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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암환자도 살린다는 성령수술(?)
[그때 그 사건(4)] 할렐루야기도원
2010년 11월 22일 (월) 06:11:00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드디어 무게감 있는 취재 건이 하달되었다. 할렐루야기도원이라는 곳이다(경기도 포천 소재). 소문만 들어봤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지 모르는 곳이었다. 본격적인 취재 전에 그곳이 어떤 곳인지 직접 가 보아야 할 일이었다. 물론 그것도 취재이지만 말이다.

포천에 위치한 기도원 앞에 도착했다. 선뜩 발이 옮겨지지 않는다. 기자 초년병 시절엔 자주 그랬다. 잠입취재라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왠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 나를 불러 ‘왜 왔느냐’며 다그쳐 물을 것 같기도 했다. 처음 찾아온 신도인 것처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나를 반기며 잘 안내해 준다는 것을 자꾸 생각해야 했다.

‘예수 이름으로, 예수 이름으로’
홀을 가득 매운 신도들의 찬송소리가 귀를 찢는 듯 들려왔다. 약 500명의 신도들이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 속이었다.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정기 집회가 열리지만 이미 30여 분 전이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기자인 것이 표시가 나지 않으려면 신도들과 동화되어야 한다. 신도들 틈으로 들어가야 한다. 가운데 기둥 근처에 약간의 여유 공간이 보였다. 신을 벗어들고(평방으로 되어 있어서 신을 벗고 들고 가야한다) 그곳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갔다. 숲속길을 걸어가듯 주변 신도들 사이로 지나갔다.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며 걸었다. 죄송하다는 표현이다.

드디어 기도원 원장이 단상에 등장했다. 아래 위로 하얀 드레스를 입은 게 인상적이었다. 그는 종종 그와 같은 드레스를 입었다. 다시 찬송에 불이 붙었다. 원장은 단상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뛰고 걸으며 찬송을 열정적으로 인도했다. 찬송 후에는 설교가 이어졌다. 찬송에 비해 짧았다.

설교 후, 약속이나 한 듯 신도 한 명이 도우미의 손에 이끌려 단상으로 올라왔다. 불치병에 걸렸다는 그 신도는 무엇인가 잔뜩 겁에 질려 있어 보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 같았다. 긴장된 순간이다. ‘성령수술’이라는 것을 할 모양이다. 모든 신도들도 숨을 죽이고 원장과 그 신도를 응시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달아오른 상태다. 무엇인가 폭발할 것 같았다.

도우미들이 단상에 오른 남자 신도의 상의를 위로 걷어 올렸다. 보통 사람과 같은 맨살이 훤히 보였다. 그 남자 신도의 입은 부르르 떨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할렐루야, 아멘’이라는 말을 계속해서 읊었다. 마치 자기 암시라도 거는 것 같았다.

이윽고 원장이 그 남자 신도에게로 다가갔다. 그런 후 손으로(손톱을 사용한 듯하다) 가슴 한 복판을 상하로 긁기 시작했다. 남자신도는 소리를 질렀다. 당연하다. 아프다. 그러나 원장은 계속 긁었다. 도우미들이 그 남자 신도를 붙잡았다. 남자 신도의 신음 소리에 장내의 신도들도 ‘주여, 아멘’ 등으로 반응을 보였다. 마치 자신의 아픔처럼 여기는 모양이다.

10여 센티 길이의 긴 상처가 생겼다. 원장은 그곳을 세차게 여러 번 내리쳤다. 그럴 때마다 상처부위에서 피가 튀었다. 남자 신도는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오~ 세상에 이럴수가. 이런 행위가 대낮에 가능한 일인가. 장내의 신도들의 분위기도 ‘오~, 아멘~’ 등으로 같이 움직이며 웅성거렸다. 그러나 이미 익숙한 듯 보였다. 한 도우미는 바닥에 흩어진 그 핏자국들을 계속 지우기 시작했다. 상당히 시간이 지난 일들이지만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원장은 상처부위에 손을 얹어놓고 고개를 돌려 신도들을 향해 몇 마디의 설교를 계속했다. 자신의 행위가 성령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다. 이 장면을 계속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충격이기도 하거니와 역겹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 한 복판에 와 있는 듯했다.

원장은 잠시 후 그 상처 부위에서 작은 핏덩어리 같은 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암 덩어리’라고 소개를 했다. 소위 암 환자의 몸 속에 있던 암 덩어리가 몸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장내의 신도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분위기는 다시 뜨거워졌다.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듯했다.

성령수술이라고 하는 이와 같은 일들이 집회 현장에서 자주 일어났다. 취재를 하면서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아니 당연히 그래야 했다. 그러나 아무리 촬영을 잘해도 생생한 현장이 잡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역시 단상 앞으로 나가서 근접 촬영하는 것이다. 말은 쉬운데 행동으로 옮겨지지가 만만치 않았다. ‘누구냐’, ‘안 된다’, ‘당장 나가라’ 등의 주최측 반응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성령수술 절정의 때에 단상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아주,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속 마음은 계속 ‘콩닥콩닥’ 뛰었다. 원장이 힐끗 쳐다보았다. 달아오른 분위기에 필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의 행동이 묻혀졌다. 그것을 기대했다. 마치 주최측 사진 담당 신도인 것으로 비춰진 듯했다.

