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식 목사 / 칼럼리스트(The Way), 전 <교회와신앙> 기자

▲ 양봉식 목사

예수님을 그리스도와 주로 고백하는 사람들 두고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 살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속하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고 이 세상과 동떨어진 별개의 삶을 산다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살지만 이 땅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땅에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방식으로 사는 자가 그리스도인들이다.

복음은 구원의 능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삶을 새로운 차원을 살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막상 복음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그것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해 인류의 모든 죄를 사하셨다는 것과 그 사실을 믿는 것이 복음이다. 그러나 구원의 복음은 단순히 죄사함이 아니라 삶의 전체가 그리스도께 드려진 것이고 더 이상 내가 살지 않고 그리스도가 사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좀더 구체적인 앎이 필요하다.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가 획득하는 권세와 권리가 있다. 이것을 바로 알 때, 비로소 우리는 복음을 통한 삶의 변화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됨의 권세

요한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자녀됨은 하나님의 썩지 않는 말씀으로 된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향해 “아빠 아버지여”(막 14:36)이라고 불렀다. 우리 역시 “아빠 아버지”(롬 8:15)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빠’라는 것은 친밀감을 둔 관계적인 어휘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는 경외감과 공경, 존경을 염두에 둔 어휘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 모두를 가지고 하나님과 함께 하셨다. 이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똑같이 하나님과 자녀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우리를 형제라고 부르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다. 그 이유는 우리가 예수님과 동일한 근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거룩하게 하시는 이와 거룩하게 함을 입은 자들이 다 한 근원에서 난지라 그러므로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히 2:11).

예수님께서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으시고 영적 죽음에서 경험하신 뒤에 다시 하나님의 생명으로 거듭나셨다. 그분은 사람으로서 첫 번째 거듭나신 분이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믿는 자들은 모두 그 안으로 들어갈 뿐 아니라 예수님과 동일한 생명을 소유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동일한 상속을 받을 권리를 부여 받았다. 즉 하나님 나라의 유산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갖게 된 것이다. 바울은 이것을 계시로 알게 된 뒤에 에베소 교회에 성도들에게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이 무엇이며”라고 기도한다. 즉 예수님 안에서 얻은 자녀의 유산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알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됨의 권세와 권리가 주어졌다. 이것은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더 이상 죄의 종으로 사단의 유산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의의 종으로 하나님의 유산을 가지고 사는 것을 말한다. 그 유산이 얼마나 큰지를 알면 알수록 그것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스도 안에 사는 권리

그 다음 주목할 것이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찾아야 한다.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라는 의미를 가진 어구를 서신서에서 적어도 135회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리는 더 이상 아담 안에 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가 우리는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골 1:13).

그리스도인이 속한 위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이다. 이 사실은 실제이며 매우 중요한 선언이다. ‘권세’란 합법적으로 권리를 의미한다. 죄인이었을 때, 사단은 합법적으로 우리는 다스렸다. 그렇지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사람들은 아담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옮겨졌다. 그러므로 흑암이 우리를 다스리는 것을 불법이다. 즉 우리는 흑암과 상관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아담 안에 있을 때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것이 아무 상관이 없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담 안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저주이다. 죄로 인해 발생된 모든 저주는 질병과 약함과 가난과 분열과 다툼과 패악과 폭력과 음란과 모든 악행들이다. 우리는 이 모든 불법과 모든 악으로부터 자유함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님이 누리는 모든 신령한 하늘의 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머리가 되고 우리는 그의 몸이 되었다는 뜻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지체의 권리이다. 우리가 예수님의 지체로 있다는 것은 그의 몸으로 이 땅에서 사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이다. 몸은 머리로부터 다스림을 받으며 몸으로써 그리스도의 삶을 구현하고 나타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수님은 포도나무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위치를 적절하게 설명 하셨다. 가지로써 우리는 원줄기인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오는 모든 것을 공급받고 누리고 나타내며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리스도와 연합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과도 연합된다. 이것은 성령님 안에서 삼위 하나님과 연합된 삶이 포함된다. 하지만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그 안에 거하며 그 안에서 먹고 마시며 산다.

하늘과 땅을 다스릴 권리

아담을 창조한 이유는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창 1:26)였다. 실제로 아담은 새와 동물의 이름을 지으면서 통치권 행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담이 타락하면서 이 모든 권리를 사단에게 넘겨주었다(눅4:6).

예수님은 십자가의 순종을 통해 죽음을 이기시고 다시금 이 모든 것을 되찾아 오셨다. 그리고 그것을 교회에게 즉각적으로 주셨다.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마 28:18).

예수님께서는 합법적으로 되찾은 권리를 자신의 몸인 교회에게 주셨다. 그것은 곧 교회의 전체이자 개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권리이다. 교회는 공동체이면서 개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19-20).

이 구절은 창세기 1장 28절의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왕노릇하는 자가 된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진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죄의 노릇하며 어둠의 하수인으로 살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라고 말씀하신 것의 확증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안에 있는 동일한 하나님의 생명과 성령을 받았다. 성령님은 믿는 자 안에 거할 뿐만 아니라 임재를 통해 예수님에게 주셨던 동일한 기름부음과 능력을 주심으로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그리스도의 일을 하게 된다. 이것은 각 지체의 직분을 따라 사도와 목사와 교사와 복음을 전하는 자로 일을 행하며 각종 은사를 따라 교회를 세우며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가지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았지 조금 나누어 받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망설이지 않고 담대하게 두려움 없이 하나님의 자녀의 삶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눈에 보이는 방식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것을 보이는 것처럼 말하고 행하는 자가 된 것이다.

이것을 두고 바울은 “육신의 생각이 아닌 영의 생각”이라고 표현한다. 영의 생각은 곧 그분의 말씀이다. 말씀이 우리는 다스리고 그것을 해석하고 감화하며 적용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삶을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말은 죽어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경험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권세이자 권리가 된 것이다.

예수 이름을 사용할 권리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의 이름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믿음 때문이다. 베드로는 성전 미문에 앉아 있는 앉은뱅이를 고친 뒤에 예루살렘의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주목하자 “그 이름을 믿으므로 그 이름이 너희가 보고 아는 이 사람을 성하게 하였나니 예수로 말미암아 난 믿음이 너희 모든 사람 앞에서 이같이 완전히 낫게 하였느니라”(행 3:16)라고 말한다.

베드로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승리를 통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자신들 안에 있고 그것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믿음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받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사용한 권리를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요 14:13, 14).

제자들은 오순절이 성령 강림을 통해 예수님이 하신 그의 이름에 대한 권세와 권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그 이름으로 무엇이든 행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공의회가 제자들을 잡아들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의 이름 때문에 능욕 받는 것을 기뻐했다.

바울은 다메섹에서 그리스도를 만난 뒤에 동일한 진리를 알게 되었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끓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2:9).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이름으로 구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바울도 그 이름의 권세를 알고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승리한 것이 무엇이며 그 이름의 주는 의미를 정확하게 계시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 이름을 인정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삶을 얻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이름으로 모이며 이 이름으로 이적을 행하고 이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가며 영광을 돌리는 삶을 산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권세와 권리들이 무엇인지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누리고 고백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