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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시간> /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2011년 02월 28일 (월) 08:03:28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잔혹한 영화가 이슈를 넘어, 대세가 되고 있는 요즘 극장가에 또 한편의 잔인한 신체절단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가 개봉됐다. 그런데, 이 영화는 기존 영화들과는 많이 다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팔을 자른다. 하지만 그것을 보는 관객은 잔혹함에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주인공의 심정으로 함께 괴로워한다. 심지어 팔이 다 잘렸을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환호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2003년 미국 블루 존 캐년을 홀로 등반하던 아론 랠스턴(제임스 프랑코)은 추락하는 바위에 팔이 끼이면서 조난을 당한다. 정식 등산로도 아닌 곳이라 지나가는 이는 아무도 없고, 자신의 행선지를 누구에도 알리지 않았기에 도움을 구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 물 500ml와 산악용 칼과 로프를 이용해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바위는 꿈쩍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캠코더에 녹화하며 지난 일들을 돌아보며 삶을 포기하려는 순간, 생을 위한 마지막 시도를 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의 팔을 자른다.

최근 개봉한 영화 <127시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적 표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면에서는 정확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데니 보일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빠른 화면전환과 독특한 연출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흥미롭게 끌고 간다. 극한 상황이지만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인해 영화는 관객의 감정에 호소하지 않으면서도 객관적인 동시에 격정적으로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감독은 자칫 다큐멘터리처럼 될 수 있는 소재를 뛰어난 연출력으로 훌륭한 극영화를 탄생시켰다. 영화 내용은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 없다. 게다가 실화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팔을 잘라냈을 때, 고통의 몸부림보다 감격에 휩싸일 수 있는 것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같은 처지에 놓였다면, ‘팔을 잃었다’는 절망보다 ‘이제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하다.

아론이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된 계기는 가족이었다. 자신을 항상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친구들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모든 관객에게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한명이라도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어떤 삶이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입니다.” <127시간>은 감동적인 영화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답답하고 고통스럽지만, 영화관을 나서는 발걸음은 왠지 가볍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십중팔구 이런 다짐을 하게 된다. “앞으로 매 순간 보람되게 살아야겠다.”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미워해도 가족만큼은, 특히 부모는 자신을 버리지 않는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한다. 그렇다면 가족이 없는 이들은 삶을 쉽게 포기해도 되는가? 이 부분에서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그리스도인은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가족이 아니면서도 자신을 무한히 사랑하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음을, 바로 하나님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인 생을 부여한 부모가 있고, 영적인 삶까지 부여한 창조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 어느 누구도 자신의 생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생명을 부여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해 그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127시간>은 단 한 사람이 겪은 일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 써 삶에 대한 가치를 가장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

교회학교 시절, 그리스도인이 자살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지옥에 가기 때문’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영화 <127시간>은 그보다 더 정답에 근접한 답을 제시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또 자신에게 삶을 부여해준 창조주가 있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고. <127시간>은 가장 훌륭한 자살 방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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