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Faith목회아카데미 학장(cafe.naver.com/fmacademy2)

▲ 김기홍 목사

은퇴를 했지만 그냥 아무 일도 안 하고 죽는 날까지 보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속히 전국구로 뛰고 싶었다.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가 안 되어 좌절하고 있는가! 목회가 안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약한 내 힘으로 하려니까 그렇다. 목회는 인간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하나님의 도움으로만 된다.
혹시 교인이 많이 모인다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도 아니다.

종교개혁자들은 말씀이 바로 증거 되고 성례가 올바로 시행되어야 제대로 된 교회라고 하였다. 당시는 가톨릭과 구분되기 위해서 그랬다. 가톨릭은 의식에만 집중하는데 교황 마음대로 의미를 붙인다. 성만찬도 옳지 않게 이해한다. 신부가 기도하고 나면 예수의 피와 살로 변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식인종처럼 먹은 예수의 피와 살이 우리를 깨끗케 한다고 가르친다.

오늘날 올바른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가? 복음이 바로 들려지고 그 복음의 힘으로 살도록 훈련시켜야 올바른 교회이다. 하지만 오늘날 복음은 설교에서 들려지지 않는다. 긍정의 힘이 가르쳐지지만 하늘의 힘은 없다. 적극적으로 생각하도록 훈련하지만 영적권세는 없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교묘한 사탕발림으로 감동을 주어도 예수가 나를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피상적으로밖에 말하지 않는다. 힘을 다해 가난한 사람 약자들을 위해서 희생하라고도 한다. 자신부터 늘 좌절하고 넘어지는데 무슨 힘이 있어 남을 돕겠는가? 혹시 선행을 하더라도 그것이 내 육신의 약함과 죄를 벗어나게 하는가? 영적 존재로 만들어 영생을 주는가? 예수가 해주신 일로 나는 하나님의 가족이 되고 하나님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음을 알려주는가?

예수 힘으로 사는 게 아니라 인간인 내 힘으로 경건하고 내 힘으로 예배하고 봉사하게 한다. 예수를 믿어 그를 모셔 들였으면 그를 의지하고 그의 도움으로만 살아야 한다. 하나님을 무슨 이방신 섬기듯 헌금내고 경배해서 그 대가로 복을 받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아무리 큰일을 해도 그건 단지 육신뿐이니 그 무엇을 하나님이 받으시겠는가! 세상의 위대한 왕과 무엇이 다른가?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었지만 자기 힘으로 율법을 지키다가 바리새인들만 만들었다. 설교자가 자기 힘으로 반듯하게 산 것을 가르치면서 교인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르게 만든다. 자기 힘으로 훌륭한 것이 바리새인이다. 자기 힘으로 정직하게 선하게 살아도 하나님 앞에서는 단지 육신일 뿐이다. 바리새인들이 자기 힘으로 훌륭하게 사는 걸 잘 했다. 그러나 자기도 천국에 못 들어가고 남도 못 들어가게 오도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교회는 양극화되었다. 큰 교회는 점점 더 커지고 작은 교회는 점점 더 작아진다. 큰 교회는 사람의 물결에 휩쓸려 들어가고 나가면서 신자는 군중으로 변해 버렸다. 예배는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감상으로 찬송도 안 하고 헌금궤에 넣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헌신이나 봉사는 거의가 목사들과 소수의 사람들만 했다. 정확하게 한 시간 동안 밀려들어갔다 나오면 예배가 마쳐지고 다시 한 주일 세상 사람들과 별 다름 없이 보낸다. 그렇게 10년 20년 지나면 나이만 늙어갔다.? 무슨 지도를 받았고 봉사를 했는가? 주의 몸으로부터 무엇을 받아냈으며 무엇을 드렸는가? 군중 속에서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 교역자가 장로가 나를 알기나 하는가? 누구를 영적 가족이라 생각하는가? 수만 명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큰 교회 목회자들은 자기 교회를 외형적으로 유지하느라 방법에 치우치는 이들이 많다.

반면 작은 교회는 더욱 작아만 진다. 복음의 권능을 모르면 목회를 외형적 방법으로만 본다. 작은 교회는 돈도 사람도 부족하다. 건물 크고 교인 많은 교회들과만 비교하다 보니 마음도 의식도 작아질 대로 작아졌다. 그러니 와서 배우는 교인들 역시 그렇게 된다. 교인은 오지 않고 어쩌다 오면 나온다 안 나온다 속을 썩인다. 교회 유지할 돈이 없으니 항상 쪼들린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품위는커녕 가정생활도 유지되지 않는다. 자신부터 구원의 능력을 적용 못하면서 어떻게 좋으신 하나님을 전파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사람 자체가 점점 졸아드니 목회도 그렇다. 다른 직업을 택하려니 용기가 안 난다. 그러니 삶 자체가 사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복음을 말해주면 공감이 안 된다. 적극적 사고라 생각한다. 혹시 기쁨과 용기를 얻어도 그때뿐이다. 곧 다시 현실에 눌리고 만다. 정말로 변화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