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광수 목사의 다락방 전도총회 측을 영입한 예장개혁(전도, 총회장 서금석 목사)을 탈퇴해 대한예수교장로회 개신총회(예장개신)를 창립하던 날 총회장으로 선출된 박용 목사(순적한교회)가 취임사에서 “뼈아프게 반성한다.”면서 “다락방을 신학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아니다.”고 전제한 후 “한국교회의 평가에 대해 존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총회장은 또 구 전도총회를 영입할 당시에는 총회를 해체하면서 개신대학원대학교에서 신학적 지도를 받겠다고 했던 약속에 대해 “암묵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던 것이다.”고 덧붙였다.

▲ 예장개신 총회장 박용 목사      Ⓒ<교회와신앙>

예장개혁(전도) 소속이었던 경기1노회(노회장 김순모 목사)가 작년 12월 16일(화) 목양교회에서 임시노회를 갖고 ‘구 다락방 전도총회 측과 모든 교류 단절’과 ‘개혁총회 탈퇴’를 결의했다. 개신대학원대학교(개신대) 조성헌 총장과 교수일동도 12월 18일(목)에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다락방 측과 모든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그리고 1월 12일(월) 오후 2시 종암중앙교회(담임 조성환 목사)에서 교단을 창립한 것. 박 총회장은 다락방 전도 측은 물론 예장개혁(전도)과도 ‘정치적 단절’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용 총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당초 경기1노회가 탈퇴와 관계단절을 선언하면서 ‘성명서’를 통해 밝혔던 류광수 다락방 전도총회 측에 대한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당시 성명서에 따르면 “2011년 저희 총회는 당시 한국교회 내에서 이단정죄를 당하여 어려움을 당하고 있던 전도총회(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영입하였습니다. 저희 노회는 총회의 영입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와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의 류광수 목사에 대한 이단해제결의를 존중하였습니다.”고 고백했었다.

다만 “우리 개혁교단이 영입한 다락방 전도총회는 우리 교단의 노력과 한기총의 이단해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의 대다수의 한국 교계 내에서 이단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교단과 한기총의 이단해제결의를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인정하지 않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고 이단문제에는 냉혹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토로했었다.

노회의 탈퇴 및 교류단절을 밝히는 성명은 앞의 ‘이단해제존중’에 무게가 실렸다면, 교단 창립에 따른 박용 총회장의 입장은 성명 뒤쪽 문장인 ‘한국교회의 불인정’으로 중심이 옮겨진 셈이다. 박 총회장은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존중하는 쪽으로 교단 정체성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 예장개신 총회원(위)과 임원들(아래) Ⓒ<교회와신앙>

새로 창립된 예장개신은 개신대가 중심이다. 창립준비위원장 김순모 목사는 인사말에서 “개신대학원대학교와 함께 하는 총회를 표방합니다.”고 선언하고, “개신대학원대학교는 개혁교단의 모체이며 개신총회의 모체입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신대는 사실상 중암중앙교회가 운영하는 신학교이다. 예장개혁 안에 있을 때도 직영신학이 아닌 인준관계였다. 문제는 이번 교단 창립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그 막후에는 한기총 명예회장이자 종암중앙교회 원로목사이자 개신대의 이사장 조경대 목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종암중앙교회 담임인 조성환 목사와 개신대 조성헌 총장은 모두 조경대 목사의 아들이다. 조경대 목사는 최근 개신대 이사장을 사임했고 아들 조성환 목사가 뒤를 잇게 되었다.

▲ 환영인사를 하는 조성환 목사(왼쪽) 축사를 할 조성헌 총장(오른쪽) Ⓒ<교회와신앙>

예장개혁이라는 이름을 쓰는 교단들이 여럿 있다. 그 교단들이 분열의 아픔을 겪은 직간접 원인은 바로 조경대 목사와 개신대에 얽히는 경우가 많았다. 2009년 박윤식 목사에 대한 신학검증 파동과 2011년 류광수 다락방 전도총회 측 영입 파동이 특히 그렇다.

2009년에 ‘박윤식 씨는 신학적으로 건전하다’고 발표한 개신대학원대학교 기독교신학위원회(위원장 나용화 교수)의 보고서가 교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개신대의 조경대 이사장이 개혁측 교단지인 <개혁공보> 2010년 2월 16일자에 ‘전국교회에 드리는 글’을 통해 박윤식 씨(평강제일교회 원로)에 대해 “명확하고 명료하게 이단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나용화 교수는 개신대 총장으로 있을 때 류광수 목사의 신학사상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현재는 류광수 측의 렘넌트신학원 교수로 가 있다.

이와 관련 경기1노회 관계자가 “평강제일교회 허입문제와 박윤식 원로목사에 대한 명예박사학위를 추진했던 사건 등으로 인해 개혁주의신학에 투철한 개신대학원대학교 교수들이 한국복음주의신학회에서 회원권이 정지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아픔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뉴스파워>가 최근에 보도하기도 했다. ( 원문 기사 보기 )

따라서 이런 태생적 배경을 가진 예장개신은 일선에서 물러난 조경대 목사 대신 전진 배치된 두 아들 조성환 목사(종암중앙교회 담임, 개신대 이사장)와 조성헌 목사(개신대 총장)의 역할감당 여부에 따라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잠재될 수밖에 없다. 또 그동안 한국교회를 혼란케 한 조경대 목사가 총회장 박용 목사(순적한교회)의 고백처럼 진정성 있는 ‘뼈아픈 반성’의 모습을 차제에 보여주지 않는다면 예장개신 총회가 한국교회의 일원으로 신뢰를 얻기까지 적지 않은 시련을 겪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