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성 교수/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노인·아동 등 소외계층에 관심
재가 복지서비스에 눈돌려야
여성 권익신장에도 앞장서길

▲ 길거리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

최근 우리 사회는 이혼, 아동 및 노인 유기, 가출, 노숙, 자살, 아동학대 증가와 함께 사회공동체적 연대감 약화, 빈곤율 증가 및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사회병리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노인문제의 심각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참여, 가족해체와 한 부모 가구 증가, 가족구조 변화, 직업구조의 전문화, 생활주기 변화 등으로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화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양산하게 되었다. 즉 도시화, 산업화, 정보화 등이 특정 장소, 특정 세대, 특정 계층에만 국한됨에 따라 사회적 격차들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족구조 및 기능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복지욕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개인중심의 가치관이 확산됨으로써 가족구조의 핵가족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이혼율 증가(1980년 5.8%에서 2003년 42%까지 급등하여 OECD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수준임) 등으로 가족내의 자체부양 기능이 약화되고, 사회적 소외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부모가족, 노인가족, 독신가족 등의 비정형적인 가족형태가 일상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육, 청소년 문제, 노인부양 등 각 생애주기에 걸친 복지욕구가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가족에 의하여 충족되어진 욕구들이 사회적 욕구로 전환, 발전됨으로써 사회의 부담이 대폭적으로 상승되고 있다.

과거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가족의 기능과는 달리 부부중심, 자녀 중심으로 가족구조가 간소화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독거노인세대, 노인단독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 발생률 증가, 만성질환, 환경오염, 실업, 가족해체, 각종 사고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보호를 필요로 하는 대상자들의 특성이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며, 가정에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 보호대상자들이 증가하게 된다.

아동, 실직자, 장기질환자 등 요보호 대상자의 다양화와 양적인 증가추세는 가족원들의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부담의 과중과 가족해체 등 여러 가지 지역사회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가족중심 문화는 요보호 대상자들에게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족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보호체계를 형성하여 가족해체를 예방하고 가족의 제기능을 유지,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한국사회의 변동에 따라 교회는 가족기능의 회복 및 가정의 가치 강화, 여성의 복지증진, 소외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복지서비스 제공 등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 중심의 복지서비스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교회의 사회복지적 관심은 지역사회 중심의 재가(在家)복지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소외계층들이 시설에 입소해서 생활하기보다는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족 중시 문화를 고려할 때, 입소시설보다는 지역사회에서 가족을 형성하며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지지체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복지의 방향이다.

인생에 있어 가정의 행복이 반드시 최후의 목적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가정의 파괴나 가족의 해체는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에도 상당한 역기능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원하지만 이 세상에 이상적인 남편이나 이상적인 아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인간이 원래 불완전하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가족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한 노력이 가족성원, 교회, 사회전체에서 일어나야 한다. 특히 청소년 자녀문제 예방의 제일 우선 과제는 건전한 가정환경을 육성해 주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건전하게 지켜지기 위한 교회의 역할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교회는 가족으로부터 불가피하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적 차원의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과거의 확대가족 사회에서는 가족관계의 문제를 중재하고 화해해줄 수 있는 체계가 가족 안에 있었으나, 오늘날 부부 중심의 핵가족 사회에서는 가족문제를 상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체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롭게 가정을 시작하는 젊은 부부들은 남편과 아내의 역할 갈등, 성격이나 태도의 상호 이해부족 등으로 자주 마찰을 겪을 수 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여건이 허락하는 교회에서는 교회 내에 가족상담 전문 부서를 설치하여 수시로 가족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부부 세미나, 가족 세미나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교인 가정들이 화목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 자녀들을 위해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교육,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의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지역사회에서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교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될 수 있는 지지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가족에 문제가 있을 때 교회가 노아의 방주처럼 희망과 미래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회가 우리나라 여성들의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한국 교회의 성장은 교회내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여신도들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교회에 봉사할 유휴 여성인력들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교회에 헌신했던 여성들이 교회사회사업 서비스의 대상이 되어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회에 봉사할 수 있는 우수한 여성 지도자들을 사회복지인력으로 양성하여 적극적으로 교회에 배치함으로써 그동안 여신도들이 자원봉사로 해왔던 역할들을 대신하고 나아가서 여신도들의 복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여성문제는 가정문제로서의 여성문제와 사회문제로서의 여성문제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대개 가정 내에서 부부간의 불평등한 관계에서 오는 문제이다. 후자의 경우는 사회로부터의 도움이 적절치 않기 때문에 여성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이혼율의 급속한 증가에 비해 여성의 재혼율이 남성보다 훨씬 낮고 여성의 재혼에 대해서는 남성들 뿐 만 아니라 여성자신들 조차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 강하며, 이혼후의 생활도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여성은 많은 경우에 남성들 보다 사회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늘어나는 근로여성들의 복지를 위하여 많은 교회들이 영유아 보육(탁아)사업을 전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혼여성들을 위한 자활의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미혼모와 윤락여성들을 위한 상담과 직업안내, 결손가정을 위한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여성들의 권익신장을 위한 사회운동에 단체로서 참여하여 여성문제의 예방에도 주력하여야 한다.

특히 최근 우리사회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문제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보호와 함께 조직적인 예방활동을 펼쳐야 한다. 이와 같은 지역사회 내에서의 가족기능 강화와 가족해체 예방을 위한 노력은 교회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