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목사 / 예장 통합 분당아름다운교회 원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사람들은 믿음을 강조한다. 어떤 이는 사랑이 최고라고 한다. 어떤 이는 의의 필요성을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모두가 다 맞는 말이요 신앙생활에서 필요한 요소들이다. 그러나 인간에서 나오는 것은 최상의 것이라도 하나님의 것에 비하면 그림자이다.

믿음 믿음 하지만 암의 진단을 받고 나면 믿음이 모두 사라진다. 이때가 믿음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없다. 사랑도 그렇다. 누가 내게 욕을 해보라. 그러면 이때가 사랑이 정말로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전혀 사랑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믿음도 사랑도 소망도 의리도 정직도 인내도 모두 인간 수준이요 그림자다. 그러므로 우리의 것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거나 그것을 드려 하나님 것을 얻어낼 수가 없다.

성경에서 믿음이건 사랑이건 의건 열정이건 모두 하나님 수준이다. 산을 옮기는 것이 인간의 믿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원수를 사랑하는 것도 하나님의 사랑으로만 가능하다. 의도 구원 받으려면 하나님의 의를 가져야 한다. 인간의 의는 하나님의 의와 원수가 된다. 신앙생활을 인간 힘으로 하려면 너무 힘들다.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이다.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을 비난한 것은 할 수도 없는 선행을 껍데기 수준으로 행하면서 자랑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이 손을 들고 말했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믿음도 사랑도 의도 우리에게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것을 우리가 받아 누리고 사용할 수 있는가? 하나님이 주셔야 하는데 그 통로가 있다. 바로 말씀이다. 이것이 개신교가 서는 토대이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하나님의 것을 주신다. 생명도 사랑도 의도 믿음도 하나님이 자신의 것을 주셔야만 영원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예배나 기도나 찬송조차도 하나님이 힘을 주셔야만 가능하다. 그 통로가 바로 말씀이다.

그러나 우리의 이해로는 말씀을 보고 들어도 우리 수준밖에 깨닫지 못한다. 깨달음까지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한다. 말씀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하나님이 직접 우리에게 오셔서 감동시켜야 한다. 이 일이 바로 성령 하나님의 일이다. 성령은 말씀을 깨닫게 하고 마음에 간직하게 한다. 말씀을 받을 때 바로 이해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슨 말인지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마음에 믿어지지가 않는다. 믿어지는 단계가 참으로 아는 것이요 소유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을 늘 묵상하고 암송하고 입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면 성령께서 알게 해주신다. 그리고 마음에 소유하고 사용하게 하신다. 그러기위해 목회자는 항상 성경 말씀을 마음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신학교에 들어가서 성경에 집중했다. 마음을 정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30장 읽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리라. 그러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한 시간을 읽고 새벽기도에 나갔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재미없는 소설 보듯 읽었다. 매 번 읽을 때마다 앞에다 한문으로 바를 정자를 써나갔다. 다섯 번까지는 억지로 읽었다. 그러나 그 후는 점점 재미가 있었다.

열두 번을 읽은 뒤에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다. 별안간 성경 전체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구약이건 신약이건 전체가 서로 다르지만 서로 같은 몸이 되었다. 그 황홀함은 지금도 선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가복음 16:17절에서 얼어붙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 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여러 번 보았어도 별 감동이 없었던 말씀이었다.

나는 믿는 사람 아닌가! 여기에 아무런 조건이 없었다. 말씀은 모두 사실임이 확신이 온다. 분명 성령이 주시는 믿음이었다. “나는 말씀대로 귀신을 쫓고 병을 고칠 수 있다!” 그 시간부터 방언을 시작했다. 그리고 아픈 사람만 보면 “기도해줄까요?” 물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누구든 말씀의 권능을 경험하고 누리려면 말씀을 마음에 품으라. 그러면 성령이 믿음도 능력도 공급하신다. 바로 그 뒤에 나오는 말씀을 보라. “제자들이 나가 두루 전파할 새 주께서 함께 역사하사 그 따르는 표적으로 말씀을 확실히 증언하시니라.” 성경 말씀은 모두가 살았고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