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예장통합 분당 아름다운교회 원로

많은 교회에 갈등이 있다. 갈등은 항상 인간관계에서 나온다. 목사의 리더십에 반항하는 것이다. 목사들은 말한다. “나는 진실하게 오직 교회만을 위해서 일한다. 우리교회에서 나만큼 교회 일 잘 알고 많이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정말 그렇긴 하다. 그리고 늘 나오는 말이 있다. 특정 장로가 괴롭힌다. 질 나쁜 교인이 있다. 주의 종에게 순종하지 않는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러 경우를 오래 살펴본 결과 한 가지 원리를 발견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언제나 목사가 있다. 다시 말하면 목사가 갈등의 이유이다. 대부분 갈등의 원인은 운영이 민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민주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목사건 교인 중 강한 사람이건 누구건 자기 뜻대로 결정을 내리고 진행하려면 갈등이 일어난다.

교인들은 누구나 목회에 관한한 목사의 권위를 인정한다. 하지만 교회 운영은 자신들도 참여하기를 바란다. 많은 교회에서 목사가 마음대로 재정과 행정을 집행한다. 교인들은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를 모른다. 지금까지 그렇게 교회를 운영해 온 목사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사회가 민주화가 되면서 목사의 그러한 독주는 점점 더 저항을 맞게 된다.

내 자신도 교수 노릇하다가 목회를 하면서 내 마음대로 예산이나 인사나 행정을 했다. 당회나 제직회에는 나중에 통고하거나 설명을 했다. 그리고 나를 지지하는 세력을 옆에 두고 싶어 했다. 듣자하니 어느 교회는 담임 목사를 위한 친위대가 50명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담임목사가 무슨 일을 하건 상관없는 경호원들이다. 또한 개척할 때 도와달라고 형제들이나 친척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이 모두는 한 마디로 사람을 의지하는 인본주의 방법이다. 정말로 하나님을 믿는다면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운영해야 한다. 가족이 돕는다면 어떻게 공평한 운영이 되겠는가! 또한 가족이 주도권을 잡고 있으면 누가 그 밑에서 신앙생활 하겠는가! 이런 유혹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라. 고통이 오면 감사히 받으라. 목사에게 따지고 반항하는 사람이 어디나 있다. 그러나 목사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내 말 잘 듣는 사람만 데리고 목회하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면 내 편 반대편으로 나누기가 쉽다. 그러면 교회는 언제 여당 야당으로 나뉜다. 모두가 내 편으로 삼아야 한다. 모두 주의 양이요 동시에 내 양이다. 자꾸 덤비고 찔러도 내가 내 편으로 품어야 한다. 그러면 교회에 파가 갈리지 않는다. 가족이나 친한 사람과만 가까이 하면 교회는 성장하지 않는다.

어느 목사는 개척 후 얼마 안 되어 자기 형을 장로로 만들었다. 또 다른 목사는 교회는 부흥되지 않고 당회는 구성해야겠기에 자기 부인을 장로로 만들었다. 그렇게 하면 절대로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다. 누구든 개척 시부터 가족이나 친척을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 잠시 쉬운 길을 택하지만 그 이후는 영영 교회가 성장하지 않는다.

우선 누가 그런 교회에 가겠는가! 공평하지 않은 목사를 누가 자기 영혼의 아버지로 삼겠는가! 신앙적으로도 하나님을 의지해야지 인간을 의지한다면 스스로 자신의 목회가 어떤 것인지 선포하는 행동이다. 가장 강하고 가장 잘되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하고 씨름하는 일이다. 야곱이 죽음을 앞두고 깨달은 방법이다. 세상적으로 쉽게 하려말고 막힌 것 같아도 하나님을 붙잡아야 풍성한 길이 열린다.

누구나 목사가 공평하게 대하기를 바란다. 교인들은 아주 민감하다. 만약 누구를 사랑하는 것처럼 표현한다면 그 사람이 장로나 권사로 뽑히기 보다는 왕따 되기가 더 쉽다. 그러므로 목사는 공평하게 교인 대하기를 훈련해야 한다. 모두 내 자식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이니 내 이익보다 교인들의 유익을 추구하라. 모든 것을 민주적으로 처리하라. 헌법에도 부동산이나 인사문제는 당회에서 재정문제는 제직회에서 의논한다. 부목사건 직원이건 마음에 안 든다고 멋대로 그만 두라면 안 된다. 당회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해고당한 사람이 목사에게 따질 수가 없다. 회의에서 결정되었으니까. 재정도 예산에 있는 대로 해당 부서에서 담임목사의 허락을 받아 집행해야 한다. 담임 목사가 마음대로 돈쓰는 게 아니다. 담임목사 스스로가 자기의 권리를 제한하고 민주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면 갈등의 대부분은 사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