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행복을 일구는 가족
사업을 하는 목적의 대부분은 이익을 위한 것이다. 수익 창출이 되지 않으면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일차 목적이 되지 않고도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람이 있다. ‘동화 같은 기업’을 모토로 사업을 경영하는 주식회사 에디코의 김영철 대표이사(명성교회)다.

“저는 직원을 생명이라고 부릅니다. 이익을 많이 내 사회에 환원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일이 기업이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에디코는 더 나아가 직원에 대해 먼저 생각합니다. 직원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너는 복의 근원이고 사랑의 존재이고 능력의 존재이다.’라고 말해 줍니다. 존재는 개인의 지적능력이나 학력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닙니다.”

김영철 대표가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직원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을 한 것은 아니다. 실적을 내지 못하는 직원은 쳐다보지도 않았다는 그는 하나님을 만나면서 한 영혼의 존재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깨달았다고 한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는 힘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믿음생활을 하면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내 존재를 알면서 상대방의 존재도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나와 너의 존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업이 직원을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기업을 키우고 먹여 살리는 것입니다. 존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을 받은 귀중한 것입니다. 이것은 내 안에 심어 놓은 하나님의 위대한 신비였습니다.”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속삭임에 교회 출석
2006년 출판 영업을 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교회에 함께 가자고 초청을 받은 것이 그가 하나님을 만난 계기였다. “교회 나오면 회사가 두 배로 잘될 것이다.”라는 달콤한 속삭임을 내심 마음에 두었던 그는 교회에 첫 출석하는 날 하나님께 사로잡혀 버렸다.

“한 번만 와 달라는 부탁에 혼자 가기 쑥스러워 아내와 함께 갔습니다. 예배시간에 찬양대의 찬양을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때부터 새벽예배를 거의 일 년 내내 다녔습니다. 열병에 걸린 것처럼 교회에 집중하고, 또 목회에 사명이 있는 것 같아 신학교 광고가 나오는 것을 오려 가지고 다녔습니다. 신학교에 갈 생각이었지요. 내가 갈 길은 성직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그 길은 쉬운 길이 아니다. 정 가고 싶으면 신학생을 뒷바라지 하고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이 하나님이 원하는 길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길을 접고 지금은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 그가 가진 경영철학은 “성공자는 남다르다.”였다. 하지만 신앙을 갖게 된 후 그는 “진솔한 교육을 통해 인간의 가능성을 서로 높인다.”로 바뀌었다. 그는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사고가 전환된 김영철 대표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행복이고, 사회의 행복이고, 그것이 기업의 이익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사업의 우선순위를 사원에 두었다. 그가 해마다 직원교육을 위해 투자하는 재정은 회사 매출의 10%다. 직원들은 고유 업무보다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을 정도로 회사가 돈을 들여 교육을 시킨다.

직원 인재교육에 집중 투자
재정수치로 따지면 직원 한 사람 당 연 평균 교육비가 400만 원 이상이다. 에디코가 직원들에게 교육하는 것은 주로 자기계발, 갈등관리, 지식경영, 재무관리, 고객만족 등 다양하다. 이런 교육은 해외에서도 인증을 받은 커리큘럼으로 직접 라이선스를 받아 사용하는 것도 있다. 학교에서 공부했는데 회사에서 또 공부해야 하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공부는 암기를 통해 성적을 내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새롭게 바꾸는 공부다. 직원들은 교육을 통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 살아가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 나와 가정, 직장, 사회에 대한 정체성을 새롭게 한다.

“직원을 인재로 양성하는 것은 이 사회에 진정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발견하면, 그것이 자기만의 기쁨이 되지 않습니다. 에디코에 들어온 직원에 대해서는 그의 학력과 과거를 보지 않습니다. 현재 그 존재에만 집중합니다. 직원이 일에 대한 실수를 해도 실수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실수할 수 있습니다. 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는 실수일 뿐입니다.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사람의 존재와 관계가 우선하는 것이 기업을 살아 있게 합니다.”

