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철 선교사님의 부인 이효직 사모의 글입니다.)

우리 집회에 가끔 오는 자매가 있다.
이름은 노노.
나이는 아마 20대 중반?
지능적으로 좀 모자르다.
그래서 자기 방어를 제대로 못해 동네 여러 남자들로부터 성적 희생물이 되었었다.
복음을 전하여 예수님을 영접했지만 얼마나 구원의 확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참 답답하지만 제대로 깊이 있는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아 어떻게 도와줘야 될지 막막하였다.

어쨌든 이런 노노에게 올 초부터 에이즈 증세가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본인은 자기가 에이즈에 걸렸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노노의 엄마는 자기 딸이 TB(결핵)에 걸렸다고 말하고 다닌다.
이곳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이즈 증세가 나타나면
절대로 에이즈라고 말하지 않는다.
에이즈라는 것이 자신들에게 치명적인 오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들 TB에 걸렸다고 생각하고싶어 하고 또 그렇게 말한다.

지난 주 몇주만에 모임에 온 노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에이즈의 마지막 단계 증세인 온 몸의 반점이 종기가 되었다가
그 종기가 터져 그야말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진물로 뒤덮여 있었다.
처참한 모습 그 자체였다.
그 앞에서 난 그저 무력하게 서서 가슴 아파하다 자매에게 손을 얹고 기도했지만
솔직히 내 마음 안에 소망이 없었다.
노노가 곧 죽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인생이 너무 불쌍하고 이런 인생을 보며 주님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실까라고는 생각하지만
나에게 믿음이 없어 주님께 노노의 치유를 위한 기도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지역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죽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 에이즈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소리 소문없이 죽어가는 것이다.

10명중 6명이 HIV positive인 이곳에서
청소년들에게 목이 터져라 문란한 성관계를 갖지 말것을 가르치고 강조하고 하지만
집회에 나오다가 남자에게 혹은 여자에게 마음이 빼앗겨 한 번 두 번 나오지 않으면
그야말로 십중 팔구는 성문제에 빠져 헤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주일 밤 집에 와서 여러가지를 생각하였다.
먼저는 내가 철저히 성령에 의해 사로잡힐 뿐만 아니라
성령에 의해 우리가 사역하고 있는 흑인 청소년들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어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뛰어 가서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한 우물가의 여인처럼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메시아를 만난 기쁨에 못이겨 담대히 증거하는 자가 되도록 주님께 간구해야 겠다는 갈망이 더더욱 일어났다.

에이즈앞에서 무력하게,참담하게 서있는 우리가 아니라
에이즈도 굴복시키는 하나님의 불이 우리를 통해 흘러 나가길 기도하기 시작했다.
요즘 사도행전으로 아침마다 묵상을 하고 기도하면서
사도행전이 우리 사역지에서도 계속 쓰여 지길 소망한다.