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fma2.com)

▲ 김기홍 목사

제대로 된 목회는 누구건 자기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신학교 다닐 때는 “저 사람이 목회 잘 할 것 같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선 정직하고 똑똑하고 말을 잘 한다. 거기다가 인상도 좋다. 의지도 강하다. 그러면 세상에서는 앞서 나갈 자질이 된다. 목회에서도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목회는 영적활동이기에 그런 인간적인 훌륭함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아니, 인간적으로 약한 점이 많아도 오히려 목회 잘 하는 것을 많이 본다. 자기가 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움으로 그 약함을 극복할 뿐 아니라 그 이상의 목회자로서의 실력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남보다 매사에 탁월하게 타고난 사람은 하나님보다 자기 실력을 의지하기 쉽다. 인물 자신이 있는 사람, 노래 잘 하는 사람, 언변 좋은 사람, 수완 좋고 돈 잘 버는 사람, 행정 잘 하는 사람, 똑똑한 사람, 정치 잘 하는 사람, 모두 자신의 잘하는 것을 의지 안 할 수 없다. 하나님 의지하기 전에 세상적 탁월함만을 더욱 발전을 시켜나간다. 목회도 그렇게 한다. 반면에 아무런 탁월한 게 없는 사람은 그냥 기가 죽어서 아무 힘도 발휘 못한다. 이 둘 다 문제이다. 자기 힘으로 목회를 하려는 목사나 자기가 실력이 없다고 움츠려 있는 목사나 모두가 불신앙이다. 신앙은 순전히 하나님 의지하는 것이다. 자기 강함 의지하거나 약함에 눌리는 게 아니다.

영적 리더십은 두 가지로 일어난다. 첫째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정체를 확인하는 것이다. 육신적 약함이나 상황의 어려움에 눌리는 게 아니다. 우리 육신은 언제나 무겁다. 상황도 항상 힘들다. 그걸 무시하라는 게 아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먼저 그리스도가 새롭게 하신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주장해야 한다. 둘째는 그러면서 새로운 내 자신이 성장하게 해야 한다.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격려한다. 내 자아가 옛사람 육신의 말을 듣고 낙심할 게 아니다. 새롭게 된 자아를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격려해야 한다. 그러면 상황을 극복할 힘이 일어나며 그렇게 자신을 능력자로 키울 수 있다. 다윗이 막막한 광야에서 자신을 용사로 키우는 것과 같다.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이 다 그러했다. 처음부터 금테 두르고 나온 사람은 없다. 연약한 사람들이다. 요셉은 형들의 잘못을 고자질 했다. 다윗은 막내로서 부모로부터 받을 게 아무 것도 없었다. 다니엘은 포로로 끌려간 하류층이었다. 약점이 있으면 거기 눌려 늘 원망하고 그러니까 더욱 그 약점이 강화되고 고착되는 게 일반 사람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은 약점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만 의지한다. 그래서 하나님 전체를 누린다. 바울은 자랑할 게 많은 사람이지만 그것들을 의지할까 두려워 자기 약한 것만 자랑했다. 그래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니까 약함이 극복되고 인간적 장점도 기름부음을 받아 영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영적리더십의 토대이다.

목회 현장도 그렇다. 누구나 큰 교회 좋은 교회를 원하고 그런데 부임하고 싶어 한다. 세상 기준으로는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우선 크고 좋은 것들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한다. 어찌보면 그것들이 하나님인 셈이다. 우상숭배 아닌가! 다윗은 이 점에서 분명했다. 그의 고백을 들어보라. “여호와여 위대하심과 권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다 주께 속하였사오니 천지에 있는 것이 다 주의 것이로소이다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 부와 귀가 주께로 말미암고 또 주는 만물의 주재가 되사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사오니 모든 사람을 크게 하심과 강하게 하심이 주의 손에 있나이다.”(대상29:11-12)

이 말씀이 그냥 정신적인 고백인가? 아니, 아주 구체적 실체이다. 그 힘으로 다윗은 일어나 위대하게 되었다. 잘 안 믿어져도 계속 말씀을 마음에 품고 주장하면 믿음이 일어난다. 그의 정체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한 존재이다. 그 하나님의 힘으로 상황을 극복한다. 그럼으로써 참 실력자로 성장한다. 이것이 영적 리더십이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훌륭한 게 아니다. 아무런 특별한 게 없어도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특별해지고 계속 특별하게 만들어진다. 믿음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목회도 그렇다. 세상것 없어도 하나님 의지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목회자이다. 계속 그 하나님을 의지하여 목회함으로 훌륭한 목회자로 성장한다. 영적 리더십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