직원이 목적이 된 에디코는 다른 회사보다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다. 대표가 직원을 생명처럼 여기는 데서 오는 당연한 열매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자신이 가진 몇 권의 노트를 보여 주었다. 말씀 노트, 아이디어 노트, 세상에서 처음 할 수 있는 생각을 적은 노트였다. 그는 한 주제를 생각하기 시작하면 몇 백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집중과 몰입 가운데서 일어나는 아이디어들이다. 이것들을 노트에 적고 실현 가능한 것들을 골라 기업 경영에 적용한다.

▲ 직원이 기업의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김영철 대표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잠재 능력
김 대표는 자기 스스로를 천재라고 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잠재성을 발견할 때 나오는 탄성이다. 자신만이 천재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천재라는 것이다.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어마어마한 아이디어와 능력을 그는 경험한다고 했다. 그것이 신비다.

“기도하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것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병행해야죠. 이것은 요술램프의 지니와 같이 우리 안에 있는 잠재성을 끄집어내는 일과 같습니다. 하나님께 의존하는 삶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서로 연결된 관계 안에서 기업을 일궈 나가는 원리입니다.”

그는 회사운영에 신앙이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말씀대로 살면 완전하고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온전한 승리는 말씀과 성령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합해야 비로소 기업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기독교인이지만 직원들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삶이 늘 신실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삶에서 하나님이 드러난다고 했다. 항상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삶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오도록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터와 교회가 따로따로 존재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본이 되는 삶이 믿지 않는 이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수상
김영철 대표는 대학교 1학년을 중퇴했다. 유도선수로 학교생활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중도에 학교생활을 포기했던 것이다. 유도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이 좌절되자 한이 맺혔다. 그래서 영업으로 인생에 승부를 걸고자 출판사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때 그는 동화책을 접했다. 운동을 하는 이들은 책과 담을 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화책을 접했던 그는 동화의 세계가 너무 아름다웠다. 배고픈 영업사원 시절 그는 ‘동화 같은 기업’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동화를 삶에 실현하는 기업을 일궈 가고 있는 것이다.

“운동은 힘이잖아요, 기술과 접맥된 것이지는 하지만. 그러나 기업은 힘으로만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처럼 밀어붙이면서 기업을 운영하면 될 줄 알았지만 신앙을 갖게 되자 다른 관점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함을 이깁니다. 직원들을 생명으로 여기며,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합니다.”

그의 운동에 대한 한은 그의 맏아들 김광섭이 열매를 맺었다. 김광섭 씨는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에 유도선수로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아들이 대신 꿈을 이루어 준 것이다.

김영철 대표는 2007년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선정한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의 인재육성 부문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글로벌 교육환경에 맞는 독자적인 선진시스템 도입에 공헌’했다는 것이 수상 이유다. 그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소비에는 인색한 편이다. 사회 공헌 활동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도 개인적인 과소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신념 때문에 지금도 그는 1990년식 캐피탈을 몰고 다닌다.

“기업 정신은 옳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리경영, 즉 정직이죠.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방향을 잘 설정하면 그 다음에는 집중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열망하는 것입니다. 뜻이 옳고 그것을 선택하면, 그 다음에 할 일은 먼저 주는 일입니다. 나누는 사람을 이기지 못합니다.”

▲ 자랑스런한국인 상을 받은 김영철 대표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에디코에는 현재 1천300명의 직원이 일을 한다. 중국과 미국에 있는 직원까지 합치면 1천400명이다. 초등 영어교육브랜드 ‘E&F 영어전문학원’은 2년 만에 전국지사 400호까지 확장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본사 직영 ‘웰리쉬 어학원’도 운영한다. ‘E&F 잉글리시’는 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통합적 영어지도 시스템으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어휘, 문법, 파닉스의 일곱 가지 요소를 통합적으로 지도하는 학원교육이다.

김 대표는 에디코를 십자가 없는 교회라고 했다. 그는 에디코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바라시는 직원들을 인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기자에게 자신의 ‘사명 선언서’가 새겨진 명함 크기의 종이를 건넸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 김영철이는 한평생 끊임없이 자신을 수양하여 자신을 누리며 남들에게 기쁨이 되어 주는 삶을 살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