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어거스틴은 그의 <기독교교육 On Christian Doctrine>첫 권에서 세상에 모든 것을 둘로 나누었다. 즐길 대상과 이용할 대상이다. 즐길 대상은 거기서 즐거움과 능력이 나온다. 반면에 이용할 대상은 거기서 즐거움과 능력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주 제한적이라서 그 힘으로 즐길 대상을 얻는데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즐길 대상으로부터 이용할 대상이 계속 나온다. 그래서 즐길 대상을 더 얻어 참으로 행복하게 한다.

사람들의 문제는 즐길 대상을 즐기지 못하는데 있다. 유일하게 즐길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뿐이다. 하나님을 즐길 대상으로 보면 너무 불경스러운가? 그분은 오로지 섬길 대상인가? 이런 생각이 하나님을 즐기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소요리문답에도 있듯이 하나님을 즐겨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말 번역은 원어의 즐긴다는 말을 감히 그대로 못쓰고 “즐거워한다.”로 번역했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정말로 즐길 대상이다. 장난감이나 맛있는 것들은 이용할 대상이다. 그런 것들은 모두 부모로부터 나온다. 그들은 절대로 부모 역할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들이 주는 즐거움은 한계가 있다. 부모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 단지 부모의 품안에만 있어도 안정과 행복이 있다. 아이들은 그걸 잘 알기에 이용할 대상을 접하면서도 항상 부모가 옆에 있는지를 확인한다. 없으면 부모부터 찾아 나선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러지 않는다. 영혼의 부모요 보호자인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 신자들도 말로만 그러지 실제의 삶에서는 별로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는다. 의식하지도 않으니 의지하기는 더욱 안 된다. 신자이지만 육신뿐인 아담으로 산다. 그러니 무슨 영적능력이 나오겠는가. 하나님을 믿어도 별 관심이 없다. 생명을 주고 삶의 능력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는 게 없다. 문제가 생겨야만 하나님을 찾지만 그때뿐이다.

이런 글을 써서 경각심을 일으켜도 건성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이용할 대상에만 모든 관심을 다 모은다. 그것이 기쁨과 슬픔과 교만과 절망의 이유이다. 그러니까 기도는 단지 이용할 대상 더 달라는 것이다. 교회 나가는 목적도 이용할 대상 더 얻고 육신의 보호를 받는 것이다. 그보다 상위개념으로 눈을 돌려보라. 천국을 바라보라. 거기 다 있다. 아예 이용할 대상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 만족이 속에서부터 솟아나온다.

“하나님은 한 번 말씀하시고 다시 말씀하시되 사람은 관심이 없도다.”(욥33:14) 아무리 자신과 영원에 속한 모든 것을 주시려고 해도 인간은 관심이 없다. 하나님 말씀이다.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6:6) 다윗처럼 인생성공하려면 그의 마음을 내것으로 하라.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하나님은 나보다 더 내게 가까우시니 찾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