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이단해제재론’의 당사자인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과 관련하여 연말에 시선을 끄는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휘선문화재단이 박윤식 목사 저서 주제들로 세미나를 여는 것.

휘선(暉宣)은 박윤식 목사의 호이며, 휘선문화재단은 평강성서유물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평강제일교회에서는 휘선문화재단을 “기독교인이 주축이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이라면서 교회의 ‘부속시설’로 소개하고 있다.

박윤식 목사는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등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었다. 2013년 12월 홍재철 목사 체제의 한기총이 ‘이단해제’를 결의했다. 그러나 한기총은 다락방 류광수 목사 이단해제결의와 이 박윤식 목사 이단해제결의로 교계에서 연합기관으로서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홍재철 목사는 원래 소속교단인 예장합동을 떠나 새로 교단을 창립했고 평강제일교회는 이에 가담했다. 예장합동은 한기총 탈퇴 결의를 단행했고, 새 대표회장이 된 이영훈 목사는 지난 11월에 ‘이단해제재론’으로 국면돌파에 나섰다. 그러나 여론은 냉담하다.

이번 세미나는 이런 교계 상황에는 그리 개의치 않는 듯 휘선문화재단 이사장 명의로 배포된 초청장에는 알 듯 모를 듯 묘한 문장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드러난 역사는 드러나지 않은 역사를 위해 존재하며 드러나지 않은 역사는 드러난 역사를 발판삼아 정반합 구조로 점진적으로 발전합니다. 성경 속에 감추인 구속의 비밀을, 또 이념논쟁으로 가려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밝히고자 세미나를 개최하오니...... ”

▲ 휘선문화재단의 세미나 초청장

세부 프로그램을 보면 오는 12월 18일(목)과 19일(금) 양일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성경의 구속사(救贖史)와 대한민국 근현대사 세미나’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세미나 주제는 ‘성경의 구속사’와 ‘대한민국 근현대사’이며 내용은 ‘아담 족보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와 ‘노아 족보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 그리고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역사적 사실의 위력’이다.

책자 및 중식 제공과 함께 역사탐방으로 박물관과 경교장과 경희궁도 돌아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초청대상은 ‘목회자와 장로님, 교장님, 교감님,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의 좌석이 272석인만큼 이틀이나 진행하자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 서울역사박물관 강당 대관 내역

이 세미나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경 속에 감추인 구속의 비밀’을 밝히는 부분은 ‘성경의 구속사’ 즉 ‘아담 족보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와 ‘노아 족보의 역사성에 대한 연구’이고, ‘이념논쟁으로 가려진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밝히는 부분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역사적 사실의 위력’인데, 이 두 가지가 박윤식 목사의 저서들과 밀접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먼저, ‘구속사’. 박윤식 목사는 2007년에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 속에서 본 창세기의 족보>를 필두로 소위 <구속사 시리즈>라는 책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바로 첫 책 <창세기의 족보>에서 ‘아담 족보’와 ‘노아 족보’는 박윤식 식의 구속사 시리즈 입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대한민국 근현대사’. 역시 박윤식 목사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1권에서 4권까지 시리즈로 낸 바 있다. 1권은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2권은 1948년 제주 4.3사건을 다루고 있다. 3권은 여수 14연대 반란(여수 순천 사건), 4권은 잊을 수 없는 6․25전쟁을 내용으로 한다. 

▲ 박윤식 목사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

위 두 시리즈는 모두 ‘도서출판 휘선’에서 출판했다. 특히 <대한민국 근현대사> 시리즈는 10억 원을 투자해 군부대, 소방본부, 병무청, 보훈청, 등 국가 기관에 책자를 무상으로 보급해온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번 세미나와 관련 서울역사박물관에는 ‘근현대사 및 구속사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대관신청이 되어 있고, 평강제일교회 홈페이지에 있는 구속사 시리즈라는 메뉴에 들어가 보면 ‘성경의 구속사’라는 제목과 안내만 장황하게 있을 뿐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 평강제일교회 홈페이지의 세미나 안내

아무튼 휘선문화재단이 ‘한 분 밖에 없는 소중한 당신을 초청’ 하고 있는 ‘성경의 구속사(救贖史)와 대한민국 근현대사 세미나’는 당일 강사가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는 모르겠지만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의 저서와 관련된 주제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