오르게 한다.

이것은 우리 무의식에서 응답보다 응답되지 않을 거라는 암시를 주게 하고 실제로 기도를 한 다음에도 전혀 기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하고 난 뒤에도 말씀을 신뢰하기보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더 믿고 거짓된 생각과 상상에 붙들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은 우리의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어두움은 응답되지 않은 기억을 통해 말씀을 왜곡시키거나 약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기도를 할 때 필요한 자세는 신뢰와 집중이다. 그런데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 과거 경험을 통해 무의식에 숨어 있는 의심과 잡다한 생각들이다. 이것은 우리가 대적하고 무시해야 할 것들이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롬 8:31).

기도를 방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상한 감정이다. 감정은 좋은 것들도 있지만 우리 마음을 뒤흔드는 부정적인 것들도 있다. 가령 억울한 일을 당하면 곧바로 마음이 상하게 된다.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되면 분노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것을 억제하면 표출되지 않지만 ‘화’가 마음에 남게 되고 그릇된 판단을 할 수 있는 동기들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영적인 눈과 귀를 멀게 한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일에 막힘을 가져오는 담 쌓는 일이다.

▲ 싹 ⓒ양봉식

우리는 감정에 속지 말아야 한다. 감정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죽이는 유대인들을 향해 “저들의 죄를 용서하소서.”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유대인들이 어둠에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깨닫지 못해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단은 우리가 감정에 속아 쓴 뿌리가 나게 하고 그것으로 자극해서 기도를 하거나 말씀을 읽을 때 살아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그 속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황은 언제나 있다. 그것은 베드로가 보았던 높은 파도와 바람이다. 그것에 주목하게 되면 주님을 놓치게 된다. 이것은 사단이 원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주목하고 그분을 바라보기를 원하신다.

이것이 영으로 사는 방식이다. 영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신비적인 환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너희에게 이른 말은 영이요 생명이라”(요 6:63).

즉 말씀을 붙들고 살 때 영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분의 말씀이 그렇다고 말하며 그 말씀을 신뢰하고 그 말씀을 옳다고 여기고 사는 것이 영으로 사는 것이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정체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아담 안에 있는 것은 모든 저주 아래 산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 안에 산다(골 1:13)는 것은 모든 축복 아래 산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 함께 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순간에 항상 함께 하셨다. 얼마나 큰 위로인가! 우리가 악한 일을 도모할 때도 함께 계셨다. 우리가 슬픔을 당할 때도 함께 계셨다. 우리가 기뻐할 때도 함께 하셨다.

이미 함께 하시는 분에게 함께 해달라고 하는 것은 그분의 말씀을 제대로 믿지 않기 때문이다. 말씀을 살아나게 하는 것은 그 말씀을 믿는 것에서 출발한다. 구원의 원리는 말씀을 들을 때 그 말씀을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다. 이 원리는 신앙의 모든 영역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분이 두려워하지 말고 맡기라고 하셨다면 우리는 먼저 두려워하지 않고 그 다음 맡기는 것을 하면 된다. 그것을 마음으로 믿고 그 다음 “나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또한 주님이 맡기라고 했기에 맡깁니다.”라고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다. 이 원리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보는 것을 믿지 않고 보이지 않는 말씀을 믿는 자이다.

하나님이 옆에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아도 함께 하신다. 어떤 음성이 들리지 않아도 그분은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신다. 말씀을 살아내는 것은 그 말씀을 먹어야 한다. 주님은 “내 말이 거하면 참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 8:31-32)고 하셨다. 제자가 되는 일과 자유케 하는 전제는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는 일이다.

어떤 기도이든 응답을 받고 싶거든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게 해야 한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 15: 7).

이 구절에서 사람들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에 더 주목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말이 거하면”이 먼저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암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우리 안에서 채워지고 살아나게 할 때 그것은 우리 입술을 통해 나가게 되어 있다. 그 때 하나님은 우리의 입술의 고백을 통해 나오는 약속의 말씀으로 일을 행하신다. 그럴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구하는 것마다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곧 그분의 뜻대로 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