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신앙> : 김정언 기자 】 조셉 스미스의 몰몬교(후기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 LDS)가 지난 11월초 동성애 커플들을 '배도자'라 부르면서 그 자녀들에게 침례를 줄 수 없다고 선언하자, 이에 반발한 동성애 지지자들이 몰몬교에서 대거 탈퇴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본부를 두고 있는 몰몬교는 11월 5일 "동성관계로 살고 있는 부모의 친자녀나 입양자녀는 해당 커플이 결혼을 했든 동거하든, 침례명과 축복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을 채택해 핸드북에 추가했다.

동성애와 관련 몰몬교 본부의 수장 오피스는 교지를 통해 "계시된 교리는 분명히, 가정은 본질과 목적에 있어 영원하다고 명시했습니다. 우리는 어른들과 자녀들 모두의 복지를 위해 이 관점 위에서 행동할 의무가 있습니다. 새로 추가된 핸드북 조항들이 확인해 준 바에 의하면 동성혼이나 그와 비슷한 관계를 맺은 어른들은 교회의 치리를 정당화하는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다.

나아가 몰몬교 지도층은 동성혼을 몰몬 신앙에 대한 포기로 간주하여 치리와 출교에 처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 몰몬교도들은 몰몬교회의 치리(治理, discipline)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 몰몬교 본부 신전 앞에서 시위하는 몰몬교 동성애자들 ⓒnymag.com

동성애를 지지하는 몰몬교도들은 본부 신전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지난 11월 14일 수천명이 몰몬교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몰몬교(LDS) 집단 탈퇴'라는 자체 명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이들은 몰몬교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에 대한 차별은 잘못이라는 그들의 목청에 몰몬교단 측이 귀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11월 14일 현재 몰몬교를 떠나기로 작심한 사람들은 2000여명. 그에 비해 몰몬교 본부 신전 앞에서 항의하려고 모여든 시위대는 수백 명 내지 1000여명에 그쳤다. 탈퇴를 위해 줄을 선 이들은 교단본부의 결정이 가족에게 차별적이고 해롭다고 주장했다. '사랑, 평등, 가정과 관용을 위한 유타 시위'란 주제의 비슷한 시위가 오는 11월 21일로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몇 명이나 몰몬교를 떠나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이번의 이탈은 동성애가 주된 요인이지만, 몰몬교 지도층이 교주 조셉 스미스와 초기 역대 수장들이 견지했던 일부다처제 등 일부 기존 몰몬교의 교리를 변경하자 이에 반발해 대규모 이탈이 있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시위대의 한 명은 "몰몬교를 떠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다."면서 "그런 결심을 하는 데만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깊이 생각해야 하고 가볍게 다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그리스도 중심적인 정책이 아니라 본부 고위층 사람들의 정책이고 견해이고 편견이며 이 결정이 가족들에게 장기간 동안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몰몬교 본부 측 에릭 호킨스 대변인은 "우리는 아무도 교회를 떠나는 걸 보기 원치 않는다."며 "특히 삶의 여러 국면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들 말이다."라고 말했다. 몰몬교 본부는 외부 언론이나 각종 미디어에 대해 극히 반응이 민감한 편이다. 그들은 교도들이 그런 보도나 해석에 흔들리지 않기를 희구하곤 한다.

몰몬교는 올해초 동성애자들을 주택정책이나 고용상의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몰몬 지도층은 성생활은 오로지 결혼한 커플 사이에만 가능하다며 따라서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몰몬교는 지난 1968년부터 동성애를 출교 처벌에 해당하는 죄목으로 규정해 왔다. 몰몬교 자체 주장에 따르면 그들은 동성에 대한 성적 매력 자체를 죄로 간주하지 않으나 그 매력에 끌려 행동할 때 비로소 죄로 본다. 이러한 발상은 일부 기독교 심리학자들의 견해와도 같다. 과연 '행동'이란 것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모호한 대목이다. 반면 성경은 음란의 동기까지도 간음으로 본다(마태복음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