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선교사님의 부인 이효직 사모의 글입니다)

새해다.
새해 첫날 새벽부터 일어난 해프닝(당분간 비밀)으로 새해 어쩌구 저쩌구 하며 감상에 사로 잡혀 있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예측불허의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뿌리들이 흔들거린다.

이럴때마다 나의 도피처는 닥치는대로 책을 읽는거다.
4년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사왔던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의 자서전.
이 책을 사왔지만 4년동안 모셔만 두었었다.
그동안은 별로 읽고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손이 갔다.

이틀동안 집안 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책을 읽어대었다.

읽는내내
그 뭐랄까…
나를 둘러싸고 있는 또 하나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삶이 진부한 삶이다.
…그냥 살기 위해 사는 삶.
돈벌고 잘먹고 잘살기위해 사는 삶.
사고에 진보가 없는 삶.
틀에 박힌 삶
안주하는 삶…

고뇌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는 삶이란 가장 의미없는 삶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도전하며 쉽지 않지만 의미있는 길을 걷기위해 몸부림치며 살아왔다.

엊그제 밥 먹다가 여호수아가
"엄만 스텔란보쉬 대학원이나 케이프타운 대학원에 진학해서 계속 공부하지 왜 그만두셨어요?"
"그만둔게 아니고 나 필드 웤하고 있잖아"
말은 이렇게 했지만 뜨끔하다.

정말 나, 제대로된 필드 웤하고 있는거야?
마가렛 미드가 연구하기 위해 수년을 사모아 섬이나 뉴기니 섬에서 필드 웤하며 온힘을 쏟아 공부하고 현지인들의 삶속에서 문화 인류학적인 이론들을 끄집어 내었던것처럼 나도 과연 그러고 있나?
절대 아니올시다다.

그래
지금까지 아이들을 돌보며 이끌어 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필드 웤을 하면서 제대로 된 이론도 지식의 축적도 없이 옛날 내가 배웠던 혹은 경험으로 터득했던 방식과 알량한 지적 수준으로 접근해 왔음을 인정한다.

오늘 아침 남편과 차를 마시며
우리가 우리 집에 있는 아이들을 민사고식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
아님 대안학교 식으로 이끌어 갈것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남편에게
" 민사고식이든 대안학교식이든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 안에는 그 어떤 스타일을 이끌만한 지식도 이론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죠."

로마서 말씀 1장을 묵상하며 민사고식도 아니고 대안학교 식도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또 선교현장에서 흑인 아이들도 지도해야겠는데 내 속에 그 어떤 것도 없기에 처음부터 다시 도전해보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도 읽고 자료도 찾고 성경에서도 찾아 보고
무엇보다 주님께 물으면서 다시…

도전!!! 그 찬란한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