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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가”
2012년 09월 18일 (화) 01:16:37 장경애 jka9075@empal.com

<내 삶의 주인이신 그리스도> 중에서
존 스토트 지음/ 윤종석 옮김/ 포이에마

가장 흥미진진한 전기와 자서전은 단순히 주인공의 사연만 들려주는 책이 아니라 그의 비밀을 밝혀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책의 주인공이 실은 악당이나 은근한 술꾼이나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이나 바람둥이였다는 식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을 폭로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삶의 방향과 동력, 헌신의 대상과 동기가 밝히 드러나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가이다. 그는 무엇을 위해 또는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 물론 삶의 목적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목적을 찾다가 실패하여 실존적인 비관론에 빠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기질적으로 방랑벽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은 삶이라는 바다에서 플랑크톤처럼 그저 바람과 물결에 휩쓸린다. 그런가 하면 정반대로 마치 사나운 귀신에 쫓기듯 뭔가에 쫓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채울 수 없는 욕심 특히 권력욕이나 명예욕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진정 인간다운 인간의 한 표지는 고결한 목표를 이타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사업체나 기업에서 ‘관리’ 기술을 개발한 사람들은 그 동일한 원리를 사생활에도 적응하여 각자 자기만의 목표를 수립하도록 사람들에게 권한다. 이것이야말로 정신 건강의 한 조건이 아닐까 싶다. 빅터 프랭클 박사가 ‘의미 요법’ 개발을 시작한 것은 나치 폭정의 희생자가 되어 죽음의 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 있을 때였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수용서의 포로들 중 “완수할 임무가 있음을 아는” 사람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는 “삶의 이유가 있는 사람은 거의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한 니체의 말을 인용한 뒤에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추구야말로 인간의 궁극적 동인이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여기서 말하는 ‘의미’란 인간·대의·책임·목표·하나님 등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의 의미는 하나님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부분에서 ‘그리스도를 향해’ 살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향해’라는 말은 단순히 그리스어의 여격을 옮긴 것이다.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늘 그리스도를 앞에 모시고 항상 마음속에, 눈앞에 그분을 두어야 함을 가리킨다. 한 마디로 우리의 삶은 그분을 지향해야 한다. 우리의 야망은 그분을 섬기고 순종하며 기쁘시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최고 심사는 범사에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이 주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내가 택한 방식은 오직 ‘그리스도를 향해’ 살 때에만 우리가 서로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음을 예시하는 것이다. 도전적인 발언이지만 나는 그것이 사실이라 믿는다. 서로 간의 좋은 관계는 그리스도와의 바른 관계에 달려 있다.

우리에게 관계는 근본적으로 중요하다. 인생이란 가족, 친인척, 이웃, 친구, 직정 동료 등 복잡다단한 관계망으로 구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성숙은 지속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으로 나타난다. 이 부분에서 우리 모두의 고질적인 미성숙이 은연중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누구나 어떤 사람들과 만족스런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단순화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가정이든 직장이든 교회든 지역사회든 조화로운 대인관계의 주된 비결은 ‘그리스도를 향해’ 사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고 확신한다. 그 근본적인 방향이 제대로 맞추어져 있으면 다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온다.

지역교회는 가족이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우주적인 가족이 지역적으로 표출된 것이며, 따라서 지체들은 서로 형제자매로 대하며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고 서글픈 사실이지만 사랑하고 품어주기보다 비판하고 거부하는 것이 특징이 되어버린 지역교회들이 많다. 1세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도 바울이 초대교회의 공동체들에 전한 가르침에서 현대의 교회 생활에 적용할 값진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이렇듯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좋은 관계를 이루는 비결은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시요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을 향해’ 산다는 인식이다. 오늘날 많은 사소한 문제들이 그리스도인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지금 나는 성경에 명백히 선포되어 있어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연합해야 하는 중대한 교리나 윤리적인 문제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서로 의견이 달라도 되는 사소한 문제들을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교회에서 우리의 옷차림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리스도인은 술에 손을 대도 되는가? 세례가 유효하려면 물의 양이 얼마나 되어야 하는가? 우리는 구약의 선지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영적 은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비슷한 질문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소소한 문제로 동료 그리스도인을 멸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단지 정도를 벗어나거나 교제를 깨는 형제답지 못한 행동 정도가 아니라 그보다 더 나쁜 것이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부인하는 일이요 그분의 권한을 빼앗으려는 무례한 시도이다. 내가 누구이기에 동료 그리스도인에게 주인과 심판자의 자리에 선단 말인가? 당연히 우리는 온 교회의 주인이자 심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를 기꺼이 그분께 내어드려야 한다. 그분은 나의 주인이실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신자의 주인이시며, 그러므로 나는 그분이 행하시는 통치에 관섭할 권리가 없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내 책임은 나 자신이 ‘주를 향해 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살 자유를 주는 것이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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