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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사자
2010년 05월 31일 (월) 07:24:22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서울에서 동물원에 가려면 과천에 있는 서울대공원에 가야한다. 동물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어쩐 일인지 일 년에 두 번 이상은 항상 가는 것 같다. 동물원에 가면 연령과 성별로 좋아하는 동물이 다른 것 같다. 일단 어린아이들은 돌고래쇼를 가장 좋아하는 듯 하다. 돌고래 다음으로는 코끼리나 원숭이, 재주부리는 곰, 그 다음이 사자나 호랑이가 아닐까?

하지만 정작 부모들, 아니 아빠들이 좋아하는 동물은 단연 호랑이와 사자다. 호랑이 우리 앞에 가장 많은 아빠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대공원의 경우 동물원 입구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호랑이 우리, 하지만 애써 와 봤자 늘 낮잠을 자거나 축 늘어져 있다.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기라도 해 주면 고마울 정도다. 그래도 호랑이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이유는 그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 때문이다. 특히 그 전봇대만한 앞다리, 그리고 발톱을 숨겨놓은 솥뚜껑만한 발바닥….

서울대공원은 호랑이나 사자를 멀리서 보기 때문에 자세히 볼 수는 없다. 용인에 있는 00랜드의 사파리를 이용하면 조금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슝~ 지나가는 통에 오래도록 볼 수는 없다. 올해가 백호랑이의 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백호만 잔뜩 모아 놨다. 이곳의 호랑이나 사자도 축 늘어져있기는 마찬가지다. 가끔 운전사가 고기 던져주면 어슬렁거리며 와서 먹는다.

몇 해전 서울대공원 사자우리에서의 광경을 잊을 수 없다. 사자우리를 관람하던 중 운 좋게도 먹이 주는 시간이 됐다. 사육사가 생닭이 가득 찬 통을 가져와서 우리 안으로 막 던져주었다. 먹이를 보며 달려오는 사자들, 그리고 자신의 먹이를 확보하려고 ‘으르릉’거리며 울부짖었다. 그 울음소리가 천지를 진동시켰다. 사자가 백수의 왕인 이유의 지극히 일부분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 우렁찬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 기린을 보는 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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