‘찰칵, 찰칵’
아예 단상 위로 올라갔다. 소위 성령수술이라는 행위가 필자의 코 앞에서 입체로 벌어지고 있었다. 머리 속에서는 두 가지 생각이 교차되고 있었다. ‘빨리 촬영을 마치고 나가자’와 ‘좀더 가까이 화면을 담자’는 것이다.

   
▲ '성령수술' 현장. 바로 앞에서 직접 촬영했다.
암 덩어리라는 것을 받아든 신도가 그것을 가지고 뒷문을 향해 나가는 것이 목격됐다. 필자도 반사적으로 급하게 몸을 틀었다. 신을 신고 본당 문 밖으로 나가 단상 뒷문으로 달려갔다. 그 신도를 만나려고 한 것이다. 뒷문을 나와 어디론가 가고 있는 그 신도를 만났다. 그리고 말했다.

“그 암 덩어리 저를 주세요!”“네?”

그 신도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안 된다’며 어깨를 돌려 달려갔다. 그를 따라가며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며 질문을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다.

무슨 용기가 나서 그 암 덩어리라는 것을 달라고 따라갔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흥미로웠다. 그것이 정말 암 덩어리인지에 대해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앞서다보니 그 목적이 나 자신을 그렇게 이끌고 간 것이다. 사실 그 암 덩어리를 받았다고 한들 어디 가서 확인을 해볼 것인가? 그 물건이 기도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도 했다. 문제가 더 복잡해 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진실로 그렇게 해 확인해 보고 싶었다. 적어도 취재 기자로서 확실한 확신은 가질 수 있지 않은가?

기도원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는 이탈신도들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할렐루야기도원 초창기 멤버였다는 그는 오래된 사진앨범을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다. 빨간색 표지의 그 앨범 한 장을 들춰보는 순간, ‘욱~’하며 얼굴 양 미간이 구겨졌다. 속에서부터 무엇인가 올라오는 듯한 구역질도 날 뻔했다. 소위 성령수술이라고 하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드러난 사진들이다. 썩어져 가는 발가락을 잘라내는 장면, 여성의 유방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고름 같은 것들을 파내는 모습 등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것들이다. 기도원 원장이 직접 그러한 일을 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 피고름을 파내고 있는 김계화 원장
불치병에 걸린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지푸라기도 잡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이러한 성령수술이라는 행위를 포함한 할렐루야기도원은 그 이후로 언론에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필자의 글(www.amennews.com ‘할렐루야기도원의 실체’ 등 참조)을 비롯해서 일반 방송(MBC 등)에서도 그 문제점들을 취급했다.

할렐루야기도원에 대해서는 약 3개월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한 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이렇게 길게 취재한 적은 그 때 이후로는 없었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진리를 밝혀낸 결과다. 그중 원장의 손에서 치료의 광선이 나온다는 허상을 밝혀낸 것은 적지 않은 쾌거였다.

기도원측 홍보 비디오를 보았다. 원장의 손에서 치료의 광선이 나간다며 정말 손에서 불(?)이 나가는 장면이 보였다. 언뜻보면 정말 그렇게 보일 수 있는 화면이다.

‘손에서 불이 나온다고? 정말일까? 그게 가능한 일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비디오 화면을 보고 또 보았다. 수십 번을 되돌려 보았다. 식사할 때도, 걸어갈 때도 그것만 생각했다. ‘정말일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 손에서 불이 나간다는 장면
‘아, 이것 좀 이상한데..’
비디오 화면을 다시 보는 중 동공 앞에 스쳐지나가는 화면에 물음표(?)가 던져졌다. 불이 나간다는 원장의 손이 뒤로 빠지는 장면이다. 비틀어서 나가는 원장의 손가락 사이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바로 이것이다. 역시 손바닥 아래 누군가 분명히 랜턴으로 불빛을 비춰주고 있는 것이었다. 무릎을 쳤다. 마치 옛날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낼 때의 기분이 들었다.

기도원 이탈자 중에서 자신이 원장의 손에 랜턴을 비추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었다. 그 신도의 증언이 아니더라도 비디오를 자세히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허~ 참!’ 이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 손을 뺄 때 그림자가 보인다
할렐루야기도원을 생각하면 할 말이 참 많다. 매독사건, 연애사건, 생수사건, 도깨비무당사건 등 계속 이어진다. 언론에 집중타를 맞은 위 기도원은 드디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단대책위원회 안건으로 채택되었고 지난 2000년 공식으로 ‘이단’ 규정을 받았다. 물론 이미 예장통합(1993년/78회총회/비성경적, 비기독교적), 예장합동(1996년/81회총회/이단성) 교단 등에서 비성경적 또는 이단성으로 규정된 바가 있다.

할렐루야기도원의 오늘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성령수술’이라는 것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대신 ‘생기 안수’, ‘코 안수’, ‘사우나 안수’ 등의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기도원의 문제는 성령수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계속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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