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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승리자는 뱀이 아니다
2010년 06월 09일 (수) 07:45:26 장경애 jka9075@empal.com
<날 사랑하심!> 중에서
웨인 제이콥슨 지음/ 장혜영 옮김/ 살림 펴냄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온갖 종류의 달콤한 과실수로 채우시고 동산 한가운데에 특별한 두 그루의 나무를 두셨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다른 실과는 다 먹어도 좋지만 선악과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명하셨다. 눈을 열어 주기는 하겠지만 그들을 죽게 할 열매였기 때문이다.

아예 그런 나무는 만들지 않는 게 낫지 않았을까? 아니면 어디 깊숙한 곳에 숨겨 두시든지. 눈앞에 빤히 보이는 그 나무 때문에 인류는 가장 큰 실수를 범했고, 그 때문에 수천 년 동안 죄와 고통과 갈등과 질병을 겪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하나님이 그 나무를 두신 것은 우리를 멸망시키기 위함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과 맺는 관계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하시고자 우리에게 자유를 주신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 선택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신뢰하는 첫걸음이다. 애석하게도 이들은 탕자처럼 먼저 자신을 신뢰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실패의 대가를 치렀다.

“하나님과 같이 된다니까.” 하나님이 금하신 열매를 먹으라고 그들을 유혹하면서 뱀은 이런 약속을 내걸었다. 너무 그럴듯해 보이는 유혹이다. 하나님은 이미 그들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들어 주시지 않았던가. 하나님이 우리를 자신과의 관계로 초청하시는 것도 우리를 하나님과 같게 만들고자 하시기 때문 아닌가.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소원은 사실 그리스도인들의 가장 높은 이상이 아닌가.

이처럼 고결한 동기도 우리를 죄악으로 인도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죄의 정체가 드러난다. 우리는 종종 죄를 죄악의 행위로만 치부하고 죄의 본질을 놓친다. 죄의 뿌리는 하나님이 주시지 않은 것을 스스로 탐하는 데 있다. 그러니 이 땅에서는 아무리 고결한 의도도 제멋대로의 탐욕만큼이나 죄의 굴종 상태로 우리를 이끌 수 있다.

아담과 하와의 죄는 그들이 무엇을 원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얻으려 했는가에 있다. 자신들을 하나님처럼 만들고 싶어하신 하나님을 신뢰했는가. 아니면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 했는가의 문제다.

긴 금식을 마치신 후, 돌을 떡으로 바꾸라는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신 예수님은 이 진리를 알고 계셨다. 행위 자체에는 악한 것이 없다. 그것은 구약의 율법을 어기는 일도 아니고 또 며칠 후 예수님이 베푸신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과 별반 다른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필요를 채우실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했다. 유익한 행위일지라도 자신의 소욕을 채우고자 했다면 예수님 역시 아담과 하와와 다르지 않은 길을 걸었을 것이다.

하나님의 선물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고 우리의 소욕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예수님은 전자를, 아담과 하와는 후자를 선택했다. 동산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는 어떤 상징이나 충성심 테스트가 아니었다. 그 열매는 영적 능력을 가진 것이었다. 하나님이 보시는 것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는 능력 말이다. 그 열매를 먹은 아담과 하와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그들이 열매를 베어 문 순간 선과 악을 구분하는 눈이 열렸고, 가장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그들 자신의 악이었다. 부끄러움이 몰려 왔고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둘의 관계도 모두 무너졌다.

하나님의 순수한 피조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서 대적이 취한 방법은 하와와 창조주 사이를 갈라놓은 노련한 거짓말 한 마디였다. 당신이 이런 거짓말의 피해자였다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을 이용해서 거짓을 증명하려는 시도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거의 완벽한 사실에 아주 조금의 거짓을 섞는 것은 음료수에 소량의 청산염을 섞는 것과 같다. 마시기 전에는 알지 못하고 마시고 나면 이미 때는 늦었다.

아담과 하와를 악몽으로 이끌려던 뱀의 술수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이 거짓말에 하와의 생각은 흔들렸고 그녀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죽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우리가 죽을 거라고 말씀하셨지?” 간교한 뱀은 대답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뱀의 마지막 말은 옳다. 맞는 말이다. 아담과 하와의 눈이 밝아지고 선악을 알게 될 것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다. 그렇지만 거짓말 한 마디로 이 분명한 사실이 얼마나 음흉한 유혹이 되는지 잘 살펴보라. 열매를 먹어도 죽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당신처럼 되는 것이 싫어서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신 것이 된다. 달리 말하자면 하나님은 그들에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하신 것이다.

틈이 벌어졌다. 그들은 자신을 지으신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자신과 같아질까 봐 두려워하고 노심초사하는 분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자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의도는 이제 분명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다. 그들은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었다. 의심 투성이인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 이상 소중하지 않았고 하나님이 두려워서 주지 못하는 것을 빼낼 궁리만 하게 되었다. 그들은 더 이 이상 하나님과 협력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나님을 대적했다.

누구도 믿을 사람이 없으니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다. 먹음직스러운 열매가 눈 앞에 있었고 지혜를 얻고 싶었다. 그들은 열매를 베어 물었다. 모든 죄는 이렇게 변명한다. “내가 가장 잘 알지, 내가 원하는 것을 다치지 않고 얻는 법을 말이야. 하나님이 모든 일에 꼭 필요할 것은 아니잖아.”

적의 승리다. 적어도 잠시 동안은. 그는 하나님이 지으신 순결한 피조물을 더럽혔고, 하나님과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벌려 놓았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 영향 아래 살고 있다. 하지만 최후의 승리자는 뱀이 아니다.

어시스트 장경애/ 빛과소금교회 최삼경 목사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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