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선교사님의 부인 이효직 사모의 글입니다)

올 초, 멜라니랑 함께 브런치를 먹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갑자기 나에게 "너 어떻게 니 남편 만났어?"

"응~~ 우린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다가
주님이 우리 둘 사이에 개입하셔서 결혼까지 하게 됐지.ㅋㅋㅋ"

"아~~ 내가 제일 원하는게 그런 결혼이야.
친구로 오랫동안 지내다가 사랑해서 결혼하는거..
너네 부부 넘 멋있당"

아~~ 분명 멜라니에게 뭔일이 있구나라고 직감하고
"너 사실대로 말해. 뭔일이 있지?
사랑에 빠진 것 아냐?"

"사실~~ 대학 1학년때부터 친하게 지내오는 친구가 있는데
얼마전부터 서로 사랑한다는 걸 확인하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어.
근데 이거 비밀이야.
울 엄마한테도 아직 이야기 안했어.
왜냐면 그 남자는 백인이 아니고 칼라거든.
울 엄마알면 기절할거야.
울엄만 인종 차별주의자는 아닌데 딸이 칼라랑 결혼한다면 엄청 충격 먹을거야. 기도해줘."

이랬던 멜라니가 20년 정도 친하게 지내온 친구 제수인과 결혼을 했다.

캐논 스쿨의 영어 선생님으로, 울 아이들의 영어 가정 교사로
영적으로 나랑 아주 잘 통하는 친구로 지내는
멜라니가 시집 가는 날

예배 시간 내내 내 마음은 기쁘기도 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나오려고도 하고...

결혼 예배가 끝나고 밖에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신랑 신부가 인사 하는 시간,
멜라니와 난 손을 잡고 서로 와아~~~하며 고함을 질렀다.
그 고함엔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었다.^^




피로연에서 신랑이 총각들에게 손수건을 던지면
제일 먼저 잡는 총각이 결혼한다는 이야길 하며
싱글들 다 나오라고 할 때
인택, 석범, 다윗도 불려 나갔다.ㅋㅋㅋ

휴~~ 다행히 세 녀석들중 아무도 손수건을 못잡았당~~~^^;;



한국과는 달리 피로연엔 하객들이 다 참석해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축배도 들고 케이크도 나눠 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특히 오늘 결혼식 피로연에선 신부가 부케를 싱글들에게 던지는 관례를 깨고
참석한 하객들 중 가장 결혼 생활을 오래한 노 부부에게 멜라니가 축복과 감사의 말을 하며
부케를 증정했다.
50년 결혼 생활을 해온 백발이 무성한 노부부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우리 모두에겐 기쁨이고 감사였다.

멜라니도 제수인과 함께 늦게 시작하는 결혼 생활이지만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길 진심으